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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

 

| 에너지 부족의 시대

1980년대 초반, TV에서 방영된 미래 가상 시나리오 다큐멘터리를 본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그 다큐멘터리는 1970년대 연이어 터진 1차(1973년), 2차(1979년) 석유파동(Oil shock)의 충격으로 미래에 석유, 전기와 같은 우리의 일상 생활을 유지하는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을 연출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난방, 취사 등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급박한 상황에 닥친 병원, 의료 시설의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 준 것이다.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문구는 언제나 어디서나 듣고 보아왔던 것이므로 그 심각성에 대해서 불감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50~60년 대 전쟁 통을 겪고 나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공급되는 에너지가 없어서 ‘절약’을 해야만 했다. 산업화를 이루며 석유파동과 같은 어려운 상황의 고비를 매번 넘기면서 아슬아슬한 에너지 부족을 체감하여 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 겨울에도 아파트 실내에서 여름 옷을 입고 다니고 밤이 되어도 불야성을 이루며 낮과 같이 환한 환경 속에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려운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잘 살아보겠다는 차원에서의 에너지 절약과 이미 풍요롭고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환경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주장은 빛을 바래기 마련이며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범 지구적인 차원에서 정책과 연구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많은 정보와 미래에 대한 예견에 의해 그 심각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하루하루 일상을 보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스스로 그러한 심각함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인식의 간격을 줄이는 유용한 도구로써 디자인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산업과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는 에너지 문제 해결의 방식과는 달리 일상생활에서의 아이디어와 인식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신선한 접근이 바로 디자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2011년 9월 15일 전국 단위로 발생한 30여분 간의 대규모 정전 사태는 더 이상 에너지 문제를 간과하지 못하도록 한 강력한 경고와 같은 일이었다. 많은 부분을 전적으로 전기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삶은 몇 분간의 짧은 정전 사태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우리는 냉·난방기 보급 등 편안한 일상을 위하여 전력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과 편의성으로 부하가 걸리고 전력 예비율이 낮아져 에너지의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폭탄을 안고 살아 가는 것이다. 이제는 에너지 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일반 ‘상식’선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며 더 이상 편안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는 안일한 달콤함에서 안주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 에너지 보존의 법칙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와 에너지 자원 문제는 심각하다. 지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자원은 무한하지 않으며 온난화를 해결하려면 지구 전체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대전제가 되었다.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았을 때 우리가 과도하게 사용한 자원과 화석 연료, 이로 인해 발생한 오염 물질 등이 에너지를 보존하여 균형을 맞추는 물질 세계의 진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대해 학교에서 배운 적이 있다. ‘에너지는 그 형태를 어떻게 바꾸어도 외부와의 사이에 에너지 변환이 없으면 그 총합은 일정하고, 변환이 있으면 그 변환량만큼 증가한다⑴ ’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지구의 에너지 고갈, 부족의 문제를 의심하게 만든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따르면 어떻게든 에너지는 보존되는 것인데 왜 우리는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하고 절약해야 한다고 하는가?’ 그것은 바로 에너지 자체가 파괴된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변화되는 것이다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변화된 에너지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우리의 산업과 생활을 유지, 발전하게 하기 위한 에너지가 아닌 형태로 변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사용하였거나 버려진 에너지를 바로 재활용하는 것이 미래의 기술 발전 방향이라 할 지라도 지금 현재 이러한 원리와 현상을 염두에 둔다면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인간이 바로 활용할 수 없는 형태의 에너지를 유용한 형태로 옮겨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1) 네이버 지식사전(terms.naver.com/entry.nhn?docId=412536)

 

