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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포스트] 필터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딥페이크 - 박승현

 필터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딥페이크

 

<데몬플라잉폭스 유튜버가 인공지능을 사용해 만든 가짜 '발렌시아가' 패션쇼 영상>

 

딥페이크(Deepfake)란‘딥러닝(Deep learning)’과‘가짜(Fake)’란 말의 합성어로, 특정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등을 인공지능으로 모방하여 동영상에 삽입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딥러닝은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특히 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하는데 사용한다.  

 

예를 들면 개와 고양이의 생김새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해 내거나 한 장의 사진 속에서 어떤 것이 교통 표지판이고, 어떤 것이 자동차인지 컴퓨터 스스로 분별하는 것이다. 

 

딥페이크 기술을 예로 들자면, 합성할 사진과 원본의 영상 속 인물의 눈, 코, 입 위치를 정확히 구분해 사람보다 더 정교하게 합성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연예인과 닮은 모습을 음란물에 삽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창피를 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부정적인 창작물로서의 의미가 강한 것 같다. 

 

하지만 딥페이크 관련 논란 이면에는 긍정적인 사용 사례도 있다. 특히 영화 산업에서 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 ‘아이리시 맨’의 로버트 드 니로처럼, 배우의 실제 나이보다 더 젊은 시절을 연기하거나, DC의 슈퍼 히어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의 재촬영분에서 헨리 카빌의 콧수염을 제거하는 등의 작업에 활용됐다. 

 

영화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에서는 고인이 된 배우 피터 쿠싱의 디지털 버전을 만들어냈다. 이는 1977년 영화를 원본으로 삼은 결과물이다. 현대사회에서 인공지능(AI)의 고도화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과연 딥페이크는 우리가 속한 패션 인더스트리에 언제부터 나타났고 그로 인해 파생되고 변화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딥페이크 기술은 브랜드와 마케팅 담당자에게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해외 유명 연예인과 캠페인을 벌이기가 어려워졌을 때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자국 배우에게 연기를 시킨 다음 그 영상에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경우가 있었다.


필터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딥페이크

 

기술은 한층 고차원으로 접어들었다. 팬데믹 기간 한동안 공백이 있었던 패션위크가 ‘딥페이크 런웨이’라는 신종 패션쇼로 탈바꿈했었다.

 

‘Clones’라는 제목의 ‘발렌시아가’ 2021 S/S 런웨이는 딥페이크 기술과 3D 모델링 기술로 제작된 대표 콘텐츠다.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걷는 여러 명의 모델은 사실상 단 한명, 브랜드의 뮤즈이자 아티스트인 엘리자 더글라스(Eliza Douglas)의 얼굴을 컬렉션의 모든 옷에 합성한 결과다. 

 

쇼를 직관하는 관객 또한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 안에서는 딥페이크가 놀이가 되고, 바이럴 효과가 뛰어난 광고 마케팅의 일환으로 무섭게 뜨는 중이다.

 

 필터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딥페이크

 

작년 봄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극중 인물들이 등장하는 패션쇼 딥페이크 영상이 큰 화제를 모았다. 음성 합성과 링 싱크를 적용, 원작 소설의 일부 대사를 가져오기도 했다.

 

美 케이블TV 뉴스채널 폭스비즈니스는 ‘데몬플라잉폭스’라는 유튜버가 인공지능을 사용해 만든 가짜 발렌시아가 패션쇼 영상을 보도했고, 영상은 빠르게 밈(meme)으로 자리 잡아 관련 영상까지 쏟아졌다. 

 

1분 안팎, 총 3편이 만들어진 ‘해리 포터 바이 발렌시아가’라는 영상은 1편이 2024년 4월 현재 조회수 1225만회, 2편이 529만회, 3편이 183만회를 기록 중이다. 오리지널 패션쇼 영상에 등장하는 모델의 얼굴을 해리 포터나 헤르미온느, 볼드모트 등 영화 속 인물들로 합성한 결과다.

 

조금 아쉽다면, 모델 얼굴을 딥페이크하는 바람에 원래 영화 속 배우의 모습과는 달리 딥페이크 패션쇼 등장인물들은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볼이 움푹 팬 데다 무표정하고 차가운 표정이라는 점이다. 

 

 필터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딥페이크

필터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딥페이크

 

이처럼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또한 어떤 얼굴과 정체성이 ‘나’인지 확신할 수 있을까? 이제는 우리도 모르게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거름종이에 무언가를 여과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떠한 상품이 개인 정체성의 확장이라고 여길 때, 사람들은 더 많이 소비하고,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주위에도 이를 정당화한다는 것처럼 말이다.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본연의 것과 변형된 것, 사실과 허구가 구별되지 않는 디지털 세상에서 창출될 수 있는 가치는 오히려 진정성이 아닐까? 

 

‘거짓을 가장한 진실, 진실을 가장한 거짓’의 딥페이크가 진정성이란 필터를 통해 보다 윤리적이고 커스터마이징된 경험을, 무엇보다 진정성 있게 제공되길 기대해 본다.           ​ 

 

 

글 : 박승현 오프로드 상품기획전략실 총괄실장

출처 : 패션포스트 fpost.co.kr

원문 : 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fsp61&wr_i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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