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 행동비즈니스연구소(Melbourne's RMIT University Behavioural Business Lab) 연구진이 디자인과 심리학적 원리를 결합해 읽은 것을 잘 기억하도록 돕는 서체를 개발했다.
코믹 산스(Comic Sans)와 헬베티카(Helvetica)를 재미나게 합쳐 산스 포게티카(Sans Forgetica)라고 이름지은 이 서체는 왼쪽으로 7% 기울었고 각 글자 구조에는 틈이 벌어져 있다. 사람들이 읽기 어렵도록 만들어 기억을 돕기 위해서다.
독자들이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 장애물을 두면 두뇌가 글자를 해독하기 위해 더 부지런히 일한다는 원리를 적용했다. 일명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y)’ 법칙이다.
익숙하지 않은 문자를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머리 속으로 그 낯선 모양을 숙지하려고 읽는 속도를 늦춘다. 각 단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두뇌에서는 더 많은 시간동안 깊이 있는 인지작용이 이루어지며, 이는 정보기억 강화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테스트를 위해 불완전한 정도에 점진적인 차이가 있는 3개의 폰트를 만들었다. 총 100명의 학생이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참가했고, 온라인 실험에는 300명이 참가했다.
실험 결과 산스 포게티카 서체가 기억력 증진에 가장 효과적이었는데, 참가자들이 기억할 수 있는 텍스트 양이 7%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스 포케티카 서체는 행동비즈니스연구소와 동 대학 디자인과의 서체디자인 전문가들이 협력해 양 분야의 원리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행동비즈니스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조 페리만(Jo Peryman)은 심리학 이론의 특정 법칙과 디자인이론의 특정 원리를 결합해 폰트를 만든 일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산스 포케티카는 시험에 대한 압박이 큰 16~17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언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나 기억상실로 고통받는 노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자료출처: www.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