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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에 눈뜨는 인도 기업들 _ 프리티 차투르베디 (Preeti Chaturvedi)

 

최근 10년 사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며 각종 마케팅 전략을 펼쳐보이는 브릭스(BRICs) 국가에 주목하기 위해, 인도의 프리티 차투르베디(Preeti CHaturvedi)와 브라질의 조빌송 아제베두(Jovilson Azevedo)가 해외 필진으로 참여, 매달 자국의 브랜딩 트렌드를 소개한다. 그 첫 회로, 성큼성큼 세계 경제의 중심에 다가서는 인도 시장과 이제 막 브랜딩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인도 기업들의 브랜딩 동향을 소개한다.
 

브랜드 가치에 눈뜨는 인도 기업들

글  프리티 차투르베디(Preeti Chaturv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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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매년 글로벌 톱 브랜드를 선정하는 인터브랜드(Interbrand)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은 최근 발표한 연구 자료에서 앞으로 세계 경제계를 주도할 성공기업 스토리의 저자는 다름 아닌 인도주식회사의 거물급 업체들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와 같은 예상에 부응이라도 하듯, 주요 인도기업들은 대규모 회사인수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인도의 증권시장 또한 호황 장세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주목하는 인도의 초고속 경제성장의 이면에서 한 가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과연 인도에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가 존재하는가?” 그도 그럴 것이, 매년 인터브랜드(Interbrand)사가 주관하는 국제 브랜드 조사에서 인도 브랜드가 이제껏 단 한 번도 선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현재 인도가 맞닥뜨린 아이러니컬한 상황은 다소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자유시장 경제가 세계 100대 브랜드 리스트에서 제외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인도의 브랜드들이 글로벌 톱 브랜드 대열에 끼지 못하는 원인을 크게는 주관사의 자의적인 선정 기준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여기서 인도 경제가 처한 이중적인 현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급부상하는 신흥 경제국으로서 세계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세력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값싼 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자로 인식되고 있으며 결과물의 품질보다는 양적 경쟁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경우와 같이, 인도 역시 끊임없이 보다 싼 것을 요구하는 덫에 걸려든 먹잇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인도의 주력 분야가 IT 및 ITES(정보화기술서비스) 등 주로 서비스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력한 기업브랜드 육성이야말로 국가적 차원의 최우선 과제일수 밖에 없다.

인도의 기업들은 이제 막 이러한 현실에 눈뜨기 시작하였고, 브랜딩을 기업의 전략적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인도 기업들이 세계적 기업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분투하는 가운데 다국적 기업들 또한 고도로 특화된 지역시장 전략을 가지고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현재의 양상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롭게 지켜 볼 일이다.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 육성에는 복잡한 일련의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타타(TATAs)와 같이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인도의 주요 대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먹힐 만한 브랜드 이미지를 찾느라 부심해 왔다. 미탈-아르셀로(Mittal-Arcelor) 합병 건과 관련된 부정적인 언론기사나 독과점 의혹 등과 같이 나쁜 이미지로 이름을 얻고 싶은 기업은 없을 것이다. 타타는 좀 더 새로운 시장에서 나름의 입지를 확보했고, 남미나 중국, 미국 등지에서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추진해 왔다. 현재 타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마케팅위원회 등의 지역 단체들과 협력하여 그룹 차원은 물론, 특히 타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고, 이를 통해 인도 그룹이 밀고 있는 남아공 현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편, 서구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인도기업들의 글로벌 브랜딩 전략은, 킹피셔(Kingfisher)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의 지역적 뿌리를 부각시키느냐 아니며 감추느냐 사이에서 눈치 빠른 줄타기를 해야만 한다. 인도출신의 이민자가 많은 영국에서는 인도 기업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반면, 인구 분포가 상이한 타 시장에서는 글로벌 이미지를 보다 부각시키는 쪽을 택하고 있다.

그림 2. 킹피셔(Kinfisher) 사의 광고 캠페인

 
지금 인도 기업들은 세계적인 선도 브랜드들의 저가 서비스센터라는 굴레를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잘 나가는 국제 기업들을 위한 하청 생산지라는 그늘 밖으로 나오는 일은 여전히 힘들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IT/ITES 산업을 중심으로 한 인도의 서비스 산업분야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독자적인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대한 요구는 더욱 절실해 지고 있다.
 

