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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퍼잡스키: 즉흥적인 예술가, 재즈 음악과도 같은 그의 작품 세계

 

댄 퍼잡스키: 즉흥적인 예술가, 재즈 음악과도 같은 그의 작품 세계

 

1999년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화제는 단연 루마니아 파빌리온의 댄 퍼잡스키였다. 전시장 벽면이 아닌 전시장 바닥, 일련의 작은 타일 위를 댄 퍼잡스키는 그만의 독특한 드로잉으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곧 세계가 그를 주목하게 되었다.

 

 

댄 퍼잡스키는 루마니아 출신이다. 10살 무렵,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본 루마니아 정부는 그를 발탁하여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술을 훈련시켰다. 그러나 댄 퍼잡스키는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그만의 새로운 예술 세계를 열어갔다. 아이들의 그림을 닮은 듯도 보이고,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낙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댄 퍼잡스키는 단순한 드로잉을 통해서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은 세상의 모습들을 들춰낸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드로잉은 사회비판적인 드로잉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의 드로잉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사회비판적인 요소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드로잉에는 촌철살인 같은 예리한 직관력이 포착하는 세상의 이면, 그리고 잔잔한 그림자를 곁들인 유머가 늘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토탈미술관에서 개최되는 댄 퍼잡스키의 전시 <The News after the News>는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이다.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주목 받고 난 후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으며 2006년 테이트 모던, 2007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의 전시 이후 손 꼽히는 몇 안 되는 대규모 개인전이기도 하다.

 

 

이것이 과연 예술인가 낙서인가? 혼란스럽다. 하지만 즉흥적인 연주처럼 만들어진 그의 작품은 재치가 넘치며 그 어느 훌륭한 작품보다도 창의적이다.

 

“나는 나의 그림이 영원히 남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작업은 공간에서 즉흥적으로 구현되는 면이 적지 않지요. 그것은 마치 재즈 연주와도 같습니다”

 

댄 퍼잡스키는 한국 전시의 주제를 <The News after the News>로 정했다. IT 강국으로 다양한 소셜네트워크들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이 사회에 댄 퍼잡스키가 던지는 미디어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져 나올지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몇 달 동안 전시 진행 측과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서 받았던 한국 사회의 다양한 뉴스거리들이 그의 손을 통해서 어떻게 새롭게 탄생할지 역시 기대되는 지점이다.

 

 

Mass

1999년 무수히 많은 얼굴들을 콜라주 한 이 작품은 1999년 독일에 머무르는 동안 작가가 신문에 나온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오려서 콜라주 작품을 만들었다. 이번 한국 전시회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을 통해 퍼잡스키는 특정 시대에 신문에 나온 사람들 얼굴만으로도 한 시대를 대변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시소개 신문

댄 퍼잡스키의 전시가 소개된 실제 신문을 모아 놓은 작품. 많은 신문들 사이에 댄 퍼잡스키의 사인이 들어가 있는 사인이 있다. 장난기 많은 작가는 자신의 전시가 소개된 1유로하는 신문을 100장 사서 하단에 싸인을 한 후 50유로에 판매 했다고 한다. 이런 작가의 행위는 미술시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

 

 

루마니아 혁명 기념 독립 시사 잡지

루마니아 혁명을 기념하면 만들어진 독립시사잡지 22에 기고 되었던 댄 퍼잡스키의 드로잉을 모아 놓은 작품이다.

 

 

전시 리플렛

당시에는 도록을 만들 제작비가 없어 이런 신문 형태의 리플렛을 제작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신문 형태의 리플렛이 댄 퍼잡스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제작비용도 저렴하고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형식이라 작가가 유난히 애착을 갖고 있는 리플렛 작품들이다.

