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국내 리포트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그래픽 디자인 기획전 '交, 향 (Graphic Symphonia)'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하는 ‘그래픽 디자인 기획전 <交, 향>’이 지난 8월 11일(화)부터 오는 10월 18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되고 있다. <交, 향>전은 지난 50년 간 한국과 일본 그래픽 디자인의 흐름과 경향을 짚어보는 전시로, 양국 그래픽 디자이너 1세대부터 젊은 디자이너까지, 서로가 영향을 미치면서 다르게 변화되어 온 모습을 조망한다. 전시 제목 <交, 향>은 ‘서로 어우러져 진동한다’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출발, 한국과 일본의 디자이너와 디자인 문화가 만나 서로 어우러져 즐기고,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자는 화두로써 선택했다. 전시 외에도 학술행사, 좌담, 워크숍 등을 진행하여 ‘보여주는 것’에 머물지 않고 디자인 문화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전시장은 한국과 일본의 1세대 디자이너 대표작을 비롯해 20세기 한•일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 섹션과 한•일 디자인 연대기 및 한국 디자인스튜디오의 역사,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아카이브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전시의 프롤로그로서 전시실을 향하는 복도에는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한국과 일본 각 5명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交, 향’을 모티브로 제작한 새로운 포스터가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김경균, 강현주, 김신, 하라다 유마, 미마스 유스케, 무로가 키요노리 등 한국과 일본의 디자이너 및 디자인 연구자를 기획위원으로 위촉하여 작가 및 작품 선정, 전시기획 및 구성을 진행했다.

 

 

 

 

 

                                                        △ 한국 디자이너_김영철, 김경균의 포스터

 

 

 

 

                                           △ 일본 디자이너_하라다 유마, 후지모토 타카키의 포스터

 

 

첫 번째 전시공간에는 한국과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 1세대의 작품이 소개됐다. 한국의 ‘권명광’, ‘김현’, ‘조영제’의 88년 서울 올림픽 포스터와 마스코트 호돌이, 산업화의 과정에서 탄생한 기업 디자인과 광고 포스터 등 현대적 디자인의 시작을 이끌었던 작업이 전시되고 있다. 타이포그래피와 편집디자인 분야에서 한국의 현대적 그래픽디자인을 탄생시킨 ‘안상수’, ‘이상철’, ‘정병규’의 출판물과 작업들은 우리 문자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일본 그래픽디자인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가메쿠라 유사쿠’, ‘나카무라 마코토’, ‘나가이 카즈마사’, ‘다나카 잇코’, ‘후쿠다 시게오’ 등의 작품도 전시 중이다. 1964년 도쿄 올림픽 포스터부터 상업광고에 이르는 일본 그래픽 1세대의 광범위한 작업과 스기우라 코헤이의 ‘만다라’ 시리즈 등 일본의 주요 출판물 약 60여 권을 접할 수 있다.

 

 

 

 

 

 

                                                               △ 전시장 전경 모습

 

 

 

 

두 번째 전시공간에서는 한•일 양국의 중견 디자이너부터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신진 디자이너까지 아우르는 그래픽 디자인의 전개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포스터, 잡지, 북디자인, 인포그래피, 패키지, 캘리그래피, 아이덴티티 그리고 영상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장르를 총망라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이 공간에서는 자일리톨 껌 패키지와 이세이 미야케의 연작 포스터로 잘 알려진 ‘사토 타쿠’, 유니클로의 아트디렉팅으로 새로운 시각 언어를 구사하는 ‘사토 카시와’, 무지(MUJI) 아트디렉터로 잘 알려진 ‘하라 켄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시도로 그래픽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김영나’, ‘슬기와민’, ‘워크룸’ 등 한•일 그래픽 디자인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역들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한•일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의 연대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그래픽 디자인 문화> 프로젝트가 펼쳐졌다. 203 인포그래피연구소가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과 일본의 그래픽디자인 역사 50년을 사회문화와 더불어 살펴본 연대기, 한국의 디자이너와 디자인 스튜디오 문화에 대한 설문을 시각화한 인포그래피 그리고 한국의 스튜디오 문화를 이끌었던 대표 디자이너 10인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되었다. 특별히 전시장 출구에는 대형 플로터를 설치, 특정 시간마다 전시기념 10점의 포스터를 출력하여 관람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 전시장을 찾은 디자이너 하라 켄야 모습

