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물질적이거나 시간적 축적으로 이뤄진 문화유산과 같이 형이상학적인 주제와 같이, 인쇄된 글자로는 그 깊이와 방대함을 표현하기 어려운 주제들이 있다. 그 두 가지 주제를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해서, 독자들이 평소와는 다른 방식과 노력으로 읽어내야 하는 싱가포르의 책 두 권을 소개한다.

1. 샤인Shine 

샤인Shine/ 디자인@Design Incubation Centr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인쇄@Kin Yiap Press Pte Ltd

그림자는 어린이들에게 무서운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 나름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다. 그림자가 화자가 되어 어린이의 선명한 상상력과 만나게 된다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을 법한 생생한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샤인’은 어린이들이 손전등을 이용하여, 깜깜한 침대에서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책으로, 자녀들이 빛나길 바라는 부모님의 따뜻한 마음을 이야기로 담은 책이다. 손전등의 빛이 페이지 사이의 공간을 통과하며 만들어내는 그림자들은 일렁거리며,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메시지까지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샤인Shine/ 디자인@Design Incubation Centre,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인쇄@Kin Yiap Press Pte Ltd 

2. 컬렉션-사라져가는 전통 무역과 공예A Collection–Fading Traditional Trades and Crafts 

컬렉션-사라져가는 전통 무역과 공예A Collection–Fading Traditional Trades and Crafts/ 디자인@Jesvin Yeo, Alvin Ng, 발행@The Ministry of Education Singapore

‘컬렉션-사라져가는 전통 무역과 공예’는 벌써 명맥이 끊겼거나, 앞으로 20여 년 안에 사라지고, 다른 방식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28여 종의 전통 공예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 싱가포르교육부에서 출간한 책으로, 1993년 이후, 거의 삼십 년만의 두 번째 출간물이다.

컬렉션-사라져가는 전통 무역과 공예A Collection–Fading Traditional Trades and Crafts/ 디자인@Jesvin Yeo, Alvin Ng, 발행@The Ministry of Education Singapore 

다음 세대가 소중한 문화유산인 공예 기법에 대해 비우고, 향후에라도 전승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진지한 바람이 페이지마다 담겨있다. 사라져가고 있지만, 묵직한 세월의 무게가 담긴 공예 기법을 쉽게 읽히는 잉크가 아닌 형압 방식으로 절절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시간과 노력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무형의 문화유산이나 부모님의 사랑처럼, 문자로 전하기 어려운 주제를 디자인적 요소로 표현해낸 두 프로젝트는 그 탁월한 디자인을 인정받아, IF 디자인 상을 받았다.

차민정(싱가포르)

designforwhat@gmail.com

Konstfack, Experience Design Interdisciplinary Studies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현)PLUS Collabora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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