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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덮개에서 인기 디자인 브랜드 제품으로 변신 : 스위스의 재활용 디자인 브랜드 프라이탁 Freitag

수명을 다한 화물차 덮개로 만들어지는 프라이탁 가방 (Photo: Noe Flum)

 

서구 젊은 사람들, 특히 디자인이나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1990년 중반부터 새로운 유행을 불러일으킨 가방 브랜드가 하나 있다. 바로 프라이탁 가방이다. 얼핏 보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다른 가방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데, 프라이탁 가방의 가장 큰 매력은 형태나 실용성만큼 프라이탁 가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프라이탁 가방들은 화물을 운반하는 트럭 화물칸을 덮는 두꺼운 피브이씨(PVC)로 만들어진다. 물론 새 것이 아니라, 화물 트럭들이 사용하다 낡아서 버려지는 헌 것들을 재활용한다. 화물차 덮개 외에도 일반 자동차의 안전벨트 그리고 자전거 바퀴 속 고무들이 가방의 재료가 된다.

 

화물차 덮개, 자동차 안전벨트, 자전거 속 타이어를 재활용하여 만들어지는 프라이탁 가방 재료의 특성을 잘 표현하는 그림

프라이탁 가방이 만들어지는 과정

설명수명을 다한 화물차량 덮개는 프라이탁 사로 옮겨져 우선 큰 조각으로 나뉘어 색깔 별로 보관된다. 적당한 크기로 잘린 지저분한 덮개들은 커다란 세탁기에서 세탁된 후에 재단사가 투명 아크릴 본을 이용해 재미난 무늬가 나오도록 재단하게 된다. 재단된 부분들은 취리히 공장이 아니라 취리히 신체장애인 공방과, 프랑스, 튀니지아, 포르투갈에서 박음질 되는데, 완성된 제품은 다시 취리히 공장으로 보내져 엄격한 품질검사와 사진촬영을 거치게 된다.
(Photo: Noe Flum)

 

이런 재활용 아이템이라는 환경문제 외에도 비록 일부분이긴 하지만 제품의 일부가 취리히의 신체장애인 공방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도덕성까지 갖추고 있다. 물론 프라이탁 가방이 큰 인기를 끈 것은 이런 환경이나 사회 도덕적 정당성 외에도 실제로 만들어진 가방들의 형태나 실용성, 견고성이 전혀 뒤지지 않고, 재활용 재료를 이용해 대량으로 만들어지면서도 각각의 제품이 유니카트(똑 같은 것이 없이 각각 유일한 제품)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화물차 덮개들에는 운반되는 제품 브랜드 또는 제조 회사이름이 커다랗게 들어가 있는데, 가방을 만들 때 이런 글자들의 일부분이 새로운 무늬가 되도록 재단 된다. 하나의 차량 좌우에서 나온 덮개라 할지라도 마모된 정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굳이 같은 부분을 재단한다 하더라도 조금씩 다른 가방들이 생겨나게 된다.

 

프라이탁 클래식 <F12 Dragnet>와 <F14 Dexter) 시리즈 (Photo: Peter Wuermli)

처음 만들어진 프라이탁 가방 형태. 아래 사진은 최근 모델로, 어깨 받침대를 첨가하였다.

 

프라이탁 가방 메신저 시리즈(F11-F14)와 2단계로 확장할 수 있는 <F14 Dexter>

다양한 크기의 클래식 시리즈. 지금은 30여 개의 모델이 준비되어 있다.( Photo: Peter Wuermli)

 

게다가 2002년 말부터는 F-CUT(프라이탁 재단이라는 의미)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가 트럭 덮개를 선택하고, 자기가 원하는 무늬로 가방을 재단하도록 하는 주문자 맞춤 생산방식을 도입하고 있어 그야말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자기만의 유일한 가방을 가질 수 있다. 

주문자가 자신이 원하는 무늬의 가방을 갖도록 해 주는 F-CUT(프라이탁 재단) 프로그램(개발: 세버린 클라우스) 화면. 온라인 주문자 맞춤은 현재 가장 클래식한 모델인 F12 Dragnet 형 가방만 주문할 수 있는데, 우선 트럭 덮개를 선택하고, 아래 쪽에 있는 5개의 조각으로 된 가방 재단 본을 마우스 옮겨 원하는 위치에 가져 놓으면, 위에 바로 가방 무늬가 보여지게 되어 있다.

 

트럭 덮개에서 회색 면으로 되어 있는 부분은 이미 다른 사람이 F-CUT 프로그램을 이용해 주문한 것으로 아무 회색 면이나 누르면 다른 사람이 주문한 가방의 생김새도 볼 수 있다.