 

 

 

이 밖에도 <交, 향>전은 전시뿐 아니라 학술행사와 워크숍을 통해 한국과 일본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조망한다. 8월 12일 개최되는 디자인 심포지엄 <그래픽 심포니아>에는 김현, 슬기와민, 이재민, 나카가키 노부오, 오쿠무라 아키오, 하라켄야 등이 참여하여 한국과 일본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9월 2일 개최될 <디자인 세미나>에서는 ‘디자인 교육’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의 미래’ 등을 주제로 한국과 일본의 디자인 상황을 심층적으로 돌아본다. 또한 8월 20일, 21일 양일간 ‘의성어+의태어+음악+춤+캘리그라피+타이포그라피 실험’을 주제로 한국과 일본의 디자인 전공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 창작 워크숍, 9월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 워크숍 ‘Think about tree"를 연다.

 

 

 

 

 

한국 디자이너

 

 

 

  △ 왼쪽부터 조영제 "88올림픽 공식포스터"_1985, 김현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마스코트 호돌이"_1983

 

조영제는 한국 그래픽 디자인계의 개척자다. 1970년대 한국에서는 기업인들조차 CI는 물론 디자인 개념이 없을 때였다. 이런 황무지 같은 시기에 제일제당, OB맥주, 제일모직, 신세계백화점, 한국외환은행 등의 CI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1980년대에도 대림산업, 국민은행, 동아제약, 기아자동차 등 수많은 CI 작업을 진행했다. 1980년대 한국 디자인 역사에서 가장 큰 도전과제가 주어졌다. 바로 88서울올림픽이다. 조영제는 올림픽조직위원회의 디자인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처음으로 맡은 역사적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무리 지었다. 전체 디자인의 디렉팅을 맡으면서 서울올림픽 공식 포스터는 직접 디자인했다. 1983년에 제작된 이 포스터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완성되었다.
김현은 조영제, 권명광, 안정언 등과 함께 한국 기업 디자인 분야를 개척한 1세대 디자이너다.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디자인팀에서 10년 동안 일하던 김현은 1983년에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디자인 지명 공모전에서 당선돼, 그동안 주로 했던 기업 광고와 포스터를 뒤로하고 운명적으로 새 길을 걷게 된다. 마스코트가 당선되면 수십 가지 응용형을 디자인해야 하므로 회사를 그만두고 1984년에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파크를 설립했다. 김현은 1986년 아시안게임 로고 디자인, 1991년 대전엑스포 마스코트 ‘꿈돌이’ 등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기업 디자인 분야에서 굵직한 흔적을 남겼다. LG의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을 비롯해 신한은행, LG25, LG패션, 웅진싱크빅, 국민은행, BC카드, 청정원, 퍼시스, 넥센, 교보생명, 국순당, 엘지자이, 등 여러 분야의 기업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을 수행했다.

 

 

 

 

 

 

                                                        △ 슬기와민 "YellowPages HK"_2015 

 

‘슬기와민’이라는 이름의 듀오로 활동하는 최슬기와 최성민은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2001년부터 작업실을 공유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최슬기와 최성민은 네덜란드 얀 반 아이크 아카데미에서 함께 디자인 리서치 작업을 하며 본격적으로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슬기와민은 미술관, 갤러리, 출판, 문화재단 등의 문화영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에는 BMW구겐하임연구소의 초청으로 그래픽 아이덴티티 작업을 함으로써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되었다. 2006년 갤러피팩토리에서 개최한 그들의 첫 전시회는 자신들의 디자인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준 프로젝트였다. 슬기와민은 이미지보다는 타이포그래피와 각종 기호에 그들의 역량을 집중시킨다. 최성민은 2013년 서울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의 총감독을 맡았다. 페스티벌 봄 2013년 포스터는 포스터 절반에 해당하는 거대한 색면과 흑백사진의 이질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이 매우 대담하게 표현되었으며, 이는 실험성 강한 예술제의 성격을 강렬한 느낌으로 전달한다.

