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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포스트] 백화점 양극화의 미래 - 김인호

 백화점 양극화의 미래 

 

2000년 이 후 일본 백화점 100여개 문 닫아

한국 백화점 상황도 다를 바 없어

명품 유치 등 차별화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듯

벌써 6개월 전 일이다. 바쁜 일과를 뒤로 하고, 1박 2일 도쿄 탐방을 다녀왔다. 반드시 봐야할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2023년 1월31일 오후 7시. 도큐백화점 시부야 본점의 영업 종료식에 참석했다. 

 

도큐 시부야 본점은 1967년 개업 이래, 백화점과 문화를 가장 잘 접목하고 강력하게 발신하던 곳이다. 

 

필자가 백화점 산업에 입문한 뒤, 많은 자극을 받았던 점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역사 속으로 보내는 현장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

 

백화점 정문의 셔터가 내려지는 순간, 57세 백화점의 생명력은 다했다. 많은 생각이 오갔다. 2000년 이후, 일본 백화점 100여 개가 폐점하고, 그 자리에 가전 양판점이 들어서는 모습을 수없이 봤던 터였다.

백화점 양극화의 미래 

LVMH가 손댄 일본 백화점 개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부야 도큐점의 경우, 타사 매각이나 완전 철거가 아니고 더 큰 모습으로 시설을 재창조하는 ‘Shibuya Upper west Project’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시부야 본점 재개발은 도큐부동산, 도큐백화점, LCRE 3사가 주도한다. LCRE(L Catterton Real Estate)는 LVMH그룹 산하의 부동산 투자회사로 2013년 이미 긴자 마츠자카야 백화점 부지의 ‘Ginza 6’ 재개발에 투자자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LCRE가 일본 백화점 부동산 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시부야 지역 가치를 긴자 이상으로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용적율 극대화로 경제성을 추구하는 본 프로젝트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도큐 그룹은 도큐 전철 시발역인 시부야 개발의 최고 부동산 디벨로퍼이다. 

 

이미 시부야 역 주변에 마크시티(2000년/25층), 히카리에(2012년/34층), 스트림(2018년/35층), 스크램블 스퀘어(2019/45층) 등 대형 복합시설을 성공시켰다.

 

지금도 시부야 상업시설 견학 열풍이 가라앉지 않는 것을 보면, 도큐 본점의 재개발 역시 여러 모로 기대가 크다.

 

 

국내 백화점 사상 최대 실적

시점을 국내로 돌려보자. 2022년 국내 백화점은 코로나가 끝난 후 빛을 받으면서 38조원 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더현대 서울’과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개점 2년만에 업계의 새로운 상징물로 떠올랐다. 

 

입지적으로 최고가 아니었음에도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를 표방하며 젊은 소비자를 다시 불러 모은 것이 주효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 주택, 부동산의 증여, 상속을 받아 자산 능력이 있는 ‘영리치’가 증가하자 이들을 점포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인 것도 백화점 매출 상승에 주요했다.

 

필자가 15년 전부터 백화점이 고객과 함께 늙어가고 있음을 줄곧 지적하고 경고한 ‘客老百老’현상을 스마트하게 극복한 결과이다.

 

국내 백화점 매출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는 명품 특화였다. 어느 때 보다 명품에 꽂혀있는 소비자에 매칭한 상품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 

 

이들은 2000년 초반, 국내 백화점이 명품 사업을 확장할 때부터 이미 엔트리 고객, 혹은 예비 고객으로 분류한 지금의 40대이다.

 

이들이 주력 소비자층으로 등장한 이후, 3대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모두 입점시킨 신세계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과 롯데 잠실점, 현대 본점을 비롯해 롯데 본점, 부산점과 현대 판교점, 무역센터점과 갤러리아 명품관이 1조 클럽 백화점에 등재됐다.

 

신세계 강남, 롯데 잠실 2조 클럽

특히, 이들 가운데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잠실점이 ‘2조 클럽’에 진입했는데, 백화점이 3대 명품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소비자의 등장으로 점격(백화점 레벨)의 차이는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MZ 세대에게 어필을 못했다거나, 명품을 유치하지 못한 백화점이 어떻게 될 것인가의 문제다.

 

단적으로 대도시의 도심이나 부도심의 대형점, 혹은 중견 도시의 지역 1번점 레벨에 들지 못하는 백화점의 미래가 몹시 궁금해진다. 

 

혹시 이런 레벨의 백화점이 앞서 (표1)처럼 2000년 이후 사라진 100개의 일본 백화점처럼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자리에 일본처럼 가전양판점이 아니라 한국적 특성을 살린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것 같다.

 

지금처럼 온, 오프라인의 동시 이용은 물론 다양한 업태를 경험하는 소비자, 즉 고객 취향의 다극화가 장기화하면 당연히 국내 백화점에도 양극화가 진전될 수밖에 없다. 

 

1차적으로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50위권 이하의 지방 백화점이다. 실제로 백화점 3사는 이미, 내부적으로 이러한 점포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고객의 백화점 취사선택으로 인해 잘되는 점포는 규모가 더 커지고, 안되는 곳의 살생부가 작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찾아온 위기

역사는 일방적인 우상향 경제를 용인하지 않는다. 이는 과거의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오프닝으로 2022년에 사상 최대 매출을 구가한 백화점 업계가 다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국제적인 양적 축소와 물가 상승, 무역수지 적자 여파가 소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전년비 23개월 연속 상승하던 매출이 2023년 1월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중요한 시그널이다. 

 

작금의 경기변동은 주택 및 부동산 자산을 딛고 일어난 MZ세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백화점 소비의 주력으로 성장한 이들의 자산 방어가 백화점 경기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백화점은 소비 양극화의 상단 고객의 충성 전략과 취향 다극화의 중단 소비자에게 적극 어필하는 전략을 통해 고객 ‘락인(Lock-In)’에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50위권 이하 지방 점포의 활용 방안에 대해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판단을 해야할 것이다.

 

 

글 : 김인호

출처 : 패션포스트 fpost.co.kr

원문 : 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fsp2&wr_id=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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