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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다윗과 골리앗 David and Goliath

 

 

대표작인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비롯해 <블링크>, <아웃라이어>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썼고 <뉴요커(The New Yoker)>의 기고 작가로 활동 중인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피터 드러커를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라고도 일컬어진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심리학과 사회학, 인류학 등을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적 이론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화법을 가지고 있다. 최근 크게 화제를 몰고 왔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중요한 이야기로 다뤄졌던 ‘1만 시간의 법칙’도 글래드웰이 그의 저작 <아웃라이어>에서 만들어낸 비즈니스 용어다. 작가의 최근작인 <다윗과 골리앗(David and Goliath: Underdogs, Misfits, and The Art of Battling Giants)>은 흔히 약자로 치부되던 사람들이 어떻게 거대한 세력을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다윗과 골리앗은 성경에 나와 있는 일화로,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이야기다. 강력한 무기와 갑옷으로 중무장한 거인인 골리앗을 작은 양치기 소년 다윗이 쓰러뜨렸기 때문에 약자가 강자를 이긴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이런 제목의 경영사상서라니 소규모 회사가 기적적으로 강한 글로벌대기업을 상대로 이겨낸 사례들을 보여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다르다. 다윗은 약자, 골리앗이 강자라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며, 일반적인 1:1 대면 싸움이 아니라 기습적인 장거리 공격에서는 민첩하고 양치기 경험을 통해 숙련된 돌팔매 기술을 가지고 있는 다윗이 오히려 강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에 나온 문구 분석을 통해 거인 골리앗이 계속해서 키가 자라는 선단거인증을 앓고 있어서 단지 키가 컸을 뿐이며 그 부작용으로 심각한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이 이야기에서는 세 가지 중요한 논점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약점이라고 간주한 것들이 때로는 강점이 될 수도 있으며, 각 군에서 대표가 한 명씩 나와 직접 치고받는 결투를 벌여 승패를 결정한다는 당시의 통상적인 전투 규칙을 바꿨고, 거대한 몸집과 무기로 상징되는 강한 힘은 그 사용에 있어 오히려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가 상징하고 있는 강자와 약자가 싸우는 방식에 대해 책은 ‘약점의 강점(그리고 강점의 약점)’, ‘탐나는 역경’, ‘강한 힘의 한계’의 세 개의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각각의 파트는 세 개씩의 사례를 들고 있다.

 

우선 약점과 강점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농구를 한 번도 구경해 본 적도 없는 아마추어 코치가 이끈 소녀팀이 전국대회 최종결선까지 올라간 사례를 첫 번째로 들고 있다. 일반적인 농구 기술을 훈련하는 게 아니라 마치 축구처럼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농구의 규칙을 응용한 새로운 가로채기 기술을 집중적으로 훈련한 방식은, 단점으로 여겨졌던 농구를 처음 접했다는 사실이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더 나아가 일반적으로 강점으로 여겨지는 인원수가 적은 학급이나 최고의 명문대가 때로는 별 효율이 없는 방식이거나 때로는 오히려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내세운다.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례들로는 난독증을 딛고 성공한 유명 법률가와 사업가의 이야기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런던 대공습 사례들을 통해 이런 어려움이 사람들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역설한다. 1960년대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주의에 맞선 흑인인권운동의 사례에서는 더는 잃을 게 없어서 비겁하다는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대를 이기 위한 계략을 짤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1960-70년대 북아일랜드 종교 분쟁 사례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영국군이 개입한 것이 오히려 가톨릭 신자들의 반발을 사 더 큰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하는데, 반면에 최근 브루클린 경찰이 실시하고 있는 우범지역 청소년 갱생 프로그램에서는 추수감사절에 경찰들이 직접 칠면조 고기를 사 들고 집집마다 방문하여 아이들을 껴안으며 아이들과 교감을 시도한 점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양한 시대와 장소, 분야를 넘나드는 사례들에 각종 통계자료와 이론들을 엮어 막힘 없이 술술 풀어내는 작가 특유의 현란한 화술 덕에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하나의 논점을 향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사례들을 나열하는 방식의 구성과 때로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현란한 이론들 때문에 책은 뒤로 갈수록 논점을 잃고 억지로 주장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유려한 필력과 유명세 덕에 <다윗과 골리앗>은 지난 가을 출간된 이후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간 한국에서도 출판됐던 글래드웰의 주요 저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곧 한국어판이 나온다고 한다. <다윗과 골리앗>에 관한 작가의 TED 강연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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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AND GOLIATH : Underdogs, Misfits, and the Art of Battling Giants

 

-저자: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출판: Little, Brown & Company

- 8.1 x 5.7 inches / 305 쪽 / 16.00 USD

-ISBN 978-0-316-25178-5

 

-목차

 

Introduction: Goliath “Am I a dog that you should come to me with sticks?”

 

PART ONE: THE ADVANTEGES OF DISADVANTAGES (AND THE DISADVANTAGES OF ADVANTAGES)

ONE  Vivek Ranadive “It was really random. I mean, my father never played basketball before.”

TWO  Teresa DeBrito “My largest class was twenty-nine kids. Oh, it was fun.”

THREE  Caroline Sacks “If I’d gone to the University of Maryland, I’d still be in science.”

 

PART TWO: THE THEORY OF DESIRABLE DIFFICULTY

FOUR  David Boies “You wouldn’t wish dyslexia on your child. Or would you?”

FIVE  Emil “Jay” Freireich “How Jay did it, I don’t know.”

SIX  Wyatt Walter    “De rabbit is de slickest o’ all de animals de Lawd ever made.”

 

PART THREE: THE LIMITS OF POWER

SEVEN  Rosemary Lawlor “I wasn’t born that way. This was forced upon me.”

EIGHT  Wilma Derksen “We have all done something dreadful in our lives, or have felt the urge to.”

NINE  Andre Trocme “We feel obliged to tell you that there are among us a certain number of Jews.”

 

ACKNOWLEDGMENTS

NOTES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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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희채

예술학과 미학을 공부했고, 현재는 시각예술을 기반으로 한 문화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일들을 시도하고 있다

Tag
#말콤 글래드웰 #다윗과 골리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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