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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경, 사라지는 풍경展 - 통의동 보안여관

독일에는 타헬레스라는 예술가들의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폐허가 되어 오랜 시간 방치되던 건물을 실험적인 예술가들이 점거하면서 건물은 철거될 운명에서 벗어나고, 건물을 활용한 다양한 공연과 전시들로 예술가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명물이 되었다.

종로를 걷다가 통의동 보안여관을 보았을 때의 첫느낌은 타헬레스였다. 건물 본래의 목적을 상실 한 채 예술로 재 탄생 한 복합문화공간. 이제 갓 변이의 과정을 거치려 하는 이 곳은, 과거의 모습들과 현재 벌어지는 예술가들의 메시지들이 다중적으로 겹쳐서 묘한 분위기와 특별한 모습과 재미를 관람객에게 안내한다.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열린 "휘경, 사라지는 풍경" 전에서는 2006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휘경동일대에 거주하거나 작업실을 갖은 6인의 작가가 지난해부터 철거현장을 지켜보며 2008년부터 준비해온 작업들을 보여주고 있다.


[권용주 - 누구의 산 "우리 정상에서 만나요", 가변크기, 사진, 시멘트 외, 2009]


[김형관 - mode#3, 157x115cm, 종이 위에 색테이프, 2008]


[여관 1층과 2층 사이]

본 전시에는 작가 6인의 작품외에도 휘경동 일대에서 진행한 공공프로젝트 <어디 사시나요?>의 결과물도 전시되었다. 개인의 내밀한 공간이자 도시인의 삶을 축적하는 '집'은 그 지역의 정서를 나타낸다. 주민이 그린 '내가 꿈꾸는 집'과 휘경동에서 수집한 소리는 작가의 작품 사이사이에 끼어들기도 하고 작품 사이를 이어주면서 전시공간에 "휘경"의 정서를 재편성한다.


[공공 프로젝트 <어디사시나요?> 휘경동 일대 주민들이 그린 살고 싶은 꿈꾸는 집 들의 모습]

경복궁 서쪽 '영추문' 맞은편에 위치한 <통의동 보안여관>은 일제강점기로부터 65년 동안 서울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지도상에서 사라질 위기를 넘기며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통의동 보안여관>은 청와대, 경복궁, 강북문화 그리고 계속 늘어가는 전시장의 가운데에서 다시 말해 정치, 역사, 문화의 트라이앵글 중심에서 사회와 문화, 예술의 접점을 찾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과거 보안여관은 여관이라는 이름 그대로 나그네를 위한 공간이었다.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누구든 그 곳에 머물 수 있기에 열려있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사적이고 은밀한, 무한히 닫힌 공간이었다. 개방과 폐쇄의 이중성을 가진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서정주 등 여러 시인은 문학지를 만들었고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불특정다수의 사적 역사가 끊임없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켜켜히 쌓인 서술 구조 그 자체인 보안여관에 이제 새로운 문화, 예술을 담음으로서 통의동 보안여관은 그 본연의 의미를 영속시켜 갈 것이다. 모든 이들의 삶을 담아내고 그 흔적을 남겨가는 것은 어쩌면 통의동 2-1번지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보안여관에서 작품들은 삶의 중첩성이라는 내러티브를 갖으며 그 또한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다. 네모반듯 평면의 전시공간이 아닌,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건물 자체가 다시 예술공간으로 환원된 모습으로 한층 풍요로운 예술접점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즐거운 일이다.

전시 기간: 2009. 9.18 (금) ~ 10.8 (목)
전시 장소: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2-1)
관람시간: 11am - 6 pm
 

 

Tag
#통의동 보안여관 #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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