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에 정착한지 2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과거에 무엇이 근본적으로 불만족스러웠고, 그 불만족스러웠던 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재는 직접 디자인을 하기 보다 디자인과정에서 의사결정을 돕는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과거에 디자인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직접 마주하지는 않았고, 그래서 무엇이 해결책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내가 하는 디자인이 정말 좋은 디자인인가?, 만약 그렇다면 어떤 점이 좋은 디자인일 수 있게 하는가?, 그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인가?”

위 질문에 답하기 위해, 추상적인 머릿속의 언어가 현실적인 형태로 구현되었는지 고민하고 반복하다가, 더 이상 형태의 특이성 만으로는 더더욱 복잡해지는 사회의 클라이언트들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한국을 떠나, 이곳에서 비슷한 질문에 답하는 실무자들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리포트는 2018년 5월 16일부터 19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ARCC-EAAE 국제 컨퍼런스에서 패널로 참가한 Foster + Partners와 Kieran Timberlake Architects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합니다.

디자인 리서치로 차이를 만드는 디자인 | Kieran Timberlake Architects

앞선 리포트에서는 조금 와 닿지 않는 리포트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Foster + Partners는 이미 1999년에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받은 노먼포스터가 이끄는 회사이며, 추상적 언어를 구체적 형태로 구현하는데 특화된 회사이기 때문에, 그만큼 그런 방면의 결과물을 잘 만들어서 당장은 목표로 하기 어려울 것 도 같습니다 (참고: https://1boon.kakao.com/ttimes/HankookTire). 심지어, 우주 건축에 대한 리서치도 진행하는 곳이지요.

출처: https://www.fosterandpartners.com/expertise/research/

Kieran Timberlake Architects (이하 KTA) 는 조금은 더 현실적으로 접근 해볼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KTA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회사의 철학을 살펴봐야합니다.

“PROVOCATION”, “RESEARCH”,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소위 건축가들 혹은 건축 회사들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형이상학적 미학언어들이 아닌 형이하학적 구체화된 언어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는 것들이 이 회사가 하는 일입니다.

“Architecture”, “Research”, “Planning”.

KTA가 해온 프로젝트 중에서, 한국에도 도입하거나 직접 개발 할 수 있을 만 한 일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보다 규모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압도적인 회사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오랜시간 시장을 지배해왔기 때문입니다.

01.  Roast | 실내 공조를 위한 설문조사 앱 개발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열린 사무실 공간에서 부분 냉난방 및 환기를 위한 툴입니다. 구조는 간단합니다.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앱을 깔고, 앱으로 응답하면, 그것에 맞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소한 새로운 기술이 적용 된 것이 아니라, 단지 건축설계회사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느냐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필요한 것을 직접 개발한 결과물입니다.

(데모 동영상: https://www.fastcodesign.com/90169716/building-is-a-science-this-app-lets-architects-study-it / 적용 사례: https://bimchapters.blogspot.com/2018/05/roast-by-kierantimberlake.html)

출처: https://www.roastsurvey.com/

02.  tally | 건물 수명 계산을 위한 Revit의 확장프로그램

이 프로젝트는 철거와 재건축이 일상인 한국에서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으나, 친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 그리고 가격 절감의 측면에서는 흥미가 있을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어떤 재료는 수명이 얼마이고, 가격은 얼마이며, 어떻게 시공, 유지, 관리 등을 해야하는지를 설계 과정에서 분석하여 의사결정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출처: https://kierantimberlake.com/pages/view/95/tally/parent:4 / http://choosetally.com/

03.  Pointelist | 센서를 통한 다용도 건축 설계 데이터 수집 시스템

수행했던 과거의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발전하고, 나아가 앞으로 설계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미리 실험해 볼 수 있는 센서를 포함한 시스템입니다. 현재까지 8가지 활용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며 KTA는 조경 식재의 변화에 대해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8가지 활용법, 출처: https://pointelist.com/  

예일대 건물에 설치한 그린 루프의 변화 연구 프로젝트, 출처: http://www.architectmagazine.com/technology/kierantimberlake-offers-pointelist-for-architects-wanting-in-on-iot_o 

강연이 끝나고 KTA의 Billie Faircloth (https://kierantimberlake.com/pages/view/185/)는 많은 질문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질문들의 답변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런 연구와 개발은 우리의 철학이며, 클라이언트로부터 별도의 금액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익의 재투자라고 하기보다, 우리의 철학을 실천 할 뿐입니다.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우리의 연구를 이해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일을 맡깁니다.”

이 리포트를 쓰면서 혹시나 제가 모르는 곳에서 노력하는 회사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검색해보고, 저 이외 업계 사람들을 통해 확인해 봤습니다. 결과는 부정적인 답변과 아래의 기사만 있었습니다.

출처: http://www.issuemaker.kr/news/view.html?section=99&category=153&page=7&no=3777

모든 회사가 혹은 디자인 업계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디자인 리서치를 통해서 다른 결과물을 내는 회사들이 있고, 그런 회사가 하나쯤은 한국에서도 보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자료

https://www.fosterandpartners.com/expertise/research/

https://www.bdcnetwork.com/kieran-timberlake-pe-international-develop-bim-tool-green-building-life-cycle-assessment

http://www.issuemaker.kr/news/view.html?section=99&category=153&page=7&no=3777

http://choosetally.com/

https://kierantimberlake.com/pages/view/95/tally/parent:4

https://www.roastsurvey.com/

https://bimchapters.blogspot.com/2018/05/roast-by-kierantimberlake.html

https://www.fastcodesign.com/90169716/building-is-a-science-this-app-lets-architects-study-it

https://www.fosterandpartners.com/expertise/research/

https://www.archdaily.com/32490/ad-interviews-kieran-timberlake/

리포터_박진오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DB.com / 한국디자인진흥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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