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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디자인의 디자인

 

<디자인의 디자인_Design of Design>
 
 
출판: 안그라픽스 2007. 02. 27, 저자: 하라 켄야 지움, 번역: 민병걸 옮김
 
 
“그 수없이 많은 보고 느끼는 방법을 일상의 물건이나 커뮤니케이션에 의식적으로 반영해 가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 하라 켄야
 
디자인(design)은 미술적인 것 즉 그림을 그리거나 만드는 것에 재주가 있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라 켄야에게 디자인이이란 그렇게 특수화된 “재주”의 문제가 아님에 분명하다. 당연히 그러한 감각과 재주를 필요로 하지만, 본질적으로 디자인이 디자인이란 이름이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 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사물과 현실에 대한 인식의 문제” “사회 혹은 현대와의 공명의 문제” “욕망과 미적 감수성 혹은 오감을 통한 느낌”의 문제와 같은 좀더 디자인 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한 정리가 오히려 디자인 적인 것들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멋진 비주얼, 기발한 모양새, 황홀한 상징성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디자인에게서 기대했던 소재들을 상상했던 나에게 이러한 접근은 다소 의외의 것이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무엇인가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그 무엇인가에 제대로 초점이 맞추어 져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일본 특유의 사유적 정리에 기반한 디자인이란 것에 납득을 해가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디자인 이론서의 입문서”와 같이 쉽게 디자인을 논하고, “상업적지만 통속적이지 않은 디자인들의 좋은 예”를 접하는 기회가 되었다.
 
 
- 본 론
 
“생각이 있어야 디자인이 있다. –Sorrento mook
 
먼저 상업적 디자인 혹은 근대와 함께 발생한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정의는 어떤 것일까? 모더니즘이라는 것에서 비롯한 디자인이라는 것은 그 새로운 미적 취향과 모습을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과거 수공예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이던 예술적인 창조작업들이 대량 생산 사회가 되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모더니즘이라는 틀 속에서 디자인은 그 의미와 성숙성을 더욱 찾아왔다고 할 수 있다. 기계 생산의 난폭한 확산에 의해 생활이 섬세한 미의식은 아픔을 겪었으며, 그 와중에 “생활의 관계 안에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존재한다”는 감성과 발상을 통한 반론이 크게 받아 들여 지기도 했다.
 
21세기를 맞이한 지금, 테크놀로지의 발달 속에서 제품 생산이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 기술이 세계를 새로운 구조로 재편하려고 할 때, 지금까지 생활환경에 축적되고 있던 미적인 가치는 가끔 희생되기도 한다. 종종 생활 속의 미의식은 급격한 변화를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게 된다.
 
그러나 시대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만이 반드시 진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미래와 과거의 좁은 틈 사이에 서 있다. 창조적인 일들의 실마리는, 사회 전체가 바라보는 그 시선들 앞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사회의 배후로부터 통찰하는 듯한 시선의 연장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앞에는 미래가 있지만, 배후에도 유구한 역사가 창조의 자원으로부터 축적되어 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순환하는 발상의 역동성이 크리에이티브가 아닐까 하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따라서의 경제의 원리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그 제품의 생산과 미디어를 통한 광고 커뮤니케이션에도 긍정적 의미의 디자인이 흘러들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디자인은 품질, 새로움, 아이덴티티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더욱 많은 발전이 기대되며 그를 향하여 이미 시동이 걸린 상태이다. 그러나 실제로 디자인은 아직까지는 테크놀로지를 추종하고 그 효율성을 대변하는 방법으로만 발달되고 있다. 그러니 디자인은 “형태와 기능의 탐구”라는 이상주의적 사상의 유전자를 깊숙한 곳에 품고 있어서 경제라는 에너지로 운동하면서도 냉정한 수도자와 같은 일면을 유지해 왔다.
 
한편 과학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새로운 상황뿐 아니라 익숙한 일상생활에도 무수한 디자인의 가능성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 요즘의 디자이너들이 알아채기 시작했다. 기묘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만이 창조성이 아니다. 익숙한 것을 미지의 것으로 재발견할 수 있는 감성 또한 똑 같은 창조성이다. “인식을 살찌운다.”라는 것이며 사물과 인간의 관계를 풍요롭게 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형태나 소재의 참신함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틈새로부터 평범하면서도 은근히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발상을 끊임없이 끄집어내는 독창성이야말로 디자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에서도 디자인의 현대적 의미의 역할론이 거론 될 수 있다. 최근 미디어는 전자상거래, 휴대폰, 인터넷 포탈 등 하루가 다르게 다변화 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미디어나 새로운 미디어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횡단하여 시야에 놓고 종횡으로 사용하는 기능이 디자인인 것이다. 디자인은 미디어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디어의 본질을 탐색해 나가는 작용을 한다. 미디어가 복잡하여 착각하기 쉬운 상황일수록 디자인의 진가가 드러난다.
 
