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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디자인 스튜디오 독립기

 

성공적으로 활동 중인 디자인 스튜디오 11곳의 창업과 운영 비법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이번에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온 <디자인 스튜디오 독립기>는 2011년 7월호 <월간디자인>에 실렸던 기획 기사의 스튜디오 인터뷰를 기반으로 월간지 지면의 한계로 다 옮기지 못했던 이야기와 더불어, 또 다른 개성을 가진 스튜디오의 이야기들을 추가했다. 책에서는 각양각색의 규모와 전문분야, 분위기를 가진 디자인 스튜디오를 각기 ‘개요’, ‘인터뷰’, ‘사무 공간’, ‘작업’, ‘기타 정보’의 5개 카테고리로 소개하고 있다.

 

디자인 관련 소규모 창업에 관한 이야기는 2012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두 책 모두 서로 다른 개성의 디자인 회사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엮어냈지만 두 책이 인터뷰를 풀어내는 방식은 많이 다르다.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는 크게 ‘준비’ 편과 ‘실전’ 편으로 나누어 창업과 관련한 15개의 질문에 대한 13개의 회사의 답변을 정리하였다. 즉 이야기가 창업과 관련된 15개의 ‘이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반면에 이번에 나온 <디자인 스튜디오 독립기>는 ‘스튜디오’ 각각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인다. 책은 개별 스튜디오의 개성과 창업 관련 이슈에 대한 서로 다른 해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슈 중심으로 파편화된 이야기가 아니라 스튜디오 하나하나가 가진 특색을 반영한 온전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얘기다. 이런 특징은 풍성한 스튜디오별 대표 작업 소개 페이지에서 도드라진다. 작업을 통해 우리가 읽게 되는 각 스튜디오가 지향하는 디자인의 성격은 바로 그 스튜디오의 고유성을 드러낸다.

 

각 스튜디오가 가진 디자인 고유성이야말로 디자이너가 창업을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책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스튜디오를 낸 후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창업하고자 한 바로 그 이유와 정면으로 부딪친다.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외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문제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회사에서 알아서 처리해 주던 것을 직접 발로 뛰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우선 디자이너 ‘사장님’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토로한 것에는 ‘재정적 업무’ 처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대해 정확한 ‘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낭패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 창업 선배들의 조언이다. 이 책에는 최대 3개월이 걸리기도 하는 클라이언트의 결재 시스템을 파악하고 운영을 위한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각 스튜디오의 한 달 운영비와 창업에 든 비용 등 실질적인 팁도 있다.

 

그런데 회사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일이 들어와 스튜디오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팀원들의 업무 분담과 같은 인력 관리 업무가 추가되는 것을 비롯해 늘어난 인력을 꾸리기 위해 계속해서 큰일을 수주해야만 하는 순환고리가 생겨나기도 한다. 이런 ‘규모’의 디자인을 스튜디오의 지향점으로 잡을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관리’ 업무의 비중은 절대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유지와 마케팅 역시 인하우스 디자이너일 때와는 다르게 주요한 업무가 된다. 이런 새로운 업무를 극대화해서,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제품 디자인과 생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자체 브랜드 파워를 키워 스튜디오 고유의 디자인 색깔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클라이언트의 수주에 따른 업무와 별개로 개인 작업을 병행하기 위해 창업을 한 경우도 있는데, 디자이너가 먼저 주체적으로 생산하고 직접 소비자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자체 브랜드의 제품 생산과도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디자인 외적인 ‘관리’의 문제를 어떤 수준으로 조절하느냐가 디자인 스튜디오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책에는 이 밖에도 일과 일상의 균형을 찾기 위해 유연한 근무 방식을 채택한 경우를 비롯해 다양한 스튜디오들의 사례가 있다. 개성 강한 디자인 작업만큼 다양한 각 스튜디오의 고군분투 독립기는 현재 독립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디자이너에게는 살아있는 현장 경험담이 될 것이고, 이제 막 디자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진로에 대한 고민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독립기>

 

-저자: 김태경, 임나리
-출판: 디자인하우스
-170x220 mm / 232 쪽 / 13,500 원
-ISBN 978-89-70416-19-9

 

-목차
서문
스튜디오 에프엔티
마이케이씨
마음 스튜디오
데어즈
프로파간다
스트라이크 커뮤니케이션즈
룩북 스튜디오
헤이데이 스튜디오
플랏엠
언포스터
베스트 셀러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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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희채
예술학과 미학을 공부했고, 현재는 시각예술을 기반으로 한 문화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일들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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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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