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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포스트] 목욕탕부터 도서관까지…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 이동숙

목욕탕부터 도서관까지…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낮과 밤이 다른 하라카도 파사드> 

 

올 4월 17일, 하라주쿠에 새로운 문화를 창조·발신하는 거점이자 크리에이터의 성지로 떠오른 ‘하라카도’가 오픈했다.  도큐플라자 하라주쿠점 ‘하라카도’는 지금까지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온 하라주쿠와 진구마에 지역의 서사를 바탕으로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발신하고 표현하는 시대적 배경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하라카도’가 들어선 곳은 오모테산도와 메이지 도리가 교차하는 하라주쿠 메인 스트리트이다. 도큐부동산은 도큐플라자 오모테산도 ‘오모카도’에 이어 건너편에 도큐플라자 하라주쿠 ‘하라카도’를 오픈시켜 하라주쿠·진구마에 거리에 새로운 가치를 발신하는 장소로 변모시켰다. 필자는 새로운 하라주쿠 문화를 창조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하라카도’ 오픈 당일에 방문했다. 

 

건축 외관부터 내부 공간디자인과 층별 개성 넘치는 테넌트, 기존 상업시설에서 볼 수 없던 콘셉트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목욕탕부터 도서관까지…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하라카도 파사드>

 

도시를 비추는 새로운 상업시설 

‘하라카도’의 ‘카도’는 3개의 한자 ‘각(角)·재(才)·문(門)’의 일본어 발음이 같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하라주쿠와 오모테산도(表参道)가 교차하는 진구마에 교차로의 ‘카도(角, 모퉁이)’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카도(才, 재능)’를 자극하고 성장시켜 새로운 하라주쿠 문화로 가는 ‘카도(門, 문)’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름처럼 교차로 모퉁이에 세워진 ‘하라카도’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문이 되어 새로운 문화와 독창성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건축 외관부터 독창적이다. 건축가 히라타 아카히사가가 설계한 하라카도의 파사드는 다면체 유리면으로 설계됐다. 유리면은 다양한 각도로 조합되어 계절마다 변화하는 거리풍경이나 하늘의 모습 그리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과 주변풍경을 비춘다. 즉 건물 자체가 도시를 비추는 새로운 상업시설로 밤이 되면 건물 외관을 통해 빛과 다양한 장면들이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하라카도’는 지하 1층, 지상 7층의 복합상업시설로 독창적인 외관과 함께 옥상 테라스의 경관으로 인해 이미 하라주쿠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옥상 테라스는 경사진 계단과 테라스 전체에 다양한 식물들로 채웠는데, 이는 오모테산도의 느티나무 가로수와 거리가 공존하는 새로운 도시를 표현하고 있다. 특히 테라스 경사진 계단에서 건너편 ‘오모카도’의 화려한 전광판과 하라주쿠의 거리가 대비되는 매력적인 경관을 경험할 수 있다.

 

-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


하라카도 층별 콘셉트와 테넌트 현황

지하 1층: 고스기유 하라주쿠 목욕탕

G층: 의류잡화, 디저트

2층; 잡지 아카이브 라이브러리 『COVER』 & 온라인 의류 실점포

3층: 크리에이터즈 플랫폼

4층: 다양한 문화와 교류하는 거점, 하라파

5층~6층 하라주쿠 골목 분위기의 F&B

7층: 진구 앞 교차로를 내려다보는 옥상 테라

목욕탕부터 도서관까지…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커버, 패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잡지를 집적>

 

‘하라카도’의 플로어 가이드를 살펴보면 층별로 개성 강한 콘셉트와 테넌트 구성이 신선하다. 특히 2층 잡지 라이브러리 ‘커버(COVER)’ 공간은 새롭다. 이곳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준다’는 취지로 개설됐다. 디지털기술과 SNS로 개인의 가치와 다양성을 표현하는 시대에 종이매체인 잡지를 통해 종이 미디어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커버’에 소장된 3,000여권의 잡지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망라하고 폐간된 잡지까지 있는데, 점내에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3층은 크리에이터 집결 공간이다. 이곳 공간이 특별한 점은 제1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나 기업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함께 공동·창조·발신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하라카도’가 문화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의 집결지가 된 역사적 배경도 알 수 있다. ‘하라카도’의 위치는 1960년대 ‘하라주쿠 센트럴아파트’가 있던 장소로, 당시 다양한 톱 크리에이터들이 모이는 문화 창조의 거점이었다.

 

‘하라카도’는 과거 ‘하라주쿠 센트럴아파트’의 문화를 계승하고, 정상급 크리에이터들을 집결시켜 ‘하라카도’ ‘오모카도’를 거점으로 하라주쿠의 특성과 문화를 창조하고 그것을 발신해 나간다. 그래서 ‘하라카도’의 콘셉트가 ‘문화 창조 및 발신 거점’인 것이다.

 

목욕탕부터 도서관까지…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오시 베이스 하라주쿠’에서는, 크리에이터·작품과 팬이 공간을 통해 연결해,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 

 

크리에이터들은 3층의 회원제 크리에이티브 라운지, 스튜디오, 디자인 사무소, 갤러리 등 ‘크리에이터스 플랫폼’을 통해 활동을 지원받는다. 패션, 사진, 디자인, 영화, 광고, 잡지 등 다양한 분야와 아이디어를 나누고 공유하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실제로 3층을 걷다보면 전문적인 콘셉트의 공간에서 크리에이티브한 활동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또한 3층은 크리에이터의 작품과 팬이 공간을 통해 연결과 교류의 장소로서 구경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도쿄의 문화를 형성해 온 하라주쿠만의 다채로운 디자인과 콘텐츠를 마주한다.