| 제 5의 에너지, 일상 생활과 디자인

에너지 사용과 수요는 도덕성에 관한 문제이다.⑵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에너지는 얼마이며 어디에서 버려지고 있는가?’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 변환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일상 생활에서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활동이 구체화되고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문제에 기여를 하게 된다면 좋을 것이다. 인간을 연구하고 일상에 깊이 관련된 활동을 하는 디자인은 이러한 점에서 에너지 문제해결과 가까워질 수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2009년 1월 신년호에서 다룬 ‘에너지 효율’에 관한 핵심 기사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해 준다. 2009년 현재 미국의 발전소에서 낭비되고 있는에너지의 총량은 일본 전체에 전기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에너지 중 4%만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을 뿐, 나머지는 발전소에서 열로 낭비되거나 송전 단계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에너지 문제가 부각되면 사람들은 대체에너지 개발과 원자력 에너지 부활을 주로 얘기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절약’이라고 강조한다. 불, 석유, 원자력, 신재생 에너지에 이어 ‘에너지 절약’을 ‘제5의 에너지’라고 규정한 것이다.⑶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녹색성장(Green Growth)’ 정책을 대대적으로 내세우며 국가적으로 효과를 내고 있지만, 일상과 연계된 활동과 의식은 아직 미비하다. 삼성경제연구소(2010)⑷ 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에 영향을 주는 녹색생활역량지수(Green Life Capacity Index)가 우리나라의 경우 GDP 1달러 당 CO2 배출량이 선진국의 1.6배에 달할 정도로 낮은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OECD 29개국 중에서 24위에 해당되는 우리나라의 녹색생활역량은 특히 중앙(29개국 중 12위)과 지역(29개국 중 28위)의 차이가 매우 커 진정한 지속가능 시대를 만들어 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 

 

에너지 절감의 문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대적 요구에 따른 상식의 문제가 되었으며 전문가나 특정집단, 국가나 지역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일상 생활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디자인의 본질은 ‘가치 부여(Add Value)’이다. 불편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에너지의 문제를 디자인의 본질을 살려 가치를 부여한 결과물로 만들어 낸다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진정한 가치를 나누어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한 디자인 사례 

에너지 부족, 자원 고갈이라는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하면서 사람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 바로 기존 에너지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며 특히 자연에서 발생하는 힘을 이용한 그린에너지 개발이 각 분야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2011.3)이후 원전의 안전성 강화 요구 속에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보급 확대가 큰 흐름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양력(Solar power), 풍력(Windpower), 수력(Water power)의 사용은 여전히 초기 단계이지만 빠른 속도로 일반적인 사용이 가능한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역은 기술 기반 중심적이므로 제품 디자인화 되는 것과는 거의 상관없다고 여겨지겠지만 이러한 대체 에너지를 활용한 제품 개발 흐름에 맞추어 디자인 또한 이를 응용한 각종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다.

 


에너지를 수집하는 부품이 디자인에 제한적 요소(예를 들면, 태양광 패널을 외부로 노출해야만 하는 것)를 가져올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을 효과적으로 디자인에 반영한다면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디자인으로 접근해야 할 에너지 관련 상품은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소스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재생 가능한(Renewable) 에너지 소스를 위한 저장고는 작지만 좀 더 사용자 친화적이며 이동이 용이하도록 디자인한다던지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 키네틱(Kinetic) 파워, 하이브리드를 활용한 디자인 사례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키네틱(Kinetic)과 하이브리드(Hybrid)이다. 대표적으로 사람의 운동에너지 또는 접촉, 마찰이 변환되어 에너지를 발생시킨다는 개념은 어쩌면 과도한 에너지 사용으로 지구의 균형을 위협한 인간 자신에 대한 위로가 되진 않을까 한다. 쓸모 없이 버려지거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던 것에서부터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지구 환경에 대한 심각한 위기가 팽배한 이 시대에 물리적인 해결점을 넘어 상징적이고 의미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비록 기술적, 기능적인 효과와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논란거리가 많이 남아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 카테고리에서 볼 수 있는 사례는 현재 디자인과 다른 분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경험(Experience)과도 관련이 있다. 사람의 움직임으로 인해 시각화된 에너지 발생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가치를 가질 수 있다.

 

 

| 에너지 손실 및 낭비 방지, 경고를 위한 디자인 사례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에 대한 수고와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얼마나 적정하게 잘 소비하느냐 하는 것은 에너지 문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일상생활에서 에너지에 대한 인식과 사용 습관의 정도에 따라 상당부분 에너지 문제 해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마인드세트(Mind Set)’의 문제이며 에너지와 환경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거대한 산업 시스템적인 문제이지만, 에너지를 소비하는 행동과 인식의 변화를 유도해 에너지의 손실과 낭비를 방지하는 것은 디자인에서 기여하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제품의 영역뿐만 아니라 서비스, 건축물 분야에서 다루는 에너지 소비와 관련된 이슈도 크다. 에너지 소비에 있어 산업(58.3%), 수송(19.7%)에 이어 건물(19.6%)⑸ 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은 우리나라에서 상당하다. 미국의 경우, 건축을 하고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양을 합하면 전체의 71%에 해당할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건물 자체 내의 완전한 시스템에 의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CO₂배출을 줄이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외관적으로 눈에 띄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는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

(5) 2012. 에너지 관리공단. 2012년도 에너지 / 기후변화 정책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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