 

 

War-food

2003년 어느날 이라크 전쟁에 대한 기사가 난 신문을 보고 작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신문 전면에는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비참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신문 하단에는 루이비통 광고가 나와 있었다고 한다. 전쟁 이미지와 상업적 광고, 맥락도 다르고 함께할 수 없는 이미지들이 동일한 신문 지면에 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차별적으로 이미지를 소비하게 만든 것이다. 작가는 여기에서 착안하여 War-Food라는 전쟁 콜라주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 작품 역시 이번 한국 전시회에 처음으로 소개된 작품이다.

 

 

댄 퍼잡스키가 한국에 와서 그린 모든 드로잉을 모은 슬라이드들이다. 슬라이드를 통해 소개된 그의 드로잉 노트 안에는 현장에 없는 숨은 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다.

 

디지털 문명과 현대인

한 사람이 손에 핸드폰을 들고 있다. 핸드폰에는 메모리, 주소록, 생일, 뉴스, GPS, 이메일, 트위터, 음악, TV, 영화, 사진, 어플 등이 가득하다. 하지만 정작 사람의 머리는 텅 비어있다. 댄 퍼잡스키가 바라본 한국인, 아니 나아가 현대인의 모습이다.

 

 

디지털 문명과 현대인2

우리는 혹시 오늘날 모든 것을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퍼잡스키가 바라본 디지털 존재는 그림처럼 노트북을 펼치면 머리가 나타나지만 노트북을 덮으면 사라지는 존재이다. 이 드로잉은 몇 개의 선으로 현상을 명확히 표현하는 퍼잡스키의 능력을 잘 보여주는 유명한 드로잉 중 하나이다.

 

 

서울의 모습

Coffee, café, Coffee, café, Coffee, café, 계속되서 반복되는 커피와 카페, 어디선가 낯이 익은 풍경이다. 한국에 처음 온 루마니아 작가에게는 서울거리에 줄지어 있는 커피숍들이 참 신기했다고 한다. 이것은 퍼잡스키가 바라본 한국에 대한 인상 중 하나이다.

 

 

서울의 모습2

이미지 위에는 서울에서의 문명에 대한 충격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퍼잡스키가 한국에서 바라본 또 하나의 놀라운 광경은 맥도날드 대리점이 많은 것과 빠리 바게트, 빠리 크로와상 처럼 빠리라는 이름이 들어간 많은 제과점이었다. 맥도날드의 MC와 에펠탑의 충돌, 그러고 보니 주변에는 맥도날드도, 에펠탑 로고도 참 많은 것 같다.

 

 

단어 장난

오늘날 신문을 보면 전쟁에 대한 기사가 한둘쯤은 빠지지 않는다. 전쟁은 퍼잡스키에게도 중요한 소재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심각히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퍼잡스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단어 장난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전쟁이라는 단어 “WAR”와 걱정이라는 단어 “WARRY”를 하나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전쟁을 걱정하고 있는 것인가?

 

 

관객들을 위한 공간

퍼잡스키는 이 공간을 통해 과연 그가 바라본 세상에 동의를 하는지 관객과 함께 고민을 하고 소통을 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 종이와 연필을 주면 아이들은 바로 무언가를 그린다. 하지만 10살이 넘어서면서부터는 종이 앞에서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타고난 재능이지만, 교육과 사회와의 과정 속에서 타고난 재능이 묻혀진다. 나는 사람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그런 능력을 일깨우고 싶었고 그것을 통해서 함께 이야기 하고 싶었다.”

 

자신의 드로잉은 일기라고 말하는 작가, 어디를 가던지 누구를 만나던지 사람과 세상을 만나는 순간마다 드로잉 북을 가지고 다니며 그림을 그리는 작가. 하지만 정작 전시장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그림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하는 작가, 댄 퍼잡스키에게 드로잉은 일종의 일기이고 기록이다. 물론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기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혹은 보지 못했던 것을 들춰내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과 의견이 반영되어 있는 드로잉이다. 게다가 유머까지 덧붙여진 그의 드로잉은 여느 예술작품보다 쉽고 편안하게 다가서게 되지만, 그 여운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Tag
#낙서 예술 #시사 예술 #댄 퍼잡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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