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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지는 것과 사라지는 것에 관하여

 

 

1-1 사라져가는 피맛골
지난 봄부터 추억의 길, 피맛골이 사라지고 있다.
피맛골의 명칭은 조선시대 종로 일대에서 서민들이 말 탄 관리들을 피해 다니는 것을 뜻하는 피마(避馬)에서 유래했다.

사람 둘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 곳곳에 서민들을 위한 선술집ㆍ국밥집 등이 빼곡히 들어서면서 소박하고 특유의 정취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예전에는 국세청에서 종로 3가 단성사까지 이어지던 피맛골은 개발화, 현대화라는 이름아래 점점 줄어들어가고 종로1가 교보문고 앞까지 축소되고 그 마져 지난 3월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개발과정에서 피맛골을 없애야 한다. 아니다, 계속 유지 해야한다는 문제로 많은 갈등과 의견들이 존재하였다고 한다.
나의 아버지 세대, 선생님 세대에게 피맛골은 서민의 상징이고 바쁜 일상을 피해 잠시 들르는 편안한 외갓집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하던 세일즈맨들과,  국밥 한 그릇의 허기를 달래던 어느 노동자,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하던 젊은 학생들이 사회적 갈등에 대한 애환을 풀던 그런 곳이 바로 피맛골이었다.

국가적 이익과 현대화 측면, 경제적 효율성뿐만이 아니라 건물들이 지나치게 낡아 위험하다는 점까지 고려해 보면 재개발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과연 그곳에서 오랜 시간동안 장사를 하였거나 터를 잡았던 사람들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가고 재개발이 완료 된 후에 과연 그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 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한번쯤 생각 해볼만한 문제이다.
그리고 과연 세계인들에게 내세울 수 있고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요소는 과연 있는가 하는 문제와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 무분별한 개발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문제는 한번쯤 집고 넘어갈 부분이다.

1-2 옛것에 관한 추억
어린 시절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집안보다 집밖에 무수하게 많은 놀이거리가 있던 그 시절, 난 밤이 깊어가도록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았다. 
초등학교가 끝나면 학교 앞에 모여서 500원씩 주면 살 수 있던 노란 병아리를 보면서 좋아했고 친구들과 먹던 연탄불에 구어 먹던 불량식품들의 기억들은 내 머리 속에 생생하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88서울 올림픽의 기억과 방과후에 매일 왁스를 들고 모여 바닥에 걸레질을 하던 그 옛날에 기억들은 요즘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든 풍경이다. 요즘 아이들은 집밖에서 놀기보다는 집안에서 노는것을 즐기고 흙을 밟기보다는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에 익숙해졌다. 무엇이 10년이 조금 넘은 시간 동안에 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는지 그리고 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솔직히 알 수는 없다.

 

1-3 마치며
많은 사람들이 옛 것은 낡은 것, 새것은 좋고 계승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파맛골이 개발된 후에 과연 그 다음은 어디일까? 새롭게 개발하고 새것만 좋은 것인가? 날이 갈수록 우리의 색이 없어지고 서구화되어가는 한국, 서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다.

 

Tag
#피맛골 #옛기억들 #추억 #가장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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