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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미르 세베리노비치 말레비치(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카지미르 세베리노비치 말레비치(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1878년 2월 23일 (우크라이나) - 1935년 5월 15일

먼저, 말레비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그의 몇 가지 특성에 대해 살펴보면,

  

1. 형태

단순한 기하학적인 형태 사용. 사각형이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쓰임. 각각의 형태들은 자유롭고 개별적인 하나의 세계로 독립적인 생명력을 지님


2. 색채

색채의 자율성을 인식하였다. 검은 색 → 다채로운 색채 → 흰색의 단계에 도달
절대주의 회화들은 흰색의 바탕을 사용하였다. 흰색은 영원과 진실에 대한 개념적 표상이다.


3. 공간의 역동성 : 새로운 공간개념 제시
① 전통적인 원근법 부정
2차원 회화에 3차원적 공간을 담지만 비원근법적인 방법 적용
재현적이지 않은 순수하게 시각적인 방법으로 공간의 감각을 창출
화면 위 형태의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인식하게 함

② 무한한 공간감
전후로 무한히 확대되는 공간감. 그 속에서 떠도는 형태를 통해 무한성 제시
지금까지의 유한한 공간감에 비해 보이지 않는 무한성을 포함한 공간

③ 역동적인 4차원의 공간
중력에서 벗어난 형태들이 자유롭게 떠돌면서 서로 밀고 당긴다. 특히 색채의 시각적 효과를 통해 서로 밀고 당기면서 무한히 움직이는 우주 공간의 느낌이다.
3차원이 2차원에 투영될 수 있다면 4차원도 3차원에 투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렇듯, 말레비치는 미술작품에 있어서 조형적인 특성을 살렸고, 4차원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책의 내용을 소개한다. 다음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책의 일부분이다.

 

 우주의 거대 구조를 논할 때 천문학자들은 공간이 굽었다느니, 평탄하다느니 하는 식의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은 이것만이 아니다. "우주는 유한하지만 열려 있다." 라는 식의 설명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른 감을 잡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 보자. 모든 것이 납작한 이상한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하자.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셰익스피어를 연구하던 에드윈 애벗이라는 학자가 이러한 나라를 "납작이나라"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납작이들 중에는 정사각형도 있고 삼각형도 있고 또 다른 이들은 이보다 좀 더 복잡한 모양을 하고 이 나라에서 산다.  납작이나라에 사는 사람은 폭과 길이는 있어도 높이가 없다. 납작이나라의 일반 대중은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하는 것은 구별할 줄 안다. 물론 앞과 뒤도 안다. 그러나 위와 아래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일반 대중에게는 "위다, 아래다." 하는 개념이 있을 수 없다. 몇몇의 현명한 수학자 납작이들만 위와 아래의 개념을 이해한다. 한 수학자 납작이가 자기 동족 여러 명 앞에서 한창 열을 올리면서 연설을 한다.

"내 말을 잘 들어봐. 그거 정말 쉬운 거야. 전후, 좌우를 머릿속에 그려 보란 말이야. 그래. 여기까지는 뻔하지. 이제 전후와 좌우, 두 방향에 모두 수직인 또 하나의 방향을 머릿속에 그려 봐." 군중들이 웅성댄다. 당신 지금 뭔 소릴 하는겐가? "두 방향에 모두 수직인 방향", 그런 게 어디 있어! 모두 2차원뿐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단 말이야? 네가 그 세 번째 방향을 우리에게 가리켜 보여 줘. 어디야, 어디?"

 하루는 사과처럼 생긴 3차원 생물이 이 납작이나라로 와서 그 위를 떠다녔다. 인상이 좋아 보이는 한 납작이가 납작한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 3차원 생물은 "차원 간 선린관계" 를 돈독히 할 목적에서 그에게 인사를 건네기로 작심했다. 사과가 3차원에서 "안녕하십니까?" 라고 인사했다. "소생은 3차원의 세계에서 온 방문객입니다." 가엾은 납작이는 문이 닫혀 있는 자신의 집안을 두리번거렸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목소리가 자기 몸안에 들리는 듯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환장할 노릇이 아닌가. 그는 과감한 생각으로 자신을 타이른다. "아무래도 우리 집안에 정신병 병력이 있는가 보군!"

 

 

   자기를 환각 증세로밖에 알아주지 않자 분이 난 사과는 3차원에서 내려와 납작이나라로 들어갔다. 여기서 우리 잠깐 생각을 가다듬어 보자. 3차원적 개체는 2차원 나라에 온전히 존재할 수가 없다. 자신의 일부분만 2차원 나라에 밀어넣을 수 있을 뿐이다. 납작이들에게는 납작이나라의 평면과 접촉하는 단면만 보인다는 말이다. 납작이나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3차원 생물은 납작이들에게 처음에는 작은 점으로 보이다가, 그 점이 점차 커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고, 결국에 가서는 원 비슷한 모양으로 인식될것이다. 납작이의 관점에서는 모양이 계속해서 변하는 묘한 녀석이 난데없이 나타난 것이다.

    인사를 했지만 퇴짜를 맞아 불쾌해진 데다 납작이들의 아둔함에 화가 날 대로 난 사과가 사각형의 납작이를 쿵 하고 들이받았다. 그 납작이는 붕 하고 위로 뜨면서 한 바퀴 빙 돌아 그에게는 영원한 미지의 세계였던 3차원 세계로 진입했다. 납작이는 도대체 뭔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의 경험 세계와는 모든 것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이윽고 사각형의 납작이는 자신이 납작이나라를 "내려다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닫힌 방의 내부를 들여다보며 동료 납작이들을 꿰뚫어 볼 수도 있었다. 납작이는 자신이 속해 있던 우주를 아주 효과적으로 투시할 수 있는 절묘한 방향에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속해 있지 않던 차원으로의 이동은 그에게 잠시나마 일종의 "엑스선 투시 능력" 을 제공했던 것이다. 마른 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듯 사각형의 납작이는 천천히 납작이나라의 표면으로 내려앉았다. 그가 겪은 에피소드가 그의 동료들에게는 불가사의일 뿐이었다. 그가 닫힌 방에서 어디론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다시 나타났으니 말이다.

이제 차원의 수를 1씩만 높여 보자. 그러면 납작이나라의 납작이들이 3차원 공간에 익숙한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4차원적 실체인 "초구체"는 중심도, 경계도 없다. 그래서 그 경계의 바깥이란 것은 애당초 없는 것이다. 

 

- 칼세이건 <코스모스> 中

 

 

 

 

말레비치의 작품들

 

 

▲검은 사각형 (1913)

 

 ▲검은 원 (1913)

 

 Bureau and Room (1913)

 

 모스크바의 한 영국인 (1914)

 

 2차원의 자화상 (1915) 

 

 Suprematism (1915)

 

 붉은 사각형 (1915)

 

 검은사각형과 빨간 사각형 (1915)

 

 흰색 위에 흰 사각형 (1917)

노란 옷의 반신상 (1932) 

 

 

 

 

 

Tag
#말레비치 #코스모스 #기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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