 

체험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하라카도’는 모든 공간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4층은 전체가 ‘Nature·Chill Out X 하라주쿠에서의 체험’이라는 테마로 꾸며졌다. 그중 크리에이터의 제품과 아이디어를 만난 수 있는 퍼블릭 공간 ‘하라파’는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크리에이터가 도심 한복판에서 휴식 같은 자연을 느끼며 지속가능한 예술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방문객도 이와 같은 크리에이터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까이서 감상하고 공감할 수 있다. ‘하라파’ 공간은 어린 시절 놀이의 소재가 되었던 태양, 바람, 비, 흙, 벌레, 초록을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중앙에는 공간 콘셉트가 가장 잘 드러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붉게 타오르는 듯 보여 ‘태양의 모닥불’로 불리는 디지털 모티브는 모닥불의 흔들림과 태양의 장대함을 연출하고 있다. 

 

그 주변으로 동그랗게 의자를 배치했는데, 이는 ‘하라카도’가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 그리고 사물을 연결하고 경험의 즐거움을 주는 장소임을 말해준다. 실제로 ‘하라파’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소통하는 모습, 작품이해를 위해 직접 작품에 참여하는 풍경 등 방문객 모두가 다채로운 연결과 체험을 즐기고 있었다. 

 

목욕탕부터 도서관까지…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4층 '하라파' 퍼블릭 공간>


목욕탕부터 도서관까지…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인조 잔디 테라스>

 

5~6층은 색다른 공간디자인과 어울리는 F&B 테넌트로 구성해 쇼핑과 먹거리, 휴식을 겸비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특히 7층의 옥상 테라스와 이어지는 공간은 인조 잔디 위에 낮은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 사람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하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7층 옥상 테라스는 연간 약 8,900만 명이 통행하는 진구 앞 교차로를 내려다보는 절경이 포인트이다. 개방감이 확장된 테라스는 마치 하늘에 떠 있는 숲처럼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싱그러운 공간이기도 하다. 건너편 ‘오모카’도의 대형 사이니즈의 화려한 영상과 옥상 테라스 전경만으로 ‘오모카도’와 ‘하라카도’ 2개의 상업시설은 이미 하라주쿠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우뚝 섰다. 이곳에 팝업 스페이스를 연동해 다양한 기업, 브랜드와의 협업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목욕탕부터 도서관까지… 크리에이터의 성지 ‘하라카도’
<고스기유 목욕탕>

 

하라주쿠 한복판에 목욕탕을 만들다

‘하라카도’에서 가장 흥미로운 공간은 지하층 목욕탕이다. 이곳엔 90년 전통의 노포 ‘고스기유 목욕탕’이 ‘고스기유 하라주쿠’로 오픈했다. 하라주쿠 한복판에 대중목욕탕이라니! 관광명소인데도 불구하고 도쿄시내 기본 목욕탕 가격 그대로 어른 520엔 정도면 꽤 저렴한 편이다. 

 

고스기유 하라주쿠는 ‘거리의 목욕’이라는 콘셉트로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목욕탕을 만들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제공한다. 바로 그 점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상업공간이 아닌 ‘하라카도’만의 독창성과 경험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 그렇게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장하는 것이다. 방문 당시에는 오픈 후 한 달 동안 우선 하라주쿠 주민에게만 개방하기로 했기 때문에 기회를 놓쳐서 아쉽다. 하지만 다음 기회에 반드시 방문할 계획이다. 

 

새로운 콘셉트의 상업 공간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크게 늘었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온·오프라인을 유연하게 오가며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찾는다.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쉽고 빠르게 쇼핑을 즐긴다면,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토리와 콘셉트를 가진, 브랜드 고유의 특색과 매력을 마주하는 색다른 경험을 기대한다. 이제 소비자는 누구의 건축 디자인에서 어떤 예술품들을 마주하는지, 얼마나 신선하고 유니크한 것을 경험할 수 있는지 등 브랜드 인식에 대한 주요 터치 포인트를 ‘공간’에서 찾는 것이다. 

 

크리에이터의 성지가 된 ‘하라카도’는 층별 브랜드와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터치 포인트 요소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하라주쿠 한복판에 도쿄에서 잊혀가는 목욕탕 문화를 새로운 스타일로 제공했으며, 테넌트 및 아트 공간은 깊이 있는 경험을 견인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콘셉트로 참신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는 개인의 생각과 독창적 디자인을 승화시키는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함으로써 사업자 주체가 아닌 크리에이터가 주체가 되어 ‘하라카도’만의 터치 포인트를 집약시켰기에 가능하다. 결국 소비자들이 ‘하라카도’에서 영감을 자극하는 새로운 것과 오감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통해 ‘하라카도’만의 가치를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 



글 : 이동숙 한국VM연구회부회장

출처 : 패션포스트 fpost.co.kr

원문 : 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special&wr_id=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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