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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문학의 북 디자인, 보이지 않는 것을 담아내다

근대 문학의 북 디자인, 보이지 않는 것을 담아내다

우리는 흔히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을 쓴다. 디자인이 바로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될지언정 자신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디자인을 실천하는 디자이너라고 자부할 수 있는가. 눈에 보이는 것이 디자인의 전부가 아니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디자인에는 어떠한 가치가 숨어 있을까. 그리고 그 가치는 과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일까.

디자인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視각적 VS 時각적

지난 5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페이퍼 로드, 지적상상의 길>이라는 전시에서 저마다 열심히 작품 사진을 찍고 노트에 무언가를 끼적이는 수많은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미적, 시각적 영감을 받고 있는 듯 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자신의 시각적 표현을 위한 영감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었을까? 미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보면 현혹되기 마련이다. 물론 디자이너는 이러한 것들에 예민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작품이 나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여러 시대의 작품들을 시각적 결과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시대를 대변하는 時(때 시)각적 작품으로 이해한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시대의 작품을 창조할 수 있을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바로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바라보는 것이다. 

디자인은 시대를 반영한다. 과거를 이해하는 것은 디자인의 기초이다. 시대에 따라 디자인이 변화해온 자취를 공부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진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다른 회사라도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이 출시되기도 한다.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처럼 말이다. 만약 디자인을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 한정짓는다면, 이 비슷한 콘셉트의 두 제품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북 디자인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에 국권을 피탈당하고 1945년 8월 15일 해방되었지만 미국과 소련에 신탁통치를 받았다. 1948년 대한민국을 수립하였지만 1950년 6월 25일 남북전쟁을 시작으로 1953년 7월 27일 결국 분단을 맞이한, 그리고 1960년대 반독재 체제에 시위가 끊이지 않았던 슬픈 역사의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이 시대의 문학작품들은 물리적으로 저항할 수 없었던 당시의 정신을 함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시와 소설이 대부분이었다. 출판은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와 그림을 모두 드러낼 수 있는 자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문학가와 예술가들은 억압이 아닌 절제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책을 만들어 냈다. 표지를 디자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문학 작품을 넘어 시대를 담아낸 것이다.

근현대를 살아온 문학가와 그들의 책을 통해 해외 작품에서는 쉬이 다가오지 않았던 더 큰 시각적 영감과 더 깊은 정신적 공감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동요동시집 종달새>, 아동문학가 이원수, 1947년, 새동무사, 그림 홍순무
붉은색 표지의 <종달새>는 현실 참여적 동시로, 식민지하의 감상적‧저항적 문학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사슬이 풀린뒤>, 오기영, 성각사, 1948년, 그림 정현웅
조국 독립을 위해 노력해 온 독립혁명가 오기영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제목에서 보여지는 사슬을 통해 억압된 당시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무서록>, 이태준, 1941년, 그림 김용준

<돌다리>, 이태준, 1942년, 그림 김용준

 

 






<장미의 계절>, 정비석, 창광사, 1949년

<자유부인>, 정비석, 정음사, 1954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일부 계층에 풍미하고 있던 퇴폐적 서구 사조를 묘사함으로써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던 자유부인의 표지는 서양식 수화기를 들고 있는 한 여인의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뿌르조아의 인간상>, 김동석, 탐구당서점, 1949년
‘순수의 정체’, ‘생활과 비평’, ‘고민하는 지성’의 3부로 이루어진 광복 후 발표된 김동석의 비평들을 모은 평론집이다. 표지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파란색은 시대를 바라보는 냉철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불꽃>, 선우휘 단편집, 을유문화사, 1959년, 그림 조병덕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 갈등을 극복하고 자기 개혁을 실천하는 주인공의 결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간고도>, 조병화 시집, 산호장, 1954년, 그림 조병화

<우화>, 조경희 수필집, 중앙문화사, 1955년, 그림 김환기

 

 





<예술과 인생>, 이주홍 수필집, 세기문화사, 1957년

<슬픈목가>, 정비석 장편소설, 춘조사, 1957년, 그림 김영주

 

 





<여정>, 강신재 소설집, 중앙문화사, 1959년

<저항의 문학>, 이어령, 경지사, 1959년, 그림 박서보

 

 






<그날의 햇빛은>, 손소희, 을유문화사, 1962년, 그림 김환기

<풍차>, 안수길 창작집, 동민문화사, 1963년




출처: 영월책박물관, Book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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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디자인 #표지디자인 #근대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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