 

 

 

 

 

 

                                                            △ 이나미 "더할나위없는"_2009

 

‘북 프로듀서’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나미는 글과 그림, 디자인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디자이너다. 책을 엄청나게 사랑해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하고 싶어 단순히 북 디자이너가 아니라 북 프로듀서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인 1988년에 직접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리고 디자인까지 한 첫 책 <나무꾼과 호랑이 형님>을 발표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1995년에 스튜디오 바프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북 프로듀서로서 개성이 강한 책들을 연이어 기획하고 출간했다. 삼성출판사에서 나온 <100과 사전> 시리즈는 한국 출판시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기프트북으로 이나미를 북 프로듀서로서 널리 알렸다. 빨간 리본을 풀어 책의 중앙에 난 창문을 통해 책을 들여다보는 <빨간 블라우스>는 행위 예술가 이윰을 위해 디자인한 책으로 행위 예술가의 특성을 표현한 것이다. 아트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이런 기발한 디자인은 주로 예술가들의 전시회 카탈로그에서 많이 구사되었다.

 

 

 

 

 

일본 디자이너

 

 

 

                   △ 가메쿠라 유사쿠 Kamekura Yusaku(1915~1997)의 "18th Olympic Games" 디자인

 

일본 그래픽 디자인계를 대표하는 1세대 디자이너로 가메쿠라 유사쿠는 1997년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포스터, 기업의 심벌마크 등 많은 작업을 남겼다. 그 가운데에서도 1964년 도쿄올림픽 포스터는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육상과 수영 등의 올림픽 시리즈 포스터는 사진을 이용하는, 당시로써는 새로운 방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당시 일본의 사진 기술이 부족해 이 정도 수준의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모두가 만류하였으나, 올림픽만큼은 자국의 힘으로 해결하자는 각고의 노력으로 결국 세계적인 수준의 사진 포스터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은 포스터 디자인에 아트디렉터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이후 포스터나 광고 제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 사토 타쿠 Sato Taku(1955~)의 "Pleats Please Issey Miyake"_2008 디자인

 

자일리톨 껌의 패키지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사토 타쿠는 정제된 시각 언어를 통해 사물의 본질을 전달하는 데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는 실력자로 통한다. 디자인 해부라는 전시와 저술을 통해 자신이 디자인해왔던 대상을 그 제작 과정에서부터 폐기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마치 외과 의사와 같은 시각에서 철저하게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디자인이 이 사회에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묻고 답하는 실험을 계속해왔다.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하고 있는 물이나 쌀을 테마로 그 본질은 무엇이고 우리가 디자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의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렌딩 디자인부터 시작한 아트디렉팅 작업 가운데 2008년 제작한 의 연작 포스터는 이세이 미야케의 패션 작품을 스시 모양으로 연출하여 촬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신소재 패브릭의 부드러우면서도 잘 늘어나는 특성과 함께 일본다움을 최대한 강조하고 있다.

 

 

 

 

 

 

                            △ 하라 켄야 Hara Kenya (1958~)의 "Expo 2005 Aichi" 2002 디자인

 

무사시노 미술대학의 교수이자 일본 디자인 센터의 대표로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라 켄야는 세이브 그룹의 프라이빗 브랜드로 시작해 지금은 글로벌 브랜드로 정착한 무지(MUJI)의 아트 디렉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라 켄야는 포스터, 북디자인, 기업의 심벌마크 등의 그래픽 디자인의 영역만이 아니라 전시 기획이나 이벤트 프로모션, 기업의 브렌딩 개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활동을 통해 디자인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한 <디자인의 디자인>, <마카로니 구멍의 비밀>, <내일의 디자인>, <백(白)> 등 다양한 저술 활동과 <엑스포메이션> 등의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2005년 아이치 엑스포 포스터는 아이치현의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전해온 고서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의 모티브를 가져와 엑스포의 테마인 친환경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기에 매우 적절한 이미지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포터 _ 박하나

 

라프 시몬스(Raf Simons) x 스터링 루비(Sterling Ruby) AW14/15 - 이미지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영리를 목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를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등에 게재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필자에 의해 제공된 콘텐츠의 내용은 designdb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Tag
#그래픽 #디자인 #하라켄야 #전시
"그래픽 디자인 기획전 '交, 향 (Graphic Symphonia)'"의 경우,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발행기관이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