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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최초의 어린이 비엔날레

 

 

 

싱가포르의 첫 어린이 비엔날레의 관람객 참여형 작품 중, '쿠사마 야요이의 소멸의 방The Obliteration Room' / ©프로젝트: QAGOMA, 사진: Katie Bennett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비엔날레가 열렸다. 내셔널갤러리에서 5월에 개막한 비엔날레는 8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예술과 상호작용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하는 것이 이번 비엔날레의 목적이다. 그래서, 주제는 '꿈과 이야기들Dreams & Stories'이다. 이제 중반기에 접어든 싱가포르의 첫 비엔날레를 방문해서, 현장에서 발견한 디자인 요소와 관람객 반응을 정리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내셔널갤러리 곳곳에서 총 10점의 인터랙티브 설치물을 만날 수 있다. 작품을 선보인 국외 작가는 루이비통과의 협업으로 더욱 알려진 일본의 유명 작가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와 롯데월드에 팀랩월드를 만든 미디어 아트 스튜디오 팀랩 컬렉티브the teamLab collective, 필리핀의 행동주의 작가 마크 주스티니아니Mark Justiniani, 베트남 작가 뜨랑 뜨롱 부Tran Trong Vu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싱가포르 문화 메달 수상자인 추엉석틴Chng Seok Tin 외에 빈센트 류Vincent Leow, 린 루Lynn Lu, 로버트 챠오Robert Zhao, 이안 우Ian Woo가 출품했다.

 

 

쿠사마 야요이의 소멸의 방The Obliteration Room

 

 

©첫 번째, 두 번째 이미지: National Gallery Singapore, 세 번째 이미지: Designforwhat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 이미지인 증식하고 소멸하는 점을 관람객들이 새하얀 공간의 벽면과 가구에 알록달록한 스티커를 붙여 표현한다. 관람객들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이다. 참고로, 내셔널갤러리에서는 쿠사마 야요이의 개인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인기 있는 작품은 20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1-2분 볼 수 있고, 작품을 보호하기 위한 경비도 삼엄하다. 비엔날레의 코너로 포함되어있는 '소멸의 방' 역시, 관람할 수 있는 제한시간이 있지만, 그래도 어린이들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모든 것을 만져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높았다. 긴장감을 주던 새하얀 공간은 두 달이 지나, 착시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빼곡히 채워졌다.

 

 

팀랩의 비슷하게 변화하는 세상Homogenizing and Transforming World

 

 

©National Gallery Singapore

 

거대한 공들이 흩뿌려져 있고, 만지면 색이 변하며 미세한 소리가 난다. 팀랩은 정보화 시대에 사람들의 행동이 변화하는 현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로버트 챠오의 '세계의 동식물로의 안내-어린이 편A GUIDE TO THE FLORA AND FAUNA OF THE WORLD, CHILDREN’S EDITION'

 

©National Gallery Singapore

 

로버트 챠오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인 질문은 제기하는 시각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변형시켜서, 동식물 도감에 등록되지 못하는 39종의 동식물과 환경을 소개한다.

 

 

린 우의 '두 짝DUPLET'

 


©Designforwhat

 

티베트 불교의 여승 페마 쵸드론Pema Chodron이 '모든 것이 간결하고 안정적인 이상을 꿈꾸지 마세요.'라고 한 것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구름 안에 관람객 둘이 마주 보고 앉으면, 작가가 녹음한 질문이 하나씩 들린다. 질문에 대한 서로의 대답을 듣고 생각할 수 있는 관람객 참여형 설치작품이다.

 

 

비엔날레에서 발견한 관람 특징

 

- 전시장에 있는 우리를 기록한다.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관람객들 /©Designforwhat

 

관람객들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전시장과 작품보다, 그것을 배경으로 나와 일행을 더 많이 남겼다. 셀카나 친구나 연인끼리의 커플 사진, 자녀의 사진을 찍는 모습을 자주 발견했다.

 

 

- 시각적 자극에 우선적으로 반응한다.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도슨트를 따라 목판화를 만들어보기 시작한 관람객 /©Designforwhat

 

시간을 두고 학습해야 하는 콘텐츠의 경우는 지나치고,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작품에만 사람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한 예로, 로버트 챠오의 '세계의 동식물로의 안내-어린이 편'의 경우, 콘텐츠가 깊이 있었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텍스트의 양이 많고, 전시장에 대기하고 있는 도슨트가 없다 보니, 머무르는 관람객이 드물었다. 도슨트나 보호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 아날로그 인터랙티브


5S$에 판매하는 갤러리 팩 /©National Gallery Singapore

 


전시 관람 보조도구이자 입장 표식인 스티커가 갤러리 출구를 지나, 외부 화분에 붙어있다. /©Designforwhat

 

