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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메르체데스-벤츠 박물관



지난 5월 19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체데스-벤츠 공장부지 근처에 새로 지은  메르체데스-벤츠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그전까지 벤츠 박물관으로 쓰이던 곳은 일년에 50만명이 넘어가는 방문객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또한 전시공간도 부족해서 1970년대 이후 만들어진 자동차는 전시하지 못하던 상황이었기에 새로운 건물을 짓게 되었던 것이다. 새 건물이 들어선 바드-칸슈타트는 120년전인 1886년 고트립 다이믈러와 칼 벤츠가 그들의 자동차를 처음으로 개발한, 벤츠 회사로는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고트립-다이믈러 축구 경기장과 벤츠 공장지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새 박물관 건물은 슈투트가르트와 뉘른베르크를 이어주는 14번 국도에 바짝 붙어 있어, 도로변에서부터 눈에 띄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건물
자동차 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독일에서는 몇 년전부터 자동차 회사들이 박물관을 (새로) 짓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아우디 박물관이 그렇고 폭스바겐 사의 아우토 슈타트도 그렇다. 이미 옛날부터 박물관을 가지고 있던 베엠베 사도 최근 오스트리아의 해체주의 건축가 그룹인 콥 힘멜블라우의 설계에 따라 새 건물을 짓고 있고, 포르쉐도 공장이 있는 샤프하우젠에 박물관을 짓고 있다.

자동차 박물관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소장품인 자동차의 다이낙믹한 특성, 즉 움직임을 건축으로 표현해 내는 문제일 것이다. 이는, 박물관 외벽이 돌아가도록 되어 있는 아우디 박물관처럼 건물의 일부분이 실제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유리와 금속등을 많이 사용하는 하이테크 건축물로 대신되기도 한다. 

유리와 알루미늄, 콘크리트 등으로 지어진 벤츠의 새 박물관도 겉에서 보기에는 여객선 머리를 연상시키키도 하고, 우주선이나 커다란 자동차 엔진처럼도 보이기도 하지만, 이 벤츠 박물관의 경우는 이 역동성의 문제를, 내부의 혁신적인 이중 나선형 (더블-헬릭스) 동선 구조를 건축에 구현시켜 감탄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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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zAussenNacht 

벤츠 박물관 전경

우선 나선형 구조의 박물관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크가 설계한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통해 잘 알려져 있는데, 이를 나선형 계단 두개가 서로 엊물려 있는 것 같은 동선구조와 전시공간이 합쳐진 이중의 나선형 구조로 만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복잡한 계산과 설계, 시공과정이 요구된다. 벤츠의 새 박물관은 이 이중 나선형 구조를 세잎 클로버 모양의 평면에 적용함으로써 최신 컴퓨터 프로그램 도움없이는, 설계에서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불가능했을 그런 건축물을 만들어냈다. 사진이나 글로써는 그 오묘함이 잘 전달되기 않는 이 벤츠 박물관의 설계는, 이미 무한한 움직임을 상징하는 뫼비우스 띠의 구조를 응용한 건물(뫼비우스 하우스)을 설계한 적이 있는 네덜란드의 건축 사무실인 유엔 스튜디오 (벤 판 베르켈, 카롤린 보스)에서 맡았다. 



설계를 위한 기초 구상 (세잎 클로버 형 뫼비우스 띠의 원리)과 건물 입단면, 이중 나선형 동선 그래픽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위에서 본 모양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 기초안은 인터체인지의 네잎 클로버 형 대신 세잎형을 택한 것은, 너무 직선적이고 노골적인  비유가 아니라, 뭔가 신비로운 여운을 남기는 적절한 은유가 되어 그  매력을 발휘한다.   

그래픽 자료출처: UN 스튜디오, ARCH""IT

이 이중 나선형 구조는, 하나로 정해진 관람코스로는 120년에 이르는 벤츠 사의 다양한 역사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하고 판단되어 박물관 컨셉을 잡을 때부터 요구되던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전시안에 따라, 벤츠 박물관 내부는 벤츠의 역사를 시간 순서대로 따르는 <신화(Mythos)> 코스와 벤츠사의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는 <수집(Collection)> 코스 이렇게 두 갈래 길로 나뉘어져 있다. 기본 구조는 그러하지만, 각 전시 공간마다 다른 공간과 연결되는 길들이 있어, 방문객들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길을 선택할수 있다.


벽에 새겨진 각 층과 전시공간(신화와 컬렉션) 표시 안내.

층(Ebene), 신화(Mythos), 수집(Collection)의 첫 글자를 따 표기한 것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공식을 연상시킨다.

입구를 들어서 로비를 지나면, 건물의 중앙에 3대의 캡슐형으로 된 엘리베이터가 있는 삼각형 모양의 아트리움이 있는데, 위를 쳐다보면 천정높이에 벤츠사의 상징인 삼각 별모양의 설치물이 눈에 들어온다. 그위에는 전시품들인 자동차들을 위층으로 옮기는데 쓰이는 도르래형 승강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 도중, 벽에 비쳐지는 영상자료는 벤츠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알려준다. 