 

그림 3. 와이프로(Wipro)의 브랜딩 전략을 이끌고
있는 아짐 프렘지(Azim Premji) 회장

“혁신 응용”이라는 캠페인으로 성공을 거둔 와이프로(Wipro Ltd.)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IT 대기업은 마케팅 및 브랜드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70% 확대하였는데, 그 배경에는 차별화된 가치 제공이야말로 첨예해져 가는 국내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인식이 깔려있었다. 이를 계기로 인도의 IT 분야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일대 전환이 일어났고, 앞 다투어 막대한 예산을 기업의 브랜드 홍보에 투입하고 있다. 관련 예산이 수입의 1%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브랜딩에 무관심했던 IT 서비스 기업들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와이프로 테크놀로지의 최고기술책임자인 디바카란 만가라스(Divakaran Mangalath)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경쟁 환경에서 제품디자인 및 고객서비스에 대한 투자와 혁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혁신과 차별화만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대기업의 경우, 자잘한 운영상의 문제들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혁신은 인력과 운영 면에서 매일매일 개선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품과 유통체계의 일괄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도모하는 상명하달 식 접근법이 아니라, 바로 이와 같은 일상화된 혁신이다.”
 

 그림 4. TCS사의 광고

인도 IT관련 서비스 산업의 또 다른 공룡인 TCS(Tata Consultancy Services)는 “확실성을 경험하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수립하고, 광고 및 브랜딩에 연간 8백만에서 1천만 달러 가량을 지출할 계획이다. 이 새로운 브랜드 전략은 두 가지 측면에서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첫째로는 기업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IBM과 EDS와 같은 세계적인 선도 기업들의 반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적합한 인재를 유치, 보유하는데 필요한 기업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브랜드 캠페인의 첫 단계에서는 인쇄매체를 집중 활용할 예정이다. IBM과 EDS, 엑센츄어 등 글로벌 선두주자들이 집중화된 브랜드 전략을 통해 탄탄한 소비자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TCS의 새로운 브랜드전략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산업 관련 조사기관 IDC에 근무하는 무라이둘 바츠(Mrydul Vats)에 따르면, 인도기업들은 브랜딩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문제들에 봉착해 있고, 이는 IT 서비스분야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이 현상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인도기업들은 저가 시장에 집중되어 있고, 대부분의 영역에서 HP나 IBM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전혀 없다. 인포시스(Infosys)와 캡제미니(Capgemini)의 인력규모는 6만~6만 5천명 선으로 동일하지만, 캡제미니가 이 인력으로 연간 130억 달러의 수입을 운용하는 반면, 인포시스의 수입액은 30억 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인도 기업들이 품질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해외 공급모델에 필요한 단순 공급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예를 들어, “평면으로 생각하라”라는 브랜드 캠페인으로 어느 정도 국제적 관심을 얻을 수 있었던 인포시스와는 달리, TCS는 세계 시장에서 전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인도기업들이 세계 컨설팅분야에서 충분히 그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바로 이 부분에서 브랜딩이라는 전략적 수단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이프로의 “혁신 응용” 캠페인은 이와 같은 유리 천정을 깨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이면에는 와이프로를 애널리스트들과 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공히 인정하는 혁신 리더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를 위해 전략적 혁신자로서의 기업 브랜드를 구축하고자 부단히 애쓰고 있는 것이다. 아짐 프렘지(Azim Premji) 와이프로 회장은 혁신을 단순 아이디어와 대비되는 행동, 더 나아가 디자인만큼이나 실행을 요구하는 영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혁신은 일상적인 업무과정에서의 점진적인 개선이나 번뜩이는 즉흥적 아이디어가 아니라, 회사차원에서 의식적으로 만들어가고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하나의 문화이다.” 혁신에 대한 이러한 정신은 웹사이트와 브로슈어, 각종 행사와 언론 보도자료, 애널리스트 및 유력 인사 관리 등 와이프로가 추진하는 브랜드 구축 활동의 전 영역에 반영되어 있다. 

인도를 차세대 경제대국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언론보도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감이 없진 않지만, 이와 관련된 노력들은 이해할 만한 것이다. 자면서도 기업 브랜딩에 대해 꿈을 꾸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브랜딩 캠페인들을 살펴볼 때, 인도 기업들이 브랜딩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명확해 보인다.

 

 

프리티 차투르베디(Preeti Chaturvedi)

차투르베디는 인도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브랜딩 전문 기고가이다. 델리대학교의 명문 여자학교인 미란다하우스(Miranda House)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녀는 일렉트로룩스(Electrolux)사 인도 대표를 지낸 라지브 카왈(Rajeev Karwal)과 함께 최근 <인도의 기업블로그 문화(Corporate Blogging in India)>라는 마케팅 서적을 출간하였다. 또한 그녀는 브랜드채널(Brandchannel.com)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인도 기업의 브랜딩 전략과 그 특색을 전세계에 소개하고 있다. preeti.chaturvedi@gmail.com
 

Tag
#인도 #브랜드 #차투르베디 #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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