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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질 100년 - 광고와 디자인의 변천사

독일 대표적인 세탁용 세제인 페르질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아 제품 로고와 제품 포장재 리디자인 작업에 들어갔다. 헨켈사에서 만들어내는 세탁제 페르질은 1907년 6월 6일 탄생하여(개발된) 세탁의 혁명을 가져온 스스로 더러움을 제거하는 획기적인 세제발명품이었다. 페르질이라는 이름은 세제의 핵심 구성요소인 표백성분인 붕산계 페로보론(Perborat)와 더러움 제거성분인 규산염(Silikat)의 첫 음절을 따서 지어졌다.

 


페르질 로고

 

현재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세제(시장점유율 32%)인 페르질은 초기부터 포장재와 광고에 힘을 쏟았는데, 100년간 조금씩 변해온 광고와 포장용기가 시대별로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1907년(왼쪽)과 1921년(오른쪽) 포장재 모습

 

1907년 초기 포장은 녹색바탕의 종이 재질에 그림자를 넣어 강조한 하얀 글씨로 제품 이름을 표시하고 가운데에는 빨간색 타원형에 "근대적 세제"라는 제품 설명이 들어가 있다. 그 아래에는 검정색과 흰색 글씨로 "비비거나 표백할 필요 없는" 제품이라는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다.

14년 뒤인 1921년에는 가운데 붉은 타원형에 헨켈사 이름이 들어가, 회사로고 역할을 해주기도 하는데, 이것은 현재 사용되는 헨켈 로고의 기초가 되고 있다.

100년이 넘어가는 역사를 지닌 독일 사업체들은 의도적이던 아니던 나찌와의 관계에 얽히게 된다. 헨켈사 역시 외국인 강제 노동자를 고용해 공장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당행히도 헨켈사가 세제를 만드는 회사여서 군수산업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2차 대전중에 페르질 포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데, 전쟁이 끝나는 1938년부터 11년간 페르질은 제품 생산이 중단되었다. 페르질은 1950년에 다시 생산이 되기 시작하는데, 1938년경 포장용기와 1950년 재 생산에 들어간 페르질 포장용기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1965년부터 70년대까지 포장용기

 

1959년 헨켈사는 천연세제에서 합성세제로 변화를 시도하게 되고, 그런 결과는 가로로 눕힌 상자에 페르질 59라는 글자와 숫자가 강조된 형태로 나타났다. 1965년에는 다시 세로형 상자로 돌아가면서 처음으로 포장용기에 여성의 그림이 들어가게 된다. 여성의 모습은 물론 그 이전에도 페르질의 광고에서는 볼 수 있는 모티브였지만, 포장용기에 그림이 들어간 것은 1965년에 와서이다. 60년대의 이런 변화는 전쟁 후 사회가 점점 안정되어 가면서 일상소비재 생산과 수요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주부들이 이런 소비의 주체가 되어가는 사회적인 변화를 담고 있기도 하다.


1907년부터 2007년까지 페르질 포장재

 

1986년에는 환경공해를 유발하는 포스페이트(Phosphate)를 배제한 세제를 개발하였는데, 그런 점을 붉은 색 바탕의 하얀 글자로 용기에 표기하고 있다. 페르질 포장의 변화는 1994년 보다 친환경적인 메가입자 개발로 한번 더 변하게 되고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포장용기 디자인의 변화와는 별도로 페르질의 광고 역시 독일 광고 디자인 역사를 이해하는데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페르질은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이미 신문광고를 통해 획기적인 세제가 등장할 것을 예고하였다. 마케팅이나 광고전략이라는 용어가 생기기 이전에 "티져"를 통해 세상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다.

 


혁신적인 세제가 나올 것을 예고하는 1907년도 신문광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세제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포장용기에 넣어진 채로 판매한다는 차별전략을 썼다. 페르질이 처음 개발된 다음해인 1908년에는 하얀색 옷을 입고 페르질 문구가 들어간 하얀 파라솔을 든 남자들이 베를린 거리 홍보를 했는가 하면, 페르질 통 모양의 복장을 하고 걸어다니는 광고(워킹 액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1908년 하얀파라솔 행진 홍보를 이어간 1926년 거리 광고와 차량광고

 

1922년에는 베를린의 화가 쿠르트 하일리겐슈테트(Kurt Heiligenstaedt)가 "하얀 숙녀(Weisse Dame)"를 그려내 광고에 사용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페르질 광고에 등장하는 이 하얀 숙녀 모티브는 60년대까지 페르질 광고를 독점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는데, 특히 양철 에마일로 제작된 광고판은 지금도 수집가들 사이에서 비교적 고가로 거래되는 품목이기도 하다. 이 하얀 숙녀 모티브는 90년대에 한정품이지만 양철상자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쿠르트 하일리겐슈테트가 그린 하얀 숙녀 모티브

 


1927,28년 연기 글씨 (사진과 광고) / 1932년 빛을 쏘아 만든 글씨 광고

 


 1938년 포장재를 보여주는 광고(왼쪽) / 1955년 아기 모습이 들어간 광고 모티브

프린트 광고 외에 20년대에 프로펠러 비행기를 이용해 하늘에 연기로 페르질이라는 글자를 쓴 기발한 옥외광고를 하기도 했고, 밤하늘의 구름에 빛을 쏘아 만든 페르질 글자, 30년대 영화 광고를 비롯하여 독일 최초의 텔레비전 광고를 한 것도 페르질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어쩌다 털이 더러워진 흰 곰과 얼음여우, 펭귄 등을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선박에서 페르질로 빨래하던 선원이 깨끗하게 해주는 내용의 1948년 영화 광고는 유명하다.