또 테코놀러지와 커뮤니케이션의 관계를 더욱 깊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발상이 태어난다. 즉 네트워크를 타고 들어야 모니터에 나타나는 마구잡이식 정보가 아니라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여 감지해 낼 수 있는 정보의 “質”의 복잡성과 깊이가 재검토되기 시작한다. 그 상징적인 사례로서 가상현실을 연구하는 인지 과학 영역에서 시청각 이외의 “haptic” 감각, 즉 촉각을 중심으로 한 섬세한 제반 감각이 근래 주목을 받는 것을 들 수 있다. 이것은 곧 인간의 미세한 감각이 첨단 기술에서 중요하게 취급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인간도 환경도 모두 물질이며 인간이 느끼는 쾌적함이나 만족감은 다양한 감각 기관을 통한 세상과의 교류에서 얼마나 그것을 음미하고 소중히 여기는가에 달려 있다. 이 점에 관해서는 디자인과 테크놀러지 혹은 디자인과 과학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제 커뮤니케이션은 과거의 강한 비주얼로 사람들의 눈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파고드는 듯이 침투하는데 있다.
 
즉 디자인이란 영원히 생활 속에서 태어나는 감수성이며, 생활 속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그 생활에 대해 나름대로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생각이 있어야 디자인이 있다. 디자인은 단순히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디자인은 오히려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생활 속에서 새로운 의문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의 예시로 2가지 좋은 사례가 있다, 하나는 “리디지안-일상의 21세기”이며 하나는 “ 마츠야 긴자 리뉴얼” 프로젝트이다.
 
리디자인-일상의 21세기는, 디자인의 일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미적인 것들이 얼마든지 재생산 될 수 있음을 사랑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전문디자이너가 무엇인가 거창한 구호를 가지고 한 작업이기 보다는, 마치 감각적인 주부들이 아이디어로 비롯된 것처럼 보이기 까지 한다. 따라서 많은 부분 일상 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것들이며, 그 보여주는 것들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비싸 보이거나 새로워서가 아니라, 깜찍해서 갖고 싶어지는 것들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씨앗으로의 출입국 스탬프>
: 이 스탬프를 공항에서 접하는 사람은 미처 예기치 못한 부분을 자극 받아 ‘앗’하며 마음에 미세한 동요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머릿속에서 작은 느낌표가 새겨질 것이다. 그것은 “긍정적 호의로 가득 찬 느낌”이다. 이러한 사인을 통한 호의를 얻는 기술은 소매업에서 특히 매우 중요하다.
 
 
 
 
 
 
 
 
 
 
 
<목각 줄 인형극을 연상하게 하는 마리오테트형 티백>
: 홍차를 타는 모습이 마리오네트를 조정하는 동작과 닮았다는 것에서 발상이 떠올랐다고 한다. 티백 손잡이가 마치 마리오네트를 조정하는 핸들과 같은 형태로 되어 있고 티백은 인간의 형태이다. 찻잎이 젖으면 티백 가득 부풀어 검은 인형이 된다. 그것을 흔들고 있는 사이에 마리오네트를 조정하는 듯한 신기한 기분에 휩싸인다. 무의식적으로 장치된 디자인이 행위를 통하여 드러나는 것이다. 이렇듯 홍차를 마시는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조했다.
 
 
 
 
 
 
 
 
 
 
뿐만 아니라, “반 시례루의 화장지”는 사물의 작은 변화를 통해 우리의 생활을 의미있는 것으로 바꾸는 힘까지도 가지고 있다. 이 화장지를 휴지걸이에 걸어 사용하면 종이를 잡아당길 때 반드시 달가닥달가닥 저항음이 발생한다. 보통의 둥근 형태가 편리를 위한 것이라면, 이것은 필요 이상이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꺼이 감수하는 긍정적인 의미의 불편을 기능화 했다. 이것은 “자원 절약”의 기능을 발휘하고, 나아가 둥근 종이 심에 감긴 화장지는 둥근 형태 때문에 운반할 때 많은 틈이 발생하지만, 사각형 심은 그 틈이 경감되어 운반이나 수납할 때 공간 절약에도 공헌하게 된다. 또한 이 화장지가 가지고 있는 “비평성”에 주목해보면, 로하스 족에게 이 화장지는 필수품 혹은 최고의 기호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화장지를 감는 둥근 종이 심과 사각형 종이 심의 차이에서, 디자인은 생활이라는 관점에서 문명 비평이기도 하다.
 
