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H가 디자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팹(fab.com)을 인수하여, 기존에 거래되던 가구와 소품은 물론 팹 전용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작년 소문으로 돌았던 PCH의 팹 인수 소식이 사실로 밝혀진바, PCH의 설립자이자 CEO인 리엄 케이시(Liam Casey)가 팹의 공동 창립자인 제이슨 골드버그(Jason Goldberg)로부터 비공개 금액으로 팹을 인수하였다.

골드버그는 “PCH가 팹 브랜드를 전진시키기에 완벽한 파트너라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PCH는 세계 수준의 영업 활동은 물론, 브랜드와 디자인, 소비자 경험을 깊이 이해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PCH는 팹에 더할 나위 없는 보금자리다.”

리엄 케이시의 목표는 팹만을 위한 제품을 산업 디자이너들과 함께 개발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처럼 다른 브랜드의 제품 판매도 유지된다. 궁극적으로 “제품계의 넷플릭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리엄 케이스는 <디진>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혔다. “할인 판매 사이트가 되지는 않으리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는 팹을 소비자 서비스를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 사이트로 만들 생각이다.

아직 어떤 산업 디자이너들과 협업할지 면면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방식으로 PCH는 천천히 사이트에 자체 디자인 상품군을 늘려갈 계획이며, 더불어 제품의 이면에 자리한 이야기에 크게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심지어 산업 디자이너를 큐레이터로 초빙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케이시의 설명이다.

새로운 Fab.com은 올해 말 만나볼 수 있다. 기존 사이트의 기능 상당 부분은 그대로 남을 것이다. 르네 웡(Renee Wong)이 이끄는 35인의 기존 팹 팀도 그대로 남았다. 이들은 PCH와 함께 새로운 팹의 로드맵을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한편 리엄 케이시는 머지 않아 팹 팝업 스토어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임시 매장이 아닌 정식 오프라인 매장 개설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1996년 설립된 PCH는 컴퓨터의 부품 생산 및 포장, 공급망 관리 기업으로, 신생 기업은 물론 비츠(Beats)나 애플과 같은 대기업을 위한 맞춤형 제조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기업의 작년 수익은 10억 달러에 달한다. 하루 1천만 개의 부품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유통 채널을 보유한 만큼, 케이시는 디자인 브랜드와 디자이너, 디자인 학교가 자사의 공급망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하나의 제품을 제조 과정에서 운송까지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우리는 실제 제품이 시장에 당도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있다.”

팹은 상당한 변화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로, 본래는 게이 데이팅 플랫폼으로 시작되었으나 이내 가정용 장식 용품을 ‘반짝 세일’이라는 콘셉트로 판매하는 사이트로 변모했다. 이러한 전략은 작년 다시 수정을 거쳐, 자체 디자인한 가구와 가정용품을 기존 외부 제품과 병행 판매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올해 초, 팹의 전략은 다시 한 번 선회했다. 기존 외부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관계를 정리하고, 자체 맞춤 디자인 가구 제작에 더욱 무게를 두기로 한 것이다.

팹을 설립한 두 사람은 여전히 온라인 거래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팹을 떠난 브래드포드 셸해머(Bradford Shellhammer)는 올해 초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베자(Bezar)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한편 골드버그는 핀란드 브랜드 원 노르딕(One Nordic)을 인수, 2014년 헴(Hem)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팹 인수로 얻은 자금 모두를 헴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www.dez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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