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쌓인 테라코타 화분과 색색의 기하학적인 손거울 그리고 농담을 달리하며 번져나가는 색의 꽃병. 캐나다의 디자인 MPGMB의 데뷔 컬렉션을 이루는 제품들이다. MPGMB는 산업 디자이너인 산업 디자이너인 마리-피에르 쥘맹(Marie-Pier Guilmain)과 모 보샹(Maud Beauchamp)이 2013년에 설립한 신생 스튜디오로, 올해 첫 제품들을 선보였다.

‘애리조나 석기 컬렉션’(Arizona Stoneware Collection)은 다육식물과 선인장에 잘 어울리는 테라코타 화분과 꽃병으로 이뤄졌다. 질감을 가미한 이 화분 제품의 색이나 형태는 애리조나와 유타의 사막, 특히 모뉴먼트 밸리의 사암 고원의 풍경을 참조한 것이라고 한다. 디자이너들 본인이 다육식물과 선인장을 좋아하는바, 이를 출발점 삼아 애리조나의 풍경을 디자인의 영감으로 삼았다고. 보샹은 “애리조나가 선인장의 천국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그곳에 가본 일은 없다”고 고백하기도.

키 높은 화병은 줄기 등을 담기에 적합하고, 키 작은 화분은 식물을 기르기에 좋다. 더불어 오목하니 얕은 화분에는 작은 암석정원을 만들 수 있다. ‘애리조나 석기 컬렉션’은 테라코타 그리고 검정 또는 흰색의 유약 마감의 세 가지 종류로 출시된다.

화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바닥이 둥근 것들도 있어서, 핀처럼 생긴 받침대도 별도로 마련되었다. “여러 가지 형태를 그려보았는데, 좀 더 기하학적이고 거의 기계적인 형태에 끌렸다.” 두 사람 모두 산업 디자이너로서의 배경을 지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모샹은 덧붙였다. 

꽃병과 화분의 제작은 몬트리올의 도예가인 크리스천 로이(Christian Roy)가 맡았다. “로이는 디테일에 대한 감성을 잃지 않으면서 우리의 스케치를 실물로 빠르게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 그가 우리 스케치를 실물로 만들어 보여주면, 이를 가지고 형태를 다듬었다. 재미있고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손거울’(Hand Mirrors)은 MPMBG의 또 다른 컬렉션이다. 타원, 원, 육각형 등 단정한 기하학적 모양의 프레임에 손잡이가 달린 화장용 거울이다. 목질 섬유판을 CNC 재단하여 만든 프레임에, 회색과 파랑, 초록색의 스테인으로 색을 달리하였다. MPMBG는 이 거울에 어울리는 모양의 정리용 트레이를 후속 제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자그마한 유약 도자 꽃병들도 있다. ‘선염 꽃병’(Ombre Vases)은 이름처럼 색의 농담을 달리하는 선염 기법의 느낌을 꽃병에 옮긴 제품이다. 화사한 분홍과 초록색이 꽃병의 몸통을 따라 천천히 연해진다. ‘선염 꽃병’은 MPMBG가 중국에 머무는 동안 탄생하였다. 도자기로 유명한 징더전(景德鎭) 지역에 4개월간 머무르며, MPMBG는 현지의 작은 스튜디오의 도예가들과 협업하였다. 모형 제작, 주형 제작, 주입 성형, 도자빚기, 유약 등 제각기 전문 분야의 공예인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다고. 꽃병에 사용된 색상 역시 징더젠에서의 경험에서 착안한 것이다. “징더젠의 도예인이 전통 도자 꽃병에 많이 쓰는 색이다. 이 두 가지 색을 현대적인 형태로 번역해 보고 싶었다.”

Photography is by Daphné Caron.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www.dez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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