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춘절, 디지털 위안화의 시험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 발행 및 유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2021년 설날(춘절) 명절 기간에 베이징, 선전, 쑤저우, 청두 등 대도시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약 9,000만 위안(약 156억원) 규모의 디지털 결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선전에서 최초로 디지털 화폐 1,000만 위안을 공개 테스트하였으며, 12월에는 쑤저우에서 2차 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베이징시는 추첨을 통해 5만명에게 총 1,000만 위안의 디지털 홍바오(紅包, 세배돈)를 나눠주었으며, 개인당 받는 금액은 200위안(약 3만5000원)이었다. 선전시도 2,000만 위안을 뿌렸으며, 3,500여개에 달하는 매장에서 사용케 하였다. 추첨에 당첨된 사람은 개별적으로 설치된 전자지갑에 디지털 홍바오를 받았으며, 설날연휴 동안 온라인은 물론 베이징 디지털 위안화 사용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중국 정부는 내년 초까지 디지털 위안화를 정식 출시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를 촉진하는 한편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디지털 화폐 도입을 위한 기술을 시범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2021년 올 한 해 동안 디지털 위안화 테스트는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디지털 위안화 발행 및 과정
자료: 링이차이징
속도내는 중국 디지털 위안화 정책
2014년 중국 중앙은행은 전담팀을 구성해 디지털 위안화의 도입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이후 끊임없는 디지털 위안화 시뮬레이션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거래 플랫폼 구축 실험을 진행하였다. 2019년 중국 국무원이 선전 디지털 위안의 혁신 사업에 대한 지지 표명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디지털 위안화의 시범 사업을 본격화하였다.
중국 디지털 위안화 도입 추진 경과
시간 | 주요 내용 |
2014년 | 중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전담 연구팀 구성 |
2016년 | 시범운영을 위해 일부 은행에서 디지털화폐의 구동 환경 시뮬레이션 진행 |
2017년 |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한 전자어음 거래 플랫폼 테스트 성공 |
2019년 | 중국당국에 의해 디지털화폐의 연구개발 가속화 발표 및 추진 |
2020년 4월 | 중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관련 사업 확대 추진 발표 |
2020년 8월 | 중국 상무부는 ‘전면적 심화 서비스무역 시범 총방안’을 발간해 조건을 갖춘 지역에 디지털위안화를 시범적으로 도입했으며, 선전과 청두, 쑤저우, 슝안신구 등 지역과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관련 지역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힘 |
2020년 10월 | 선전에서는 전국 최초로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시작했으며, 이미 디지털 위안화 결제 장비를 갖춘 3,000여개의 상가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 결제 실험 |
2020년 12월 | 쑤저우와 베이징은 잇따라 디지털위안화로 된 홍바오(红包)를 주민들에게 지급하였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 |
2021년 1~2월 | 상하이, 청두, 창사 등 도시에서도 시범사업을 시작하였으며, 지역별 은행의 참여 의사도 많아졌음. 미래 디지털위안화 고객 확보 경쟁 가속화 |
2021년 3월 | 중국 인민은행은 청두 내 1만1000개 지정매장 및 징동닷컴에서 대규모 디지털 위안화 결제 실험 |
자료: KOTRA 우한무역관 정리자료
2021년 춘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 각 성시(省市)별로 개최한 양회(两会)에서는 디지털 위안화가 지방정부 보고서에서 빈번하게 등장했다. 디지털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위안화의 시범지역 확대와 사용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중국 경제에는 더 큰 기회가 찾아올 것이며,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간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쑤저우시와 청두시는 징둥닷컴과 협력해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디지털 위안화 결제를 테스트하였다. 디지털 위안화는 법적으로 인정하는 강제력이 있어 앞으로 어느 곳에서도 지급 결제, 채무 변제 시 디지털 화폐 사용을 거부 할 수 없다. 중앙 인민은행은 작년 10월 디지털 위안화에 지폐·동전 등과 동등한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내용의 인민은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CBDC 관련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중국은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 국경 블록체인서비스네트워크(BSN)가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 위안화 연구개발은 지난해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앤트그룹의 마이뱅크, 텐센트의 위뱅크가 민간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디지털 위안화 연구개발에 참여하여 상용화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내다 봤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디지털 위안화가 본격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양회를 통해 확인한 디지털 실크로드(Digital Silk Road) 정책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중국 정부의 계획을 가속화할 것이며, 이에 따라 디지털 위인화 의 시행도 머지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디지털 위안화 소프트, 하드웨어 모델
자료: 중국금융신문망
디지털 위안화 시행으로 파생되는 유망산업
중국 디지털 위안화 시행으로 파생되는 산업은 다양하다. 우선 디지털로 공급되고 활용되기 때문에 통신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은 중국이동, 중국전신, 중국롄통 3대 통신업체사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복잡한 산업사슬을 완성하려면 보안 기능이 한 층 업그레이드된 블록체인 기술, 디지털 화폐 관련 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이 필요하다.
