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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전시회 소식을 듣고 달력에 빨간 펜으로 표시까지 해놓았던 전시였지만 학기말, 연말과 더불어 미뤄오던 전시를 끝나기 일주일 전에야 방문하게 되었다.
늦은 감이 있는 관람이라 마음이 급했고, 혹 사진을 찍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에 designdb측에 연락을 취해 든든하게 서포터를 받은 후 편안한 마음으로 출발 하였다.
공연 관람을 가는지 중고등학생이 가득 탄 마을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은 나도 그들처럼 친구들과 외출 나온 설레이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한가람 미술관에 들어선 길은 조용 했고, 어딘가에서 새소리, 맑은 물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혹 내가 나무가 울창한 숲에 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 했다. 약간은 어둡지만 자연의 소리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탁 트인 전시장에 저절로 흡수되었고. 난 마음을 가다듬은 채 작품들을 하나하나 둘러볼 수 있었다.
‘디자인이 있는 거리’는?
‘디자인이 있는 거리’ 전시는 도시의 공공환경을 구성하는 벤치, 휴지통 등 가로시설물의 현실과 문제점을 조망하고, 쾌적하고 아름다운 거리를 연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디자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지금까지 아름다운 거리 연출을 위한 디자인방법 찾기를 위한 시도는 토목ㆍ경관계획(Civic landscape Design)이나 도시ㆍ건축계획(Urban Archtectural Design)분야 등 대부분 도시 환경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 이어서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직접 경험하는 보다 실질적인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직접 경험하는 거리의 디자인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거리에서 접하는 벤치, 휴지통, 가로등, 전화 부스, 버스정류장 등 ‘거리의 가구(street furniture)’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우리들의 가까운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쳐온 거리의 디자인에 관하여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사람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
거리는 사람과 자동차들의 이동 통로일 뿐만 아니라 도시인들의 다양한 삶의 경험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거리에서의 경험은 벤치, 휴지통, 가로등, 전화 부스, 버스 정류장 등 다양한 가구들에 의해 매개된다. 전체 도시환경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사물들은 부수적이거나 작은 요소로 존재한다. 그러나 도시 속의 생활인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런 사물들은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중요한 매개물 인 것이다. 도시의 일상 주체들과 거리의 사물들이 만나는 모습은 하나의 표정이 되어 한 도시의 얼굴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거리의 가구들의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기호적 상징적인 가치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 사물, 사회, 공간
스트리트 퍼니처를 단순한 ‘거리의 가구’가 아니라 사람, 사물, 사회, 공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존재로 파악하여 휴식, 만남, 질서, 그리고 이동이라는 주제로 각 영역별 3개의 프로젝트로 구성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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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휴식의 공간이다. 일상의 크고 작은 얽힘으로부터의 자유로워짐을 의미하는 휴식은 동시에 새로운 출발을 위한 충전의 시간을 뜻하기도 한다. 휴식(사람-사물)에서는 휴식을 재해석 하고 새로운 휴식의 도구들을 디자인언어로 풀어내 공간을 구성했다.
장광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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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징검다리_ 분주한 거리의 일상 속에서 잠시 마주할 수 있는 정겨운 여유공간, 쉼/대화의 공간 지향
02.옹달샘_ 도심지와 가로, 약간의 여유공간에 맑은 물을 제공하고, 더불어 소매를 걷고 맑은 옹달샘에…뭔가를 향하는 달팽이의 느린 움직임에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뽀글뽀글 솟아나오는 물에서 활력이 재충전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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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비켜가는 여유_ 공간의 깊이를 느끼며 비켜가는 여유를 자유로운 가로수의 배치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흐름의 궤적…
04.채워진 거리_가로의 포장의 연장선상에서 돌출.기울임 육면체들의 조형화를 통해 만남/대화/놀이 등을 연출 할 수 있다.. 시민은 공간연출의 주인공이다.
이상진_리듬이 있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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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휴식을 위한 블록_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인 블록 유니트를 조합하여 상황에 맞도록 다양한 형태를 구성 할 수 있다. 한명 또는 여러 명이 휴식할 수 있는 벤치와 야외 테이블이다.
06.소리 나는 블록_ 발자국을 모양의 잔디를 밟으면 소리가 나도록 장치된 블록이다. 어린 아이의 웃음소리를 이용해 거리의 리듬을 만든다.
씨어스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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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BIRD HOUSE IN CITY_ 사회적이며 디자인하는 동물인 인간이 사물만을 생각할 때 한계가 있다는 것을 착안하여 마음과 정성을 생각한 디자인을 미래사회의 원천이라고 했다. 잊혀지지 않는 특별한 기억을 위한 재미있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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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만남의 공간이다. 스치고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의 급한 발걸음 사이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유쾌한 대화를 주고받는 이들의 모습은 거리를 구성하는 풍광중의 하나이다. 만나서 대화를 주고 받을 때 뿐만 아니라 상대를 기다리고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며 돌아오는 길에서 시설물들은 우리의 몸짓을 도와준다. 만남(사람-사람)에서는 만남을 보다 의미있고, 유쾌한 것으로 이끌기 위한 디자인적 해결안들이 제시되었다.
인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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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SOLARIS_ 야외공원을 위한 조명이다. 태양열 집열판이 햇빛을 모아 그 빛을 따뜻하게 재생하는 부드러운 곡선을 가진 조명이다. 금속의 딱딱함과 부드럽게 흐르는 곡면 안의 차가움과 따뜻함의 조화를 생각 할 수 있다.
오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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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Between You and Me_ 공공 화장실에 대한 재미있는 상상이다. 마이크를 이용해 대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화장실 이다. 은밀한 공간에서 볼일을 보는 순간 옆 화장실에서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온다면?
