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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디렉터와의 인터뷰 2 _ 김정혜

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Boston Cyber Arts Festival)의
디렉터인 조지 피필드(George Fifield)와의 인터뷰 2
 

인터뷰 및 정리  김정혜


제 7회 보스턴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 기 간 : 2011년 4월 22일 – 5월 8일
- 장 소 : 미 동북부 교육 기관 및 예술문화 기관 각지
- 웹사이트 :
http://bostoncyberarts.org/index.php


앞의 글에서 계속

 
전시 (Exhibition)
 
  다시 페스티벌로 돌아가서, 당신이 직접 큐레이팅 하는 전시가 있나요?
   
George
Fifield
 네. 저는 큐레이터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각 기관마다 큐레이터가 있어서 나름대로 기획을 하지만, 제가 큐레이팅을 맡는 별도의 전시가 항상 있습니다. 괴테 인스티튜트(Goethe Institut) 와 같은 기관과 협력하는 경우도 있고, MIT 뮤지엄에서 열린 머스 커밍햄의 ‘루프’ 역시 제가 기획한 것입니다.
   
 개인적인 작품선정 기준이 있습니까?
   
George
Fifield
 디지털/사이버 ‘아트’의 정의에서 말씀 드린 대로, 예술적으로 뭔가 새로운 감동을 주고 또 테크놀로지 면에서도 혁신적인, 때로는 테크놀로지 자체가 사라져버릴 정도로 극한으로 밀고 나가는 작업에 주목합니다. 2008년 가을 밀워키 아트 뮤지엄(Milwaukee Art Museum )에서 열린 인터랙티브 전시 ‘액트/리액트(Art/React)’ 에서는 모든 기계적 장치를 전혀 눈에 띄지 않게 감춤으로써 순전히 인터랙티비티만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브라이언 크넵(Brian Knep)의 작품을 보시면,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이미지는 절대 같은 형태로 복원되지 않습니다. 각 사람의 인터랙션 방식에 따라 다른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죠.
 


그림 8. 브라이언 크넵, ‘치유의 장(Healing Pool)’, 2008.
    6-채널 인터랙티브 비디오 인스톨레이션, 30’x20’ 컴퓨터, 6-비디오 프로젝터, 3-비디오 카메라, 특별개발 소프트웨어, 비닐 바닥재.
    photo © John Glembin, 이미지출처: ble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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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기획과 작품선정에 있어서 관객과의 상호작용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 혹은 요소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George
Fifield
 어떤 점에서는요.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대학원의 디지털 미디어 학과에서 제가 하는 강의가 바로 ‘순수미술에 있어서 인터랙티비티의 역사’입니다. 하지만 그 밖에 ‘디지털과 정체성’, ‘바이올로지컬 아트(Biological art)’ 등 다양한 이슈를 전시기획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최근의 관심사는 무엇입니까?
   
George
Fifield
 최근에는 미디어의 역사에 관심이 있습니다. 현재 큐레이팅을 하고 있는 드코르도바(DeCordova) 뮤지엄 전시에는 프라비던스(Providence) 지역 콜렉터들이 소장하고 있는 1960-70년대 초창기 컴퓨터 그래픽 작품을 가져오려고 합니다. 60-70년대 디지털 아티스트들은 낮에는 비싼 사용료를 지급해야 했기 때문에 오직 밤에만 대학 컴퓨터를 사용하여 작업해야 했는데요, 그게 보통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아무도 이들의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죠. 최근에 와서야 이들의 초기 디지털 작업이 재조명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기획하고 있는 전시가 바로 그것이구요.
   
 디지털 아트 하면 90년대 이후를 떠올리기 십상인데, 60년대부터 역사를 되짚는다면 매우 의미 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George
Fifield
 이 밖에도 출판이나 전시를 통해 과거 디지털의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에서는 1960년대 말 컴퓨터 작업을 시작한 베라 몰나르(Vera Molnar)의 개인전도 현재 열리고 있습니다. 
 

그림 9. 베라 몰나르, 퐁피두 센터의 ‘여성작가전(
ELLES@CENTREPOMPIDOU)’ 전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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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수학 혹은 생물학 (Digital: Math or Biology)
 
 최근 디지털을 이용한 시각 예술작품을 보면 2D, 3D에 관계없이 자연적이고 원초적인 형태를 추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곡선이 많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간단히 유기적이라고 보기도 하고요. 이처럼 최첨단의 기술을 이용하는 예술이 이 같이 원초적인 형상(인간이나 자연)에 다가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George
Fifield
 맞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수학적인 콘셉트를 도구로 활용하지요. 생물학자들이 그러한 도구를 활용하듯이 말입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브라이언 크넵의 작품 ‘치유의 장’은, 생물학자들이 동물의 무늬(얼룩무늬나 표범무늬)를 수학공식으로 표현한 것을 활용해서 만든 반응성 확산 방정식(reactive diffusion equation)에 기초한 것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아티스트 칼 심스(Karl Sims)는 ‘진화’ 과정을 통해 실제 작품을 만들어 갑니다. 한 그룹의 이미지를 만들고 그 중 미적, 기능적 가치가 더 뛰어난 것을 선택하여 프로그램을 입력하여 스스로의 자체적인 형태로 진화해가게 하는 것이죠. 자연적 선택이 아닌 미적 선택에 의한 진화 과정입니다.
 


