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에서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북유럽 최대의 디자인 페스티벌인 ‘쓰리 데이즈 오브 디자인 (3 days of design)’이 열렸다. 단 3일 동안 진행되는 비교적 짧은 디자인 페스티벌이지만, 도시 전역에서 가구,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브랜드가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색다른 팝업 스토어를 연다. 다른 디자인 페스티벌보다는 대체로 북유럽 출신 브랜드들이 많이 참여하고, 별도로 관람객들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3 days of design은 올해 무려 400개가 넘는 브랜드들이 참여했으며, 코펜하겐 내에 10개 다른 구역에서 전시가 진행되었다. 

덴마크는 아르네 야곱슨, 한스 웨그너, 프리츠 한센, 핀 율과 같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들이 많은 나라이다. 가구와 디자인에 대한 덴마크인들의 사랑은 지금까지도 계속되어 현재에도 헤이 (HAY), 크바드라트(Kvadrat), 테클라 (Tekla) 등 유명한 디자인 브랜드가 덴마크에서 나오고 있다. 그리고 코펜하겐이라는 도시 자체도 인테리어, 가구, 패션, 음식 등 다양한 면모를 가지며 북유럽의 디자인 수도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3 days of design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전시 5개를 이번 리포트에서 소개한다.

신진 디자이너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Objective Studies

이번 3 days of design에서 출시한 브랜드 ‘오브젝티브 스터디즈 (Objective Studies)’는 새로운 오브제와 가구를 소개하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이들은 공예, 재료, 구성, 사용 맥락을 고려한 가구 컬렉션을 앞으로 일 년에 한 번씩 출시할 예정이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혁신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며, 이들의 작품과 디자인 애호가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번 가구 페스티벌에서 출시한 컬렉션은 자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덴마크의 모던 라이프에 관련된 것으로 의자, 청소용 빗자루, 램프, 커피 테이블 등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오브제로 구성되어 있다. 1960년대 코펜하겐의 북부 해안가에 Erik Korshagen이 지은 주택을 전시장에 다시 재현하여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등 10명의 글로벌 디자이너의 가구 컬렉션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는 이들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작품들은 모두 소량 제작되었기에 생산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기업이나 제조사와 함께 협력할 기회도 열어놓고 있다.

뵈르게 모겐센과 함께 만들어진 덴마크 가구 브랜드 프레데리카 (Fredericia)의 전시

프레데리카 (Fredericia)는 1911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가구 브랜드로, 아름다운 장인정신과 혁신적인 디자인 덕분에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났다. 덴마크 가구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인 카레 클린트 (Kaare Klint)의 제자였던 뵈르게 모겐센 (Børge Mogensen)과 1955년에 만들어진 이 브랜드는 한스 웨그너 (Hans J. Wegner), 난나 딧젤 (Nanna Ditzel)과 같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부터 제스퍼 모리슨 (Jasper Morrison), 세실리아 만즈 (Cecilie Manz)와 같은 현대 디자이너까지 여러 거장들과 함께 협력해 왔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한스 웨그나와 뵈르게 모겐센의 상징적인 가구 디자인이 오늘날에 새로운 제조 기술과 환경 기준에 맞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숨은 과정을 보여준다. 덴마크 남부 스벤보르(Svendborg)에 위치한 작업장에서 가구 생산을 담당하는 팀과 스웨덴의 가죽 제조 업체인 탄죠 가르베리(Tärnsjö Garveri)의 장인이 실제로 한스 웨그너의 옥스 체어를 만드는 라이브 시연을 진행했다.

덴마크 리빙 브랜드 프라마(Frama)와 영국 브랜드 투 굿(Too good)의 콜라보레이션

2014년에 설립된 덴마크의 리빙 브랜드 프라마(Frama)는 이번 3 days of design에서 영국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투 굿(Too good)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프라마의 쇼룸은 1878년에 설립된 세인트 폴스 아포테크(St. Pauls Apotek)라는 약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조명, 가구, 향수, 스킨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프라마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해당 공간에서 프라마와 투 굿은 콜라주(Collage)라는 제목으로 다채로운 색상이 주를 이루는 일러스트레이션 및 2D 평면으로 이뤄진 설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투 굿에서 이번 전시를 위해 직접 제작한 가구를 만나 볼 수 있다. 오프라인 공간과 함께 프라마는 온라인에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인터렉티브 웹사이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3 days of design에서 첫 전시를 진행한 코펜하겐의 침실 브랜드 리프레임드 (Reframed)

2021년에 코펜하겐에서 설립된 침대 브랜드 리프레임드(Reframed)는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침대 프레임 브랜드로, 조립 역시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인 브랜드이다. 기존에 침대 프레임만 제작했었지만, 이번 3 days of design에서는 제품군을 늘려 침대 브랜드에서 침실 브랜드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존에 리프레임드의 침대 프레임에 사용할 수 있는 헤드보드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 역시 알루미늄 레일을 사용하여 조립이 쉽고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지속가 능하기까지 하다. 베드 프레임 레일에 걸 수 있는 다양한 액세사리 또한 출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리프레임드의 제품은 평면 포장을 할 수 있어 재고를 보관하거나 배송할 때 CO2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참고링크

https://www.objective-studies.com/

https://framacph.com/pages/compose

https://www.3daysofdesign.dk/

https://reframedbrand.com/

https://www.fredericia.com/

황소흠(스웨덴(스톡홀름))

soheum@naver.com

Umea Institute of Design 인터랙션디자인 석사 졸업

연세대학교 정보 인터랙션 디자인 졸업

(현) 맥킨지디자인 디지털프로덕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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