내셔널갤러리에서는 입장할 때, 스티커를 몸에 붙이게 되어있다. 출구에 입장 스티커를 붙이고 떠날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갤러리 외부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발견할 수 있었다. 꽤나 높은 곳에, 가지런하게 붙어있는 것을 보면, 어린이 관람객들만의 장난이 아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전시나 행사는 성인을 대상으로 할 때보다 더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많아진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이 관람객도 만족 시켜야하고, 보호자도 만족시켜야 한다. 성인일지라도 반응이 천차만별인 예술 작품을 어린이에게 선보일 경우, 기획 과정이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내셔널갤러리에는 케퍼예술교육센터Keppel Centre for Art Education라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내셔널갤러리에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케퍼예술교육센터(위)와 그 곳에 설치된 베티 수시아르조Betty Susiarjo의 설치 작업 '여기까지 흐르는 파랑The Blue Who Swims All This Way'(아래) /©위: Designforwhat, 아래: National Gallery Singapore

 

 


내셔널갤러리 출구에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활동 코너 /©Designforwhat

 

그런데도, 싱가포르 최초의 어린이 비엔날레를 위해 내셔널갤러리 안 전체에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참여형 전시를 확장시킨 것은 싱가포르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첫 시도이다 보니, 전시 디자인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보이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관람객들이 작품을 즐기고 있다. 비엔날레에서 본 주옥같은 작품들을 마저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추엉석틴의 '나 다운 것BEING YOURSELF'

 


©National Gallery Singapore

 

싱가포르 미술계의 거목인 추엉석틴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목판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관람객들은 목판을 만질 수도 있고, 색연필을 이용해서 일부분을 판화로 찍어 간직할 수 있다.

 

 

린 우의 '이게 내 삶을 바꿨지THIS CHANGED MY LIFE...'

 


©National Gallery Singapore

 

이탈로 칼비노의 책 '보이지 않는 도시들Invisible Cities'에서 언급된 유목민족들이 삶의 중요한 순간을 줄을 엮어 기억하는 행위를 응용한 작품이다. 관람객들이 자신의 추억을 리본에 적어, 다른 이들의 리본과 엮을 수 있게 했다.

 

 

빈센트 류의 '로촐에서 깔랑까지FROM ROCHOR TO KALLANG'

 


©National Gallery Singapore

 

싱가포르 건국 초기에 로촐Rochor이라는 동네에 지어진 정부 아파트가 고속도로 공사를 위해 곧 철거될 예정이다. 기존의 거주민들은 옆 동네 깔랑Kallang의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 이주하고, 이민 가고, 재정착하는 과정을, 새 장 안에 들은 각각의 오브젝트로 표현했다.

 

 

이안 우의 '바위와 구ROCK & SPHERE'

 


©National Gallery Singapore

 

이안 우는 언어의 모호함과 즉흥 음악의 구조를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 예술가이다. 부서질 수 있고, 재배치할 수 있는 색과 모양이 다른 바위와 구를 두어, 관람객들이 만지고 놀 수 있게 했다.

 

 

뜨랑 뜨롱 부의 '푸름 안의 노래THE SONNET IN BLUE'

 


©National Gallery Singapore

 

뜨랑 뜨롱 부는 거대한 투명 비닐에 그림을 그린 다음, 입체 조형물을 만드는 베트남 작가이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소망을 적어 나무나 길 모퉁이에 매달며 염원하는 관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싱가포르 문화지역사회청소년부the Ministry of Culture, Community and Youth와 토트위원회 the Tote Board Group의 도움으로 만든 작품이다. 동남아시아 어린이들의 노래와 시를 손수 만든 푸른색 꽃잎에 적어, 꽃이 빼곡한 입체 미로를 조성했다. 관람객들은 미로를 따라 돌며, 싱가포르의 시 페스티발The Poetry Festival에서 모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어린이들의 시 100편을 읽는다.

 

 

마크 주스티니아니의 불길: 재로 만든 다리Firewalk: A Bridge of Embers

 


©National Gallery Singapore

 

마크 주스티니아니는 반사체를 여럿 배열해서 '실제감 있는 환상'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 작품은 고고학 발굴 현장 같아 같아보이는 지반 위에 16미터 길이의 유리를 다리처럼 올려놓은 설치물이다. 밑이 훤히 보이는 지반 아래에는 유년기의 상징인 장난감과 책이 놓여있다. 땅 아래의 깊이는 그 아래에 놓인 오브젝트들에 대한 향수와 뒤섞여, 한없이 깊게 느껴지기도, 낮게 느껴지기도 한다.

 

 


싱가포르 내셔널갤러리 전경 / © National Gallery Singapore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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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내셔널갤러리 #갤러리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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