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화를 뛰어넘은 멀티미디어적 체험의 공간 -

이진준과 이재욱의 wall painting은 갤러리 안과 밖의 외부공간을 연결하는 계단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공간의 특성을 충분히 이용해 그린 것이다.

그들은 이 공간을 전통적인 거리감을 두는 정적인 작품 감상의 위치가 아닌 관객이 움직이면서 작품을 감상하게 되는 물리적 공간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3차원의 조각 감상법을 넘어 시간성에 중점을 두는 공간으로 해석하였다.

이진준과 이재욱은 공간을 지나가는 과정을 통해 마치 비디오 작품을 보듯이 연속되는 시각을 관객의 뇌리에 남겨주고자 한다. 그들은 벽면에 몬드리안 회화처럼 수직과 수평을 교차시켜 실제 공간으로부터 확장된 환영공간을 만든다.

관객은 벽면에 생기는 가상의 계단공간과 실제계단을 위치의 변화에 따라 혼돈하며 시각적 착시를 일으키게 된다. 건축의 기본틀을 이루고 있는 연장선에서 간략한 선을 빼내어 수직과 수평의 교차로 만들어지는 면에 붉은색과 푸른색을 주조로 한 차분한 명도차이로 색채구성을 한 작품은 명쾌하면서 동적인 느낌을 체험하게 하며 더 나아가 관객들의 보는 시점에 따라 각양의 다른 이미지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