그림 10. 칼 심스(Karl Sims), ‘진화된 가상의 피조물(Evolved Virtual Creatures)’ 1994
     (시계방향으로): 수영(Swimming), 펄쩍뛰기(Hopping), 계산하기(Computing), 따라가기(Following)
     © Karl Sims, 이미지출처: karlsi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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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수학이 원초적인 생물 형태나 진화과정에 적용되면서 이런 새로운 형상과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또 무한연산이 가능해지면서 가장 복잡한 생물구조, 자연 형상에 도전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말 그대로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군요. 근래에 흔히 보게 되는 유기적 형태의 제품이나 건축 디자인 역시, 지금 말씀해주신 것과 같이 수학과 생물학, 그리고 자연의 미학 간의 만남이라는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겠군요.
   
George
Fifield
 정확한 지적입니다.
   
 디지털/사이버 아트가 정확한 계산에 의해 탄생하긴 하지만 많은 경우, 특히 인터랙티브 아트에서는 우연적 결과들이 나타나곤 하는데 이것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George
Fifield
 그것은 관객 저마다의 다른 감성적 에너지가 더해져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수치로 계산이 가능하겠지만 각 상황에 놓인 인간의 감성적 반응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서 발생하는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바로 인터랙티브 아트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관객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수록 더 많은 연산이 이루어지고 외적으로는 우연성(처럼 보이는)의 효과가 점점 더 커지는 것이군요.
 
 
디지털 액티비즘 (Digital Activism)
 
 디지털이라는 매체는 예술 안과 밖에서 모두 그 영향력이 매우 큰 매체입니다. 예술 밖에서의 영향력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죠. 지난 페스티벌 참가자들의 작품을 보면, 형식적 혁신성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진보적, 행동주의적인 작품들이 눈에 띕니다.
   
George
Fifield
 특별히 소셜 액티비즘 작업이나 퍼포먼스를 장르로 포함시키지는 않고 있지만, 디지털 매체가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이런 활동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림 11. 다큐멘터리 영화 ‘예스맨 세상을 바꾸다 (The Yes Men Fix the World)’, 2008.
    2009 선댄스 영화제 출품작
    이미지출처: theyesmenfixtheworld.com

 
 대기업 자본의 횡포에 맞선 소자본 기업이나 지구 환경 문제들이 디지털 매체 운동가들의 큰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강자 위주의 정책을 지지하는 WTO에 맞선 예스맨(yes men)은 이미 이 계통에서 유명인사가 되었죠. 
   
George
Fifield
 네, 그렇습니다. 테크놀로지는 그 자체로 우리를 전혀 다른 세계로 안내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갉아 먹는 구글 (Google Will Eat Itself)‘은 구글이 텍스트 광고를 제공하여 벌어들인 돈으로 구글의 주식을 사들여 궁극적으로는 사용자들과의 공동 소유로 만든다는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30만년이 걸리겠지만 일종의 버추얼 경제구조에 관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죠. 레지스트레이션 트레이드마크(Registration TradeMark)는 이런 그룹들을 모아놓은 사이트로 기억해 둘 만 합니다. 웹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논쟁의 일례로, 소규모 예술 컬렉션 그룹인 etoy.com이 'etoy'라는 명칭을 먼저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그룹인 etoys.com이 소송을 제기하여 도메인을 사들이려 하면서 벌어진 분쟁 등이 있습니다.

 


그림 12. ‘자신을 갉아 먹는 구글(GWEI)’에 관한 전시, 요하네스버그, 2005
     5개의 다이어그램 프로젝션을 통해 GWEI의 활동을 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한다.
     이미지출처: gwei.org
 
 
마무리 (Closing)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참가자들의 오픈소스에 관한 입장은 어떠한지요?
   
George
Fifield
 오픈소스 쪽으로 가려는 큰 움직임이 있습니다만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행사 조직 차원에서는 특정 규정을 강요하지 않고, 각 아티스트나 기관의 입장에 맡깁니다. 저를 포함한 다수가 지지하는 것은 ‘크리에이티브 커먼(creativecommons)’으로 저작권은 인정하고 보호하면서 소스는 가능한 오픈하여 공유하거나 사용허가 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왜 보스턴인가요?
   
George
Fifield
 1960년대 말 백남준이 WGBH에 백/아베(Paik/Abe)라는 신서사이저(synthesizer)를 최초로 디자인하고 설치하면서부터 이 지역에서 레지던스 아티스트(residence artist)로 활동하기 시작했지요. 실험적 시각예술센터(Center for Advanced Visual Studies)나 1백년이 넘는 MIT 공학 연구의 전통이 큰 기반을 형성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이 지역에 밀집해 있는 대학 교육 기관들이 연구에 기반한 실험적 예술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큰 힘입니다. 교육기관의 지원과 문화예술기관의 협력이 이루어지면 자연히 상승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디지털 아트 작품을 하나만 소개해 주신다면 어떤 작품을 꼽으시겠습니까?
   
George
Fifield
 앞서 소개해드린 브라이언 크넵의 ‘치유의 장’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기술적 혁신성과 미적인 가치 사이에서 가장 줄타기를 잘 해낸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 비엔날레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George
Fifield
 감사합니다.

 


그림 13. (왼쪽) 조지 피필드, 사이버 아트 페스티벌 사무실에서. © designdb.com
          (오른쪽) 마이클 리스(Michael Rees),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조각 (조지 피필드 개인 소장품).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영상 이미지 가운데 적절한 컷을 선택하여 3D로 출력하여 오브제 제작
          © designdb.com
 

김정혜
보스턴 대학 대학원 History of Art and Architecture 석사 과정
시각 환경및 공간의 변화와 주제(subject)/정체성(Identity)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Tag
#보스턴 #사이버아트 #디지털 #페스티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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