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독일의 레겐스부룩에 너무 자주 들러서 거기 오는 손님들끼리도 인사를 하는 조그만 프랑스 느낌의 카페가 있다. 여기에는 신문에서부터 시작해 패션, 컴퓨터, 자동차, 정치, 그리고 건축과 디자인에 이르는 독일에서 발간되는 수많은 신간 잡지들이 비치되어 있다. 이 카페는 나의 다양한 지식과 정보의 산실이다. 한 디자인 잡지에서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디자인이 있었다. Michael Anastassiades의 "Responsive Design"이 바로 그것이다.

과잉생산, 소비경제, 욕구 충족의 산물들이 넘쳐 흐르는 현대사회에서 디자인의 역할은 형태와 기능주의에 충실한 영역을 벗어나 있으며, 이제는 아이디어와 비평의 새로운 국면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해 지고 있다. "디자인은 이제 사물의 형태적인 질서에 대한 숙고에서 벗어나 인간의 무질서함을 다루어야 한다" (Oriol Bohigas)는 것이다.

Michael Anastassiades의 디자인은 바로 이러한 새로운 방향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인간이 그를 둘러 싸고 있는 사물에 참여하여 이루어 내는 사회적 혹은 반사회적인 인간의식이 반영되는 디자인의 세계를 보여 준다. 즉,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반영되는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새로이 정립해 보여 주고자 한다. 그의 dining table 은 사람과 사물을 공간 디자인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하고, 그의 Social light는 사람들의 대화가 있을 때 켜지고 Anti-Social Light는 대화가 없는 상태에 반응한다. 

우리의 테크놀로지의 끝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양식은 돌고 도는 일상처럼 순환하는 게 아닐는지.  이러한 환경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완성되는 "나"와 함께 삶의 공간 속에 공존하는 인격체로 살아나는 디자인은 하나의 현대 익명사회에서 유발되는 좌절과 무의식적 공포, 외로움 등에 대항하고자 하는 "영혼의 치료사" 같다.

┕ Anti-Social Light

┕ Atomic Mushroom

┕ BallVases.jpg

┕ Bedside table 2 & Weekend

┕ Bedside table & Alarm Clock

┕ corner mirror, message cups and mirror chair

┕ DININGTABLE

┕ Hideaway Furniture Type 1 (Closed)

┕ Mercury glass set

┕ Table L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