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제56회 그래미 시상식이 열렸다. 두 로봇이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등 주요 부문 상을 받았고, 래퍼와 프로듀서 짝패가 첫 앨범으로 랩 부문 상을 가져갔으며, 뉴질랜드에서 온 만 18살 소녀가 올해의 노래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날 호명과 함께 시상식 무대에 오른 수많은 이들 가운데에는 텍사스에서 온 두 자매가 있었다. 백스테이지 디자인(Backstage Design)의 쇼나 & 새러 도즈(Shauna & Sara Dodds)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컨트리 밴드, 레클리스 켈리(Reckless Kelly)의 <Long Night Moon> 음반 디자인으로 ‘최우수 음반 패키지’ 부문 상을 받았다.

음반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무엇이 숨어 있다. 가령 CD 패키지의 겉면에는 밤하늘을 가득 채운 커다란 보름달과 밤의 숲 너머로 살짝 걸친 달의 일부, 밤하늘 아래 산의 야경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여기에 자외선 조명을 비추면, 달에 얼굴이 생겨나고 레클리스 켈리의 멤버들이 등장하는 등 전과 다른 그림이 된다. 이렇게 음반 속에는 야광 잉크로 인쇄된 이미지, 메시지, 비밀 코드가 곳곳에 숨어 있다. 동봉된 12패널판의 포스터 역시 마찬가지로, 이 빈티지풍의 달 지도(lunar map)에 야광 조명을 비추면, 음반 속 모든 노래의 코드 구성을 풀 수 있는 암호와 함께, 노래 가사가 섞여 들어간 이야기, 호메로스 찬가, 성좌, 그리고 음반 속 모든 비밀을 풀어줄 온라인 링크 정보가 들어 있다.

올해의 그래미 최우수 음반 패키지 부문 수상자, 백스테이지 디자인은 2004년 설립된 스튜디오로, 텍사스 음악 업계와 일하며 기반을 쌓아왔다. 프린트, 웹, 브랜딩 등 다분야에 걸쳐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역시 음반 패키징 디자인이야말로 그들의 대표 분야다. 두 사람은 이미 2012년 레클리스 켈리의 <Good Luck & True Love>로 그래미 수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그리고 올해 같은 밴드의 새 음반 디자인으로 마침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www.backstagedesig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