디지털 위안화 추진으로 파생되는 분야 중 가장 유망한 것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 화폐에서 핵심기술로 다양한 금융 활동에서 안정성과 보안성을 담보해줄 수 있다. 시진핑 주석도 블록체인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 관련 산업의 중추 기능을 담당할 블록체인 기술을 미국 등 경쟁국보다 앞서 산업에 접목하고 이를 통해 블록체인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 블록체인 시장 현황
자료: 쥬옌즈슌
최근 매년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빅데이터 산업 역시 디지털 위안화 도입 및 사용 과정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빅데이터 기술로 자금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자금 세탁, 인터넷 사기 등 불법 행위 사전방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공업정보화부는 '21년 2월에 “2021년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시범사업 신청에 관한 통지”를 고지하였으며, 해당 시범사업은 주로 금융 리스크 관리, 디지털 화폐 등 새로운 분야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 화폐 상용화를 위해 칩은 필수적인 부품이지만, 현재 중국 고성능 칩 제조산업은 설계부터 완성품까지 대부분 해외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디지털 위안화 도입 시 인터넷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하드웨어 제품 활용계획을 발표한 만큼, 향후 칩 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을 추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IDC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인터넷보안시장 지출규모는 94.8억달러에 달하였으며, 2020년부터 20204년까지 연평균 16.8%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디지털 위안화 도입이 본격화되면 해킹, 도난, 사기, 분실 등 관련 리스크를 막기 위해 높은 보안성과 투명성이 요구될 것이며, 이는 인터넷보안시장을 더욱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 중국 인터넷보안시장은 하드웨어가 47%, 소프트웨어가 21%, 서비스가 32%를 차지하고 있으며, 디지털 위안화 시행 이후에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0~2024년 중국인터넷보안시장 규모 중국인터넷보안시장점유율
자료 : 중국산업연구원
끝으로 디지털화폐가 상용화 된다면 스마트밴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부터 불붙기 시작한 스마트밴드 시장은 애플, 삼성, 화웨이 등이 매년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으나 보급화가 더딘 상황이다. 이에 디지털 위안화가 시행된다면 스마트밴드(스마트워치 포함)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CBDC 도입 단계 및 기업 기회 분야
단계 | 필요한 기술 및 제품 | 대표기업 |
발행 단계 | - 디지털 화폐 칩
- 은행 IT시스템 업그레이드 관련 기술
- 은행 관련 설비 개조 및 금융 IC카드 등 | 화웨이(HAUWEI),
구오민기술 |
도입 단계 | - 스마트카드 운영체제 및 디지털 보안기술 - 전자지갑 시스템 - 블록체인 기술 | 비천성신(飞天诚信), 장량테크(长亮科技) |
유통 단계 | - 인터넷 없이 결제 가능한 시스템 및 하드웨어 - 디지털화폐 ATM기 - 결제 시스템 개선화 작업 - 디지털 자산 암호화 기술 | 텐센트(TENCENT), 어은주식(御银股份) |
관리감독 및 기술 응용 단계 | - 디지털 화폐 거래 감시 기술 - 디지털 화폐 상업화 제품과 응용 기술 | 첸밍페이퍼(晨鸣纸业),
해련금환(海联金汇) |
자료 : KOTRA우한무역관 정리
중국 디지털 화폐의 미래
2021년 2월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의 국내 사용 뿐만 아니라 국제화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인민은행 CBDC연구소는 홍콩금융관리국, 태국중앙은행, UAE중앙은행과 함께 M-CBDC Bridge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며, 이는 국제무역거래에서 발생하는 비효율과 고비용 등의 문제를 주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각국의 접종이 상당 수준 이뤄져 여행이 조금씩 자유롭게 된다면,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시행은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디지털 위안화 연구개발에 참여하여 추후 디지털 위안화의 운영사로 채택될 확률이 높은 알리바바의 마이뱅크와 텐센트의 위뱅크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많은 상점들이 도입하고 있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여행이 가능해지면 많은 중국인들이 보복소비할 것이며, 그때마다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를 통해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디지털 위안화가 시행된다면 2년 내에 중국 유통 화폐의 약 20%가 디지털 화폐로 대체될 것이라고 봤다.
2020년부터 중국의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디지털 화폐 시범사업 시행에 따라 EU,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초기 연구 단계에서 검증 및 실험 단계로 빠르게 전환하였으며,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이슈는 이제 전세계의 새로운 화폐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디지털화폐 분야의 선도적 지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연구개발 할 것이며, 세계 최초의 상용화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2월 열린 중국 거시경제 포럼에서 베이징대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은 “CBDC 도입의 가장 중요한 점은 결제 기능의 혁신이며, 기존의 지불수단을 대체 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빅데이터 수집분석과 디지털 금융 형태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가 공식적으로 발행 된다면, 무역, 국가 간 금융결제, 대외투자 및 자금 조달을 촉진 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특정 범위 내에서 주요국 통화와 위안화의 자유로운 교환을 기대해 본다.” 라고 밝혔다.
자료: 중국중앙은행, 궈성증권, 중국금융신문망, 국제결제은행(BIS), 화신망, 중국산업연구원, 언론종합, KOTRA 우한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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