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미술

이인정

  미술가들이 멋진 미술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고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어떠한 활동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 접한 사람들을 치유하고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 또한 미술의 중요한 역할이다. 우리는 평화에 대해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미술을 수단으로 평화를 이루어야 할 의무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평화를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이것은 앞으로 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이들은 공동의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타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이해하고 세계인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고자 노력 한다.
  그 중, 지역 중심적인 공동미술작업 특히 공동체 벽화(게르니카 어린이 평화 벽화 프로젝트)와 만다라를 통한 평화 미술 운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게르니카 어린이 평화 벽화 프로젝트(Guernica Children"s Peace Mural Project)
  게르니카 어린이 평화 벽화 프로젝트는 1937년 피카소의 반전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게르니카 어린이 평화 벽화 프로젝트는 히로시마 폭탄 투하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의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사카의 미술교육과 교수인 아베 토시푸미가 “아트 재팬”과 함께 발전시킨 프로젝트이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를 파괴된 두 달 후인 2001년 11월, 67개의 평화 벽화의 전시가 이탈리아 알프스에 있는 크론플라츠 산에서 시작되었다. 이 전시에는 911이후 미국에서 그려진 벽화들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어린이들이 공동으로 현장에서 만든 벽화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평화가 나라 간의 문화적 이해에 달려 있으며, 미술이 이러한 이해에 도달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였으며 지금도 이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과 일본에 있는 아이들이 서로를 외국인이나 이방인이 아닌 감정, 관심, 희망, 두려움을 공유하는 같은 인간이자 친구라는 것을 알도록 함으로써, 두 나라 사이에 평화의 다리를 만들고자 한다. 아이들은 벽화를 만들고 인간 가치에 관한 워크숍에 참가하면서 이러한 것들에 대한 이해를 얻는다. 더 큰 목적은 국제적인 평화인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세계 모든 나라로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게르니카 어린이 평화 벽화 프로젝트의 핵심은 미술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자는 것이다. 개인적이고 지역적인 방법으로 보다 큰 목적을 위해 참가자들이 지역의 팀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팀과 협력하는 것을 배운다. 학생들은 우리 모두는 동일하면서 모두 다르고, 우리의 차이는 존중되어야 하고 나아가 포용되어야 함을 배우게 된다.

 ▲ 게르니카, 파블로 피카소. 1937, 대략 775x349cm. 게르니카 어린이 평화 벽화 프로젝트는 1937년 피카소의 반전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2. 만다라 평화 프로젝트
1) 만다라의 개념
  만다라의 사전적 개념은 ‘밀교에서 발달한 상징의 형식을 표현한 불화. 신성한 단에 부처님과 보살들을 배치하고 있는 그림으로, 불교에서는 우주의 진리, 불법의 모든 덕을 원만하게 갖춘 경지를 나타내며, 밀교에서는 깨달음의 경지를 상징함. 한편, 칼 융의 이론에서 등장하는 원형들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 다양한 만다라

2) 만다라 평화 프로젝트
  2001년 봄,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는 드레풍 고망 사원에서 온 열 명의 티베트 승려들이 영창과 공연을 하고, 모래 만다라를 제의적으로 창조하고 해체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작품을 만드는 것과 제사를 통해 지역적 균형과 세계 평화를 추구한다. 이후, 많은 사원들에서 온 티베트 승려들은 중국에 의한 티베트 침략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세계 평화를 장려하기 위해 미국과 다른 지역을 순회하였다. 티베트 만다라 의식의 방식은 8단계인데, 1)정화, 2)명상, 3)중심에 조직된 문양을 만드는 것, 4)만다라 구성, 5)동화, 6)제의적 해체, 7)재통합, 8)실현이 그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실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만다라 평화 프로젝트의 중심이 된다. 또한 구성된(주어진 것이 아닌)세계라는 개념이 ‘치유적인 만다라’의 목적과 형식 중심에 있다. 치유적인 만다라는 많은 문화에서 만들어졌으며, 아마 티베트 승려들뿐 아니라, 북아메리카 나바호 사람들의 것이 가장 유명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만다라들은 개인이나 환경을 보호하고 회복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시적인 작업으로 모래, 곡식, 꽃씨, 꽃가루, 그 외 자연적인 대개 알갱이로 이루어진 재료들로 행해진다. 북아메리카 나바호 사람들의 만다라 의식은 아프거나 불행한 사람을 돕는다거나 건강이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 의식은 9일 동안 계속된다. 의식의 최종적인 목적은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을 위해 우주에 대해 균형과 아름다움을 회복하여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미술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건강하게, 세계를 조화롭게 지켜나간다.
 

  이 외에 치유 또는 어떠한 유용한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미술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으며, 이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바이다. 미술은 어떠한 올바른 가치를 지닌 목적의 수단이 되어야지, 미술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되는 것은 그리 올바른 일은 아니다. 미술은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미술인들의 큰 기쁨일 수 있다. 평화를 위한 이러한 노력들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계를 변화시킬 것임이 틀림없다.

 참고문헌

< 삶을 위한 미술교육 (Art For Life) >, Tom Anderson ∙ Melody K.Milbran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