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뉴슨(Marc Newson)이 전통 일본도를 디자인했다. 디자인 스튜디오 WOW와 함께 총 10점의 ‘아이쿠치’(Aikuchi)를 선보인 것. 아이쿠치(合口)는 칼날과 손잡이 사이, 손보호대 역할을 하는 날밑(tsuba) 없이 칼집과 손잡이가 매끈하게 이어진 것을 뜻하는 말이다.

뉴슨의 ‘아이쿠치’는 외날의 칼에 두 손으로 잡을 만큼 길쭉한 손잡이를 지녔다. 곡선형의 외날을 지닌 카타나(katana)의 역사는 12세기 카마쿠라 시대로 거슬러 간다. 사무라이가 주로 사용하던 칼로, 보통 벨트처럼 생긴 띠에 칼날이 위로 오게 칼을 끼워, 빠르게 칼을 뽑을 수 있도록 하였다.

뉴슨의 카타나는 작은 혹들로 이뤄진 진주광택 나는 손잡이가 특징이다. 초기 카타나 모델에서 발견되는 가죽끈 땋기 장식을 대신한 것이다. 한편 금색, 주황색, 회색으로 장식된 칼집을 장식한 문양은 수학에서 비롯된 보로노이 패턴(Voronoi pattern)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마크 뉴슨과 디자인 스튜디오 WOW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WOW의 대표 히로시 타카하시(Hiroshi Takahashi)의 부친이 9대째 도검 장인이기도 하다. 타카하시 대표는 뉴슨과의 협업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도검 공예계를 지원하고자 했다.

2011년 토호쿠 지진은 이 지역 도검 장인들의 기반마저도 흔들었다. 마크 뉴슨은 이번 작업에서 토호쿠 지역의 도검 장인들이 한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전통 도검 공예에 관한 세계의 관심을 이끌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토호쿠 지역과 전통 공예를 조명하려는 노력”이라고 WOW 측은 설명한다.

‘아이쿠치’는 장도와 단도, 목제 보관대로 이뤄져 있으며, 칼은 단 10점만 한정 생산된다. 가격은 한 점에 30만 달러라고. 한편 마크 뉴슨과 치명적 무기의 조합 소식은 1년 사이 벌써 두 번째다. 작년 그는 베레타(Beretta)의 엽총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www.dez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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