아트리움의 수직면을 제외하고는 박물관의 바닥과 벽, 천정은 모두 곡선으로 되어있다, 거기다가, 나선형 구조의 특징상 바닥은 어느새인가 휘어진 벽이 되고 다시 다음 공간에서는 천정이 되어 있는 건축적 드라마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런 곡선을 그리는 콘크리트 면들은 1800개가 모두 서로 조금씩 다르게 설계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층이 올라갈 때마다 계산을 하고, 콘크리트 거푸집을 따로따로 짜야하는 수고스러움이 뒤따른다.  


건축인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또 다른 점은, 33미터에 이르는 공간을,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기둥없이 지탱해 내게한 역학구조와 기술이다. 중앙의 아트리움에 있는 수직 요소와 파사드안에 들어간 버팀대들 덕분에 가능했는데, 특히 곡선의 건물에 맞추어 좌우로 뒤틀리고 위쪽이 휜 이중으로 뒤틀린 기둥인 ?트위스트""의 역할이 크다. 게다가 소장품 1 공간인 <여행 갤러리>와 소장품 2 공간인 <화물 갤러리>의 경우에는 여러대의 대형 버스와 트럭급 차량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 고속도로 다리와 맞먹는 견고성이  요구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뒤틀린 공간과 벽면들을 실제 건축물에서 가능하게 해 주기 위해서는 최신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지한 설계도면들, 특히 복잡하고 조금씩 달라지는 각부분의 입면, 단면, 측면 등등이 정확하게 계산되어질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이런 설계도면에 따라 밀리미터의 오차까지 정확한 시공이 요구된다.

총 공사비 1억5천만 유로가 들어간 벤츠의 새 박물관 건축은 많으면 하루에 250개씩의 도면이 손질되고, 전체적으로 통틀어 3만5천개의 설계도면이 사용되고, 230개의 외부 업체들이 참가해서 건물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컴퓨터로 이 설계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아놀드 벨쯔는 이런 건축물과 그 과정을 ?매개변수적 건축(파라메터링 아키텍쳐)""라 부른다.

또한 여러면에서 처음 지어지는 기술과 형태가 야기할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1대18 또는 1대 24 크기의 모델을 만들어 파사드의 빛의 영향 테스트, 화재시 중앙 아트리움을 통한 가스 배출문제 등이 검사되고, 컴퓨터의 입체 시물레이션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전시품을 다 배치했을때 공간의 모습등을 미리 예상해보기도 했다. 화재시 가스배출문제는 모델 실험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공사가 끝난 후 실제 상황에서 다시 해 보기도 했다고 한다. 


 


전시장
벤츠 자동차들과의 만남은 이미 주차장에서 부터 시작된다. 주차장에는 벤츠 CLK 500 카브리오 아르마니를 비롯하여 요 근래 생산된 자동차 5종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건물안에 들어와서 전시장을 둘러보는 길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중앙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 8층으로 가서, 나선형 계단과 램프를 따라 내려오게 되어 있다.

이처럼 나선형 램프를 따라 위에서 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다음층에 있는 전시 공간의 전체모습은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다.

클로버 잎 모양으로 된 전시 공간은 그 위치에 따라 일곱개의 층 또는 다섯개의 복층으로 되어 있는데, 대부분 외부전경과 차단된 공간으로 된 쪽은 <신화> 전시공간이고 외부의 전경을 내려다 볼수 있는 창가에 있는 <수집> 전시공간이다.

전시회를 둘러보는 길 중 <신화> 코스의 경우는
<신화 1: 파이오니어 - 자동차의 발명, 1887-1900년>,
<신화 2: 메르체데스 - 메이커의 탄생, 1900-1914년>,
<신화 3: 변혁 - 디젤과 압착기(컴프레서), 1914-1945년>,
<신화 4: 경제 기적의 시대 - 형태의 다양성, 1945-1960년>
<신화 5: 선구자 - 안전과 환경, 1960-1982년>
<신화 6: 세계를 움직임 - 글로벌과 개인, 1982-현재>
<신화 7: 실버파일 - 자동차 경주와 기록>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즉, 신화 코스를 순서대로 돌아다니면, 1886년 만하임에서 칼 벤츠가 개발한 벤츠 특허 전동차량과 같은해 칸 슈타트에서 고트립 다이믈러와 빌헬름 마이바흐가 개발한 다이믈러 전동마차에서 시작하여, 48대의 모니터가 벤츠를 애용하는 전세계 16개국의 24시간 비디오 쇼를 배경으로 진열된 최근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만날수 있을 뿐만 아니라, 로비 위층에 마련된 신화 코스의 마지막 전시공간인 <실버파일의 신화>에서 박물관 벽이 그리는 곡선을 따라 120미터 길이의 포뮬러 원 경기장의 경사진 곡선 코스를 재현해, 그위에 1900년 이후 사용된 포뮬러 원 경주용 자동차 34대를 비롯하여, 선두차량 등 포뮬러 원 경기 진행용 차량으로 쓰이는 메르체데스-벤츠 차량 들을 만나보게 된다.