1975년부터 10년간 텔레비전 광고는 뉴스 형태를 빌려 페르질 소식을 전해주는 형태의 광고를 내보냈었고, 그때부터 매년 일정기간 동안 양을 조금 늘리고 빨간색 리본을 두른 특별사은행사를 하기도 하였다. 2000년부터는 이 빨간 리본행사와 20년대 비행기 광고 요소를 결합해서, 연기 글씨대신 헬리콥터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을 빨간 리본으로 묶는 행사 광고를 내보내기도 한다.

 


2000년도 브란덴부르크 리본 광고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는 기존의 광고뿐만 아니라 베를린과 뒤셀도르프 시가지에 <페르질 경험 정류장>을 마련하여 4가지 새로운 페르질 광고와 페르질 광고 음악, 페르질 홈페이지에 접속되는 인터넷 터미널, 페르질 향기 발산 등 추가 기능이 들어간 정류장 시설을 만들어, 새로운 방식의 광고를 모색해온 페르질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2007년 페르질 경험 정류장 (뒤셀도르프))


100주년 기념 프로모션 선박

 

또한 헨켈사는 지난 5월4일부터 7월30일까지 페르질 100주년을 기념해서 350톤급의 프로모션 선박을 마련하여 강줄기를 따라 독일 내 17개의 도시에서 홍보 행사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이 선박 프로모션에서는 고대 이집트에서 빨래방법에서부터 2057년 미래의 가상 풍경까지 멀티미디어 영상으로 담아내는 빨래의 역사 전시와 1920,30년대 페르질 광고 영상자료를 보게 된다. (또한 가발과 텔레프롬터(Telepromter)의 도움으로 70년대 페르질 텔레비전 광고에 나온 배우대신 화면속에 투사되기도 한다.) 그밖에 페르질 실험실, 암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세탁기 등이 준비되어 있어 빨래에서 더러움이 어떻게 제거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세탁기 안으로 들어가 입체영상의 도움으로 세탁물의 관점에서 빨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느린 속도로 경험할 수도 있다. 또한 미래에는 "제임스"라는 지능형 옷장이 빨래문제를 알아서 해결해 준다는 가상 시나리오도 체험할 수 있다.   

 


새로 손질한 2007년도 포장용기

 

100주년을 기념하여 페르질의 새단장은 함부르크에 위치한 페터 슈미트 그룹에서 맡았다. 페터 슈미트 그룹은 기존의 줄무늬와 하얀 중심원으로 표현된 세제 입장의 강력함을 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 딱딱한 이미지였던 기존의 포장 그래픽을 원의 위치를 왼쪽으로 이동하고 물결의 이미지를 결합시켜 조금 부드러운 느낌이 나도록 하였다. 페르질의 새로운 로고는 이제는 60여개국에서 사용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페르질답게 재인식이 가능하면서도 페르질의 기능이 세제라는 점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프랑스에서는 페르질이라는 단어가 페터질을 가리키기 떄문에 르 샤(Le Chat)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스페인에서는 빕(Wipp),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는 딕산(Dixan)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판매, 유통되는데 포장용기 모티브는 같지만 색상결합에 약간의 차이를 두고 있다.)

 


100주년 맞이 광고

 

100주년은 맞이한 페르질 광고는 광고에이젼시인 뒤셀도르프 DDM에서 제작했는데, "페르질 100 - 이전까지보다 더 좋은(Persil 100 - Besser den je)"과 "페르질 100년 - 미래를 향한 순수 Persil 100 Jahre - Rein in die Zukunft"라는 슬로건(카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 여기에 맞춰 거리광고도 "100년간의 순수한 사랑", "100년간의 순수한 힘". "100년간의 순수한 우정" 등의 카피에 아기, 연인, 축구팀 등의 모습을 넣어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페르질의 100년 사를 돌이켜보면, 가장 일상적인 소비품인 세제도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포장재와 광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자료보관을 제대로 한다면 현대사회의 디자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헨켈사는 현재 500여개의 업체로 구성된 대기업으로 화장품, 접착제, 방수제, 표면처리제 등을 중점사업으로 한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헨켈사는 현재 낮은 온도에서도 적은 양으로도 깨끗하게 빨래가 되는 세제를 개발하여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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