 

프라이탁 가방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던 학생인 마르쿠스 프라이탁과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1993년 자신들이 사용하기 위해 적당한 가방을 찾던 중, 마땅한 것이 없어 직접 만들게 된 것을 계기로 탄생하였다. 당시 독일과 이탈리아 사이의 물류 교통로인 취리히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바로 옆에 살던 프라이탁 형제들은 도로 위를 달리는 트럭들의 덮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가방을 만들었다. 마르쿠스가 자신이 사용하려고 만든 가방은 우선 다니엘이 미국 일주 여행을 하면서 들고 다녀 그 내구성과 실용성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 그들의 가방은 친구들 사이에 관심을 끌었고, 친구들을 위해 가방을 만들어주던 것이 확대가 되어 15년이 지난 지금은 매년 12만 개의 가방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마르쿠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Photo: Isabel Truniger)

 

다양한 형태의 프라이탁 가방들
토트백 형식의 가방<F71 Laura>, <F72 Donna>, <F73 Cooper>, <F74 Bob> 시리즈 (위)와
내용물이 많으면 가방의 뚜껑을 세워 활용할 수 있는 <F17 Joe>, <F18 Rex> (중간과 아래)

 

여행용 가방 <Renegard>
크기가 다른 두 개의 부분으로 분리할 수 있어 용도에 따라 필요한 크기의 가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가방

 

크로스 형 메신저 백 <Knight Rider>

 

토트형 가방 <Miami Vice>와 <Leland>
원래 덮개 글자와 프라이탁 가방으로 만들어진 모습을 비교해 보면 타이포페이스 디자인에서 글자의 형태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여백의 형태가 가방의 무늬를 결정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팟 케이스와 작은 손 지갑 <Fritz> 시리즈
(이상 Photo: Peter Wuermli)

초기 학생들 주거 공동체 거실과 부엌, 욕조를 이용해 가방을 만들던 것이 이제는 이전의 막(Maag) 자전거 공장에 자신의 공장을 운영할 뿐 만 아니라, 스위스 취리히와 다보스 그리고 독일의 함부르크에 있는 프라이탁 전문 매장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일반 가방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로 판매되는 이 시대 문화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생산량이 늘어나다 보니 초기에는 취리히 공장에서 직접 가방을 만들었으나, 이제는 재단만 취리히 공장에서 하고, 박음질은 프랑스, 튀니지아, 포루트갈 그리고 적은 양이긴 하지만 취리히의 신체장애인 공방에서 행해지고 있다. 이처럼 규모가 커진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새로운 모델 개발과 디자인은 여전히 프라이탁 형제들이 직접 한다고 한다. 프라이탁의 독특함은 포장재와 전문 매장 디자인에서도 잘 드러난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프라이탁 전문 매장 1호점
화물 컨테이너를 쌓아 만든 프라이탁 매장은 프라이탁 형제들이 처음 가방 아이디어를 만들어낸 환경처럼 독일-이탈리아 간의 고속도로와 철길을 사이에 위치한다.
제품의 진열방식 또한 화물 운송을 연상시키게끔 만들어졌는데 제품 포장 박스가 그대로 수납함이 된다. 건축: Annette Spillmann, Harald Echsle, 디스플레이: Freitag lab ag.
(Photo: Roland Taennler)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프라이탁 전문 매장
역시 컨테이너 형태로 실내 공간을 만들고, 포장박스를 그대로 진열하도록 한 프라이탁의 매장 특성이 잘 드러난다. 건축: Blauraum architekten, 디스플레이: Freitag lab ag.
(Photo: Oliver Heissner)

 

“개성적인 재활용 프리웨이 메신저 백”이라는 점을 내세운 프라이탁 가방은 소재가 화물차량 덮개였기 때문에, 비, 바람에 잘 견디고 튼튼해 외부 활동이 많거나 날씨 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견고성을 잘 자랑한다. 프라이탁 가방이 재활용 자재를 이용해서 만든다고는 하지만, 디자인, 실용성 그리고 내구성에서 우수한 새로운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프라이탁 가방은 1997년 스위스 디자인 상을 비롯하여 F-CUT 프로그램으로 스위스와 유럽 아트 다이렉터 클럽에서 주는 새 미디어 생산에 관련된 상을 받았다. 또한 1993년 처음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이 취리히 디자인 미술관에 소장되고, 2003년에는 프라이탁의 <TOP CAT> 가방이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디자인 컬렉션에 소장되기도 했다. 2001년에는 디자인과 건축 서적을 전문으로 만드는 라스 뮐러 출판사에서 프라이탁 가방에 대한 책 <프라이탁 책>을 발간 하기도 하였다. 이런 사실들은 프라이탁 가방이 단순한 재활용을 앞세운 트렌드 제품이 아니라 발상에서부터 공정 그리고 판매에 이르기까지, 우리시대의 문제들 &#8211; 화물과 환경문제, 개성 있는 산업생산품 등 &#8211; 을 디자인이라는 큰 틀에 풀어가, 우리시대의 상황을 잘 반영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는 점을 뒷받침 해 준다.      

 

프라이탁 책, 라스 출판사 펴냄 (Photo: Peter Wuermli)

사진 및 자료제공: 프라이탁 사  www.freitag.ch
(Photo: Noe Flum, Peter Wuermli, Isabel Truniger, Roland Taennler, Oliver Heiss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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