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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무가지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무가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요즘 우리 삶의 가치는 때때로 돈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듯하다. 디자인도 예외일 수 없다. 값을 조금만 더 지불하면 그만큼 더 좋은 질의 종이를 선택할 수 있고 심지어 유능한 ‘사람’인 디자이너를 고용할 수도 있다. 이는 물리적인 표현으로써의 가치는 물론이고, 디자인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디자인의 핵심적인 표현을 위해 값비싼 공정이나 특별한 장치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디자인은 메시지"라는 마셜 맥루언의 과거 발언을 이해한다면, 디자인을 함에 있어 ‘더하고 덜어내야 할 것’을 결정하는 기준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값을 지불하고 값을 매기는 것에 익숙한 우리 삶에 ‘무가(無價)’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인가. 실제 ‘무가(無價)’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의 사전적 의미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값이 없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다는 뜻이다. 영미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상반되는 두 가지의 개념적 의미가 한 단어에 공존함이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이 단어는 ‘값’이 있는 존재가 결코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돈과 가치가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은연중에 시사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우리 주변에 ‘값’이 매겨져 있지 않은 존재를 생각보다 찾기란 쉽지 않다. 맘껏 들이 쉴 수 있는 공기를 제외한 모든 것에는 수요와 공급 만큼의 경제적 가치가 책정되어 있고, 그것을 소유하기 위해서 우리는 특정 값을 지불해야 한다. 1차적 부자재가 사람의 아이디어를 통해 또다른 차원의 2차적 생산물로 탄생되고, 그 외 기타 등등의 공정을 거치면 기하급수적으로 값어치가 뻥튀기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내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존재들 중, 값을 지불하지 않은 것이 몇 개나 될까? 아니면 값이 없는 존재는 무엇인가. 바닷가에서 주어온 돌멩이 하나도 잘못 주었다가는 철창신세를 지기 일쑤인 시대이다. 마트의 비닐봉투는 ‘공짜’가 아닌지 오래 아닌가.




‘공짜’와 ‘무가’의 차이를 알면 보이는 무가지의 가치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은 물건을 뜻하는 ‘공짜’와 ‘무가’가 엄연히 다름을 인지하고, 무가지를 바라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요즘 같은 세상에 태어난 ‘무가’의 ‘어떤 존재’는 과연 누구에 의해,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을까.

 




건축의 창으로 바라보는 초록빛 세상에 대한 희망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무가지인 ‘건축신문’은 1년에 총 4번에 걸쳐 건축은 물론이고 건축을 넘나드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예술문화에 관한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건축이라는 타이틀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상 건축이라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세상 이야기가 건축신문의 큰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2012년도 4월을 시작으로 얼마 전 4번째 신문을 발행한 ‘건축신문’은 건축이라는 분야의 전문성과 주변 분야와의 연계성을 디자인을 통해 보다 유연하고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흑백 2도로 이루어진 ‘건축신문’은 <정림건축문화재단>을 상징하는 단 하나의 별색인, 초록색을 통해 건축을 둘러싼 우리 사회가 희망의 초록빛으로 물들었으면 하는 <정림건축문화재단>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흑백의 단조로움은 건축의 이성적인 면모와 함께 신문의 객관성을 유지하게 하며, 이에 곁들여진 초록색은 현대건축의 개성있는 예술성을 대변하고 있다. 












무가지는 공짜가 아닌, 사랑이다!

로컬 매거진, <스트리트 H>와 <Hello 가로수길>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소소한 동네 이야기를 시작으로 예술과 문화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가 바로 이곳에서 그려지고 있다. <스트리트 H>와 <Hello 가로수길>은 그들이 얼마나 상대방에 푹 빠졌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어느 것 하나 놓치는 것 없이 책 한 권은 온통 홍대와 가로수길 이야기 뿐이다. 그만큼 이 두 곳은 한국에서 가장 트렌디할 뿐더러 많은 사람들의, 많은 사건들이 밤낮으로 생기고 또 없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스트리트 H>와 <Hello 가로수길>이 벌써 창간 3년을 훌쩍 넘긴 것은 이 두 동네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이 두 무가지에서 보여지는 발행인들의 열정이 홍대와 가로수길을 건재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흔히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랑에는 값이 없다. 사랑을 공짜라고 하지는 않지 않나. 어디에서도 공짜로 사랑을 얻을 수 없다. 값을 지불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즉, 무가지는 공짜가 아니다. 조금 낯뜨겁기는 하지만, 값을 매길 수 없는 사랑은 무가지라는 형식을 빌려 사랑을 전하고 있다. 
그들의 열정은, 다른 이들의 또 다른 홍대 그리고 가로수길 사랑을 낳고 있다. <스트리트 H>와 <Hello 가로수길>이 존재하는 이상, 이 두 동네도 꾸준히 사랑받지 않을까! 




<<Hello 가로수길 표지 디자인>




<스트리트 H 표지 디자인> 





인케이스(Incase)의 <Spectrum(스펙트럼)>

핸드폰 케이스로 알려진 인케이스에서는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의 무가지를 1년에 총 4번 발행하고 있다. 표지디자인만 보아도 느껴지는 <스펙트럼>만의 크리에이티브는 표지에 그치지 않고 사회, 문화, 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정성어린 콘텐츠를 통해 더욱 빛나고 있다.

Anywhere라는 타이틀의 캠페인은 ‘어느 곳에서나 잘 어울리는 인케이스’를 표방하는 브랜드 매거진이지만, 절대 노골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해당 브랜드에 국한하지 않고 곳곳에 흩어져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쳐가는 이들을 소개하는 <스펙트럼>만의 여유는 크리에이티브한 인케이스 그 자체이다. 


 









비싸거나 싸거나.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선택하는 기준에 ‘값’이 일순위가 된 것은 아닌지, 사람마저 값으로 매겨지는 요즘 세상에 댓가없이 가장 가치있는 행동과 가치를 실현하는 미디어가 바로 무가지가 아닌가 싶다. 무가지가 많은 세상, 아니 그보다 무가지의 가치를 아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진 제공.
www.junglimfoundation.org
www.street-h.com
www.hellostreet.net

. 최은영 

Tag
#무가지 디자인 #잡지. 매거진 #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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