이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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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다림의 시간들_ 탄력 있는 벤치에서 흔들 흔들 몸을 움직이며 지루하지 않은 기다림의 시간을 갖을 수 있다.
11.만남의 시간으로_ 기다렸던 이를 만난 후 놀이기구를 연상케 하는 벤치 안에서 발을 모으고 도란도란 대화의 시간을 갖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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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질서의 공간이다. 거리에 존재하는 허락된 공간, 통제된 공간, 허락된 방식과 금지된 방식은 함께하는 삶을 위해 거리가 취해야 하는 표정들 중의 하나를 형성한다. 질서(사람-사회)에서는 질서를 위한 사물들이 거리의 사람들에게 금지와 허락에 대한 발언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반성하고 새로운 가능성들이 제시된다.
우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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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Street Furniture_ 길모퉁이의 화단, 동네어귀의 동산에 피어있는 민들레, 이름 모를 꽃과 풀잎들을 만져보는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스트리트 퍼니쳐이다. 거리를 걷다가 잠시 걸터앉아 쉬기도 하고 만져 볼 수도 있는 오브제와 같은…
전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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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거리시설물은 없어야 한다_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생겨나는 시설물들이 오히려 거리를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 도시경관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고 보고있다. 그 시설물 중 필요하지만 시각적 저해가 되는 휴지통과 재떨이를 바닥에 매입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노출시켰다. 맨홀과 비슷한 느낌을 갖기도 하지만 조명과 함께 군데군데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설치되어 있다면 어떤 패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승호
14.Sound Fence_ 줄을 선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이동형 분리벽이다. 인위적이지만 새소리, 물소리 등의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자연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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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이동의 공간이다.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 거리를 걷고, 뛰고, 타고 달린다. 서로 다른 지향점들을 품고 거리를 메우고 있는 이들 사이로 사물들이 자리한다. 그것들은 방향 잃은 이에게 가야 할 곳을 알려주고, 거리를 걷는 우리의 걸음을 유쾌한 것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동(사람-공간)에서는 공간과 만나는 새로운 경험들을 위한 디자인들이 제시된다.
송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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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보행자 전용거리_ 차량의 감소는 거리를 통행하는 보행인들이 소음, 대기오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더불어 거리의 상점이나 휴게시설의 외적인 변화에도 일조를 한다. 그리고 차량과 보행인의 동선을 분리함으로써 안전성도 향상시켜줄 수 있다.
16.Street Furniture_ 상점이 밀집되어있는 곳에 보행자 전용 거리를 시행할 경우 거리계획을 제안한 것이다.
김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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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연두색 버스 정류장_ 도시생활의 피로를 연두색으로 풀어준다는 의미로 디자인된 버스 정류장이다. 이밖에도 미끄럼틀, 새둥지 모형, 비닐 튜브형, 줄무늬, 디지털 시계가 있는 버스정류장 등 재미있는 디자인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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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작품에서는 거리에 대한 실험적이고 참신한 해석을 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이동, 휴식, 만남, 질서의 테마로 제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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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Island 버스를 기다리며_ 사람을 감싸는 듯한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그 시설물과 함께하는 기다림의 모습과 도심 속의 아름다움이 하나의 풍경이 되도록 하였다.
19.Litternbin_ 쓰레기로 만든 쓰레기통이다. 쓰레기를 재활용 해 쓰레기통을 만들고 비닐을 끼워 사용하도록 하여 틀을 깨는 재미있는 생각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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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Rolling Bench_ 회전하는 벤치. 나무를 중심으로 원형의 레일을 배치하고 벤치가 회전하게 하면서 사람들간의 소통을 유도하고 친밀감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21.Fence with Green_ 차가운 금속의 펜스에 자연을 끌어들였다. 생명력이 있는 식물이 자라면서 항상 변화되는 살아있는 시설물을 디자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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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Bus Shelter_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자세에 따라 서서 기다리는 곳과 앉아서 기다리는 곳을 나누어 디자인 했다.
23.Meeting of Information_ 길거리의 게시판을 좀 더 효과적으로 디자인 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소비로 연결 시키려고 한 실용적인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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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Lighting & Meeting_ 어둠을 밝혀주는 가로등과 쉴 수 있는 벤치를 접목시킨 디자인이다. 따뜻한 가로등 빛 아래의 기분 좋은 만남..
25.Bird-nest_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급속도로 발전되는 도심에서 새롭게 새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줬다. 비록 인공적이긴 하지만 조형적인 공간에서 새들이 쉬고있는 귀여운 상상을 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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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Wall Service on the Subway_ 지하철 플랫폼의 기다리는 공간을 재미있고 실용적이게 디자인 했다. 모듈 시스템을 이용해 자판기, 벤치, 가판대 등 다양한 기능을 적용해준 알뜰한 디자인이다.
27.Sam_도시공원의 식수대이다. 어른, 아이 등 사용자의 편의에 의해 부드러우면서 견고하게 디자인 되었다. 가족들과 함께 산책하는 애완동물을 위한 식수대도 준비되어있다.
네 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각 ZONE과 참신한 학생들의 작품까지 둘러보고 나오니 몸을 잔뜩 움츠리게 만드는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배가 부른 듯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지만 쉽게 지나쳐버리고 그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있는 거리, 시설물을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실험적인 제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사실이 미소 짓게 하고 또 기대를 갖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전시관람의 기회를 자주 갖고 함께 고민한다면 우리 주변 환경은 눈에 확 들어오지 않지만 서서히 변화되어 갈 것이다. 사람을 위하고 자연을 위한 환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