 마츠야 긴자 건물 (야간)
 
마츠야 긴자 쇼핑백마츠야 긴자 멤버쉽카드
      마츠야 긴자 공사중 외부 보호막-광고 활용
 
 
마츠야 긴자 리뉴얼의 지침은 ‘생활 디자인’에서 ‘패션’으로 백화점 이미지의 축을 옮기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마츠야 긴자의 이미지 중심에는 패션보다는 오히려 양질의 생활이란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마 새로운 패션 브랜드가 9개나 대거 입점하고 이웃에 루이뷔통이 오픈하면서, 마츠야 긴자는 안팎으로 ‘패션’을 강력히 떠안게 되었다.
 
하라 켄야는 개성이 강한 세계적 패션 브랜드들을 자연스럽게 껴안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두가지를 생각해 냈다. 하나는 ‘백색’이라는 색채 또 다른 하나는 ‘텍스처’ 즉 촉각을 자극하는 물질의 감촉이다. 말하자면 우아한 텍스처를 가진 새하얀 입체가 다양한 브랜드의 개성을 껴안은 듯한 모습이다. 백색이라는 색체에는 배경, 포용력, 현대성, 품위, 고급스러움, 쇄신성 등을 상기시키는 힘이 있다. 뛰어난 배경의 성격과 포용력, 현대성과 품위, 그것들의 균형을 백색이라는 색체에 맡긴 것이다. 또하나 엠보스 텍스처를 부여하여 ‘물질적인 감촉이나 촉감으로서의 깊이를 가진 백색’을 즉 ‘감각적인 백색’을 새로운 마츠야 긴자의 이미지로 세웠다. 여기에 쇼핑백도 풍요로운 손끝에 촉감을 가지고 있는 백색 종이로 교체했다. 여기에 심플한 마츠야 긴자의 마크를 모형 종이에서와 동일한 패턴으로 배치하였다. 마지막으로 많은 외부 제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퍼의 금속 부분을 활용한 공사장 벽 디자인과 광고는 그 주목도와 의미 전달에서 매우 훌륭한 광고 사례이다. 이것은 정말 프로젝트에 대한 분명한 목적과 열정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 결론
 
“디자인은 지능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을 찾아내는 감성과 통찰력이다. – 하라 켄야
 
이 밖에도 다양한 리디자인 사례, 무인양품과 같은 브랜드 리뉴얼 사례, 대규모 회의와 컨프런스의 이미지 디자인 사례등 이 책에는 하라 켄야의 “생각이 담긴 디자인”이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위에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쿠마 켄고의 물유리 게스타 하우스와 같은 곳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만의 게스트 하우스의 이상과도 닮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매력적인 것에 감탄만 하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은 아니다. 이 책은 디자인이 좀더 현대적인 것으로서 의미 있는 것이 되기를 원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일상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마케팅에서 새로운 질적으로 정리되고 우수한 것들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생활 속에서 실현되기를 바라는 디자인”을 원한다.
 
이 것은 비단 디자인에만 비롯되는 문제는 아니다. 나란 사람도 그렇게 의미를 재발견하며 늘 새로워 지고 쓸모 있게 단련되는 존재여야 하고, 내가 생각하는 성취와 성공 또한 그러해야 한다. 나아가서는 사업이란 것도 그런 것 같다. 존재나 사업이나 모두 생존이 기본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단순해 생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대해지기 생존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마케팅적으로 표현하면 극도로 효율적이되, 효율 이상의 것을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향후 나란 개인 브랜드나, 내가 키우고 있는 한샘인테리어란 브랜드나, 내가 미래에 키울 또 새로운 브랜드 또한 ‘하라 켄야가 말하는 디자인적인 것’에 조금더 가까웠으면 한다. 즉 그것은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며, 감각적으로 우수한 질적 정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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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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