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위아에이블WERABLE은 양손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한 손으로도 입고 벗을 수 있는 여성복을 디자인한다. 주 타깃층은 뇌졸중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인데, 재활훈련자나 장애인을 위한 기능성 옷들에 대한 인식을 흔드는 멋스러움이 돋보인다. 위아에이블은 보기에 따라서 ‘Wearable(입을 수 있는)’, 또는 ‘We are able.(우리는 가능해.)’로 읽힌다. 신체 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이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원하는 옷을 입고 벗으며, 자기 효능감을 되찾도록 도우려는 의도가 보인다.
트랜스포머블 볼레로Transformable Bolero @ WERABLE
위아에이블의 공동창업자 클라우디아 포CLAUDIA POH가 파슨스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면서, 흔히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을 가진 친구를 위해 ‘케어 콜렉티브Cair Collective’라는 이름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 위아에이블의 모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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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콜렉티브' 프로젝트에서 손을 이용하지 않고 옷을 입는 방법을 실험한 과정 @ WERABLE
'케어 콜렉티브' 프로젝트의 결과물 @ WERABLE
![Screenshot%202022-07-25%20at%205.59.41%20PM.png](https://www.designdb.com/usr/upload/editor/email/20220727115845ac4b4c18-e03c-46cf-9446-39aebddf92cb.png)
볼록하고 오목한 면끼리 서로 감기면서 적당한 자력을 가진 평면 자석끼리 만나는 구조의 버클 @ WERABLE
![Screenshot%202022-07-25%20at%205.58.24%20PM.png](https://www.designdb.com/usr/upload/editor/email/2022072712003267c0492b-77cc-4f44-8b39-d1c0782b0818.png)
‘트랜스포머블 볼레로Transformable Bolero(이미지 가운데)’는 의료용 팔 보호대나 석고 붕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감싸는 디자인이다. @ WERABLE
‘이지그립 버클'을 이용한 셔츠와 코트는 품이 넉넉해서 입고 벗기 편리하면서도 몸의 곡선을 살려 재활 중인 여성도 신체 본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 @ WERABLE
누구라도 평생을 살다 보면 두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못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부상으로 인해 붕대나 깁스를 한동안 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뇌손상의 후유증이나 노환, 장애로 손의 움직임이 장기간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일상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동반자가 함께 하지 않는 경우, 혼자 옷을 입고 벗는 것도 힘들어지면, 육체적인 어려움은 심리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활동 보조자가 선택하는 옷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무조건 입어야 할 때 느끼는 박탈감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재활훈련자와 주변인들의 하루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문제이다. 눈에 띄고 싶지 않은 의료기를 숨길 수 있는 여유 공간과 쉽게 여닫을 수 있는 안정적인 장치를 가진 위아에이블의 옷은 고마운 디자인이 아닐까?
차민정(싱가포르)
designforwhat@gmail.com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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