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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아르헨티나 취업, 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무역관 르포] 아르헨티나 취업, 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 아르헨티나 취업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현지어 실력은 필수 -

- 한국과는 다른 조세제도, 노동법 등 사전에 정보 점검해야 -

 

 


윤예찬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에서 청년실업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빵(국내 취업)이 없으면 고기(해외 취업)를 먹으면 된단 이야기냐' 같은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고, 모 장관은 청년실업 대책으로 청년 10만 명을 나라를 콕 집어 나이지리아, 콩고, 캄보디아 같은 오지로 보내자고 발언했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는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청년 해외취업사업인 'K-Move'가 국정 과제로까지 격상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해외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의 대부분이 미국, 유럽, 일본 또는 중국과 같은 선진국이나 국내 기업 진출이 활발한 국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언어장벽이나 좋은 근무환경 같은 취업 자체 조건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치안이나 한국 식품 조달 같은 자잘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이들 국가가 중남미나 중동, 아프리카, CIS와 같은 소위 '험지'에 비해 우수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머나먼 중남미까지 기회를 찾아오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중남미까지 오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선진국보다 더 기회가 많을 것 같아서, 또는 젊을 때 도전해보고 싶어서 같은 대답이 다수를 차지한다.

 

아르헨티나는 중남미에서 멕시코, 브라질에 이은 제3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고, 교민사회는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국인데 막상 한국에서의 관심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가장 멀리 떨어진 나라라는 심리적인 측면도 있겠으나, 아무래도 아르헨티나의 폐쇄적인 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한국과의 교류가 뜸한 것이 큰 이유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아르헨티나로 와서 창업, 취업을 해보겠다고 해도 마땅히 쓸만한 정보가 부족한 편이고 와서 몸으로 부딪히다 보면 여러 가지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부딪혀 예상보다 일찍 귀국하는 사례도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한국에서 아르헨티나에 오기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중급 이상의 스페인어는 기본

 

이 부분은 너무나 자명해서 길게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어 강사를 할 것이 아닌 한 중급 이상의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것은 아르헨티나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여기서 중급 이상이라 함은 공인시험 성적으로 하자면 최소한 DELE B2 이상 수준으로, 사실상 현지인들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 보면 되겠다. 일부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면 영어 구사능력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현지 특성상 스페인어 구사능력은 필수 중의 필수다.

 

자신이 가신 기술과 능력에 대한 수요가 있는가?

 

해외취업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Contact Korea'라는 사업이 있다. 고급 기술인력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의 우수인력을 한국으로 유치해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이때 말하는 고급 기술, 우수 인력이란 대부분 한국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IT, 반도체, 자동차, 화학 분야의 기술인력을 의미한다. 한때 브라질을 대상으로 이 'Contact Korea' 사업을 해보려 했더니 "한국에 취업한 브라질 사람은 축구선수와 Churrascaria(브라질식 바비큐 식당) 요리사뿐이다"라는 보고가 올라와 포기했던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에 취업을 하려면 아르헨티나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능력이 본인과 매치가 되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사실 이 답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데, 현재 전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듯 IT 분야의 숙련노동자를 포함한 이공계 엔지니어링 분야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의류 디자인 계통에도 상당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교포사회가 섬유 의류분야에 광범위하게 종사하고 있고, 그동안 수입규제의 보호를 받아온 국내 섬유업계가 본격적으로 경쟁체제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벤치마크로 보고 있어 한국의 섬유산업,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현지 노동법에 대한 이해는 필수

 

한국에서 취업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 해당 기업의 취업 규칙을 살펴보는 것이 기본이듯 아르헨티나에 창업·취업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노동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친노동자적 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소문이 났으니 몰라도 다 알아서 보호되는 게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제도가 워낙 경직돼 있는데 노동력은 초과공급 상태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용주가 제도를 회피할 유인이 생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를 두고 Blanco(정식 고용), Negro(비공식 고용)로 구분한다. 본인이 취업하는 것이 정확히 국세청에 신고가 되고 세금을 내는 정식 고용인지, 취업 비자는 제대로 발급이 됐는지 등에 대한 꼼꼼한 체크가 필요하다.

 

퇴직금 조항도 잘 살펴봐야 한다. 아르헨티나 노동법에 따르면 해고 시에 보상급에 대한 규정만 존재하고 있어 자진 사직 시에는 기업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연간 20%를 넘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급여 인상은 어떻게 결정되는지도 잘 살펴봐야한다. 보통 산별노조의 협상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인상률을 적용받게 되지만, 본인이 어떤 노조에 소속이 되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비록 본인이 해당 노조의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인상률을 자동으로 적용받게 되므로 확인은 반드시 필요하다. 열거하자면 수없이 많은 사례들이 있는데 여기서 다 다룰 순 없고 취업 시에 현지 노동법에 대해 반드시 자세히 확인해 본인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비용 손익을 미리 계산해봐야 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취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급여 수준이 얼마일까 하는 점이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에 취직을 하려면 급여도 고려해야 하지만, 한국과는 다른 비용지출 구조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주택임차료, 각종 공과금, 장보기 물가 등이 한국과 모두 달라 실질적인 본인의 구매력(Purchasing Power)이 어느 정도 되는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다행히 도시별 물가를 비교해주는 사이트가 있어 일일이 슈퍼마켓을 가보는 수고를 덜 수 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사이트로는 Numbeo(www.numbeo.com), Expatistan(www.expatistan.com/cost-of-living) 등이 있다.

 

한국과는 다른 세제로 인해 세전소득과 세후소득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점에서도 유념해야만 한다.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의중임금'이라고 이야기하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근로자로 하여금 노동을 공급하게 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기대하는 임금을 의미한다. 쉽게 이야기해 최소 이만큼은 받아야 취업하겠다는 나름의 마지노선인데, 해외에서는 동일한 세전소득이라 할지라도 국내와 세후 소득이 차이가 나는 만큼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일괄적으로 사회보장세로 17%를 공제하고 소득세를 원청징수하는데, 동일한 세전소득 기준 세후 실수령액이 한국과 비교 시 다소 낮게 나온다. 또한 아르헨티나에 취업해 있는 동안은 한국에서 국민연금 납부를 하지 않으므로 이에 따른 기회비용 또한 고려해야 한다.

 

해외취업 기회를 떠올릴 때 아르헨티나가 잠재적인 타깃 리스트의 상위에 속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반복되는 경제 위기의 이미지가 남아있고, 중남미 공통이라 할 수 있는 치안문제도 분명히 존재하며 물리적인 거리마저 너무 멀다는 점만으로 쉽게 접근하기 힘든 것은 맞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언어장벽을 해결하고 현지에서 원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만큼 기회도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사회자 오프라 윈프리는 "행운이란 준비와 기회와의 만남이다(Luck is a matter of preparation meeting opportunity)"란 이야기를 했다. 아르헨티나에 기회가 있다면 남은 건 준비다. 비단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해외취업을 위해선 준비하고,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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