07benzMyth1motorkutsche0 자동차의 역사를 시작하는 1886년 다이믈러 전동마차와 벤츠 전동차량 


benzMyth2GebMarke  벤츠사에 메르체데스라는 이름을 붙여준 주인공인 1902년 40마력짜리 벤츠 심플렉스. 메르체데스라는 이름은 당시 다이믈러-모터-사(DMG)사의 자동차를 팔던 에밀 옐리넥이 딸의 이름(메르체데스)을 붙인 심플렉스로 자동차 경기에 참가함으로써 탄생하였다.


benzMyth2GebMarke2   두번째 신화코스인 브랜드 이름의 탄생 전시 공간


benzMyth3DieselKmpr 세번째 신화 코스인 디젤과 압착기 전시공간 


benzMyth4  네번째 신화 코스인 경제 기적 시대 전시 공간


benzMyth4wunderjahre  경제 기적 시대 전시공간 


benzMyth7silberpfeile 경기용 차량들이 전시된 실버파일 전시 공간  

 


각 신화들 코스에 상응하는 <수집> 전시 공간은,
<수집 1:  여행 갤러리>
<수집 2:  화물 갤러리>
<수집 3:  도움차량 갤러리>
<수집 4:  유명인사 갤러리>
<수집 5:  영웅 갤러리>와
마지막 실버파일의 신화 공간과 이어지는 <기술의 매혹>이라는 공간으로 되어 있다.

수집 코스를 따르면, 1907년 고트립 다이믈러가 개발한 대중교통 수단인 밀네스 2층버스를 비롯하여, 1912년산 벤츠 3톤 트럭, 1912년산 소방차, 1937년산 앰블런스, 2004년산 제설차량,  모로코의 술탄이 탔던  1892년산 다이믈러의 모터-전차,  벤츠 로고 대신 호엔촐러른 가의 문장이 들어간 빌헬름 2세가 타서 <위대한 벤츠>라는 이름이 붙었던 1932년산 메르체데스-벤츠 770 카브리오, 콘라드 아데나워 수상의 차 1959년산 메르체데스-벤츠 300, 다이애너 비가 탓던 1991년산 벤츠 500 SL, 1974년 독일 축구대표팀 전용차량이었던 O 302,  요한 바오르 2세의 <파파모빌>, 그리고 1930년대 벤츠 리무진 170 타입이나 1975년산 택시 (벤츠 240 D)처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던 일상속의 영웅들인 차량들을 만나볼수 있다. 마지막 <기술의 매혹>에서는 메르체데스-벤츠의 개발과정, 즉, 디자인, 엔지니어링 부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만나게 된다.


benzColl4GalNamen 아데나워 수상의 차 벤츠 300이 전시된 <유명인사 갤러리>  


benzColl3hilfs  구조 및 특수차량들이 전시된 <도움차량 갤러리>
바닥에는 여러나라들의 응급구조대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benzFaszTechC111 기술의 매혹 전시 공간

이처럼 160대의 차량을 비롯하여 총 1450개의 전시물과 세심하게 연출된 전시장 구성, 그리고 건축물을 제대로 구경하는데는 5킬로미터 정도 걷게 되며, 6시간 정도가 든다고 한다. 전시품(자동차)만 구경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3시간은 걸리게 된다.

메르체데스-벤츠 박물관은 옆에 있는 고객서비스 센터인 메르체데스-센터와 함께, 메르체데스-벤츠-월드를 구성하는데, 벤츠 자동차를 직접 고르고 시운전 해 보고 살수 있는 고객센터로는 지하층을 통해 연결된다. 
  
박물관 건물 앞 쪽에는 건물의 곡선 형태 평면을 살린 커다란 원형의 야외 극장이 마련되어 있어 각종 야외 행사 진행에 쓰인다. 또한 이 계단식 야외 극장은  지하층에 있는 미술관 샵과 레스토랑으로 이어진다.    
 



Panorama
 
메르체데스-벤츠 박물관 개관행사때 찍은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모아놓은 웹 사이트(http://www.stuttgart360.de/index.php?id=4&sort=abc&kat=17&no_cache=1)에 있는 파노라마 사진들. 

신화 1 공간(위)과 실버파일 신화 공간(아래)
    


메르체데스-벤츠 박물관 사이트 주소:
http://www.mercedes-benz.com/content/mb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website/en/com/Brandworld_Museu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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