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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디자인트렌드 2 – ‘합리주의 복고(RATIONAISSANCE)’

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디자인트렌드 2

– ‘합리주의 복고(RATIONAISSANCE)’

글 데이비드 리포트 트렌드 보고서 팀

 

그림 1. 디터 람스(Dieter Rams)가 디자인한 브라운 사의 빈티지 레코드 플레이어

 
‘합리주의 복고(래셔네상스; RATIONAISSANCE)’

합리주의(Rationalism)와 르네상스(Renaissance)의 합성어
키워드 : 스타일리쉬(stylish), 기능적(functional), 아이콘적인(iconic)

 

‘합리주의 복고’ 는 디자인 역사에 그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합리주의 복고는 바로 그 역사성 때문에 모더니즘과 미니멀리즘의 독재에 맞서 자유를 외치며 반역을 일으키는 미래지향적 트렌드라고도 설명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디자인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 임무를 다 하지 못한 디자인은 이내 따분한 것이 되고 만다. 이유는 역사성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합리주의 복고란 일시적이거나 스쳐 지나가는 유행을 뛰어 넘는, 그 무언가를 가리킨다.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이, 합리주의 복고는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것을 추구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함과 아이콘적인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 특히 상징성으로 표현되는 아이콘적 특성이 바로 합리주의 복고가 지니는 중요한 특징이다. 왜냐하면 아이콘적인 제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초월한(timeless)’이라는 말이 여기에 대한 그럴듯한 답을 주고 있다. 아이콘적 제품은 시공을 초월하여 디자인의 역사성을 극복해 낸다는 점에서 ‘기품 있는 연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사물에 대해 ‘윤리적’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면, 아이콘적 제품 또한 윤리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합리주의 복고는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간직하는 사물 즉, 유산이 될 수 있는 사물을 꿈꾼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어떤 제품이 아이콘적인가를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미래의 유산으로 남을만한 아이콘적 제품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런 사물을 창조하는 공식을 도출할 수 있다면, 그리고 제품 생산자들에게 그러한 지향을 가지고 경쟁하게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것은 어쩌면 닳고 닳은 사회에 대한 반작용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시공을 초월하여, 생산 방식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그러면서도 동시대성을 분명하게 담아내는 제품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간단히, 이 정의를 고전 디자인에 한 번 적용해보자. 야콥센(Jacopsen)의 개미의자,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의 바실리(Wassily) 의자, 베르네르 판톤(Werner Panton)의 판톤 의자에 적용해 보면 아주 잘 들어맞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 디자인의 커피메이커

그림 3. 애플 아이폰과 브라운 사의 계산기

 

합리주의 복고가 표방하는 스타일은 ‘면밀한 계획과 숙고’, 그리고 ‘충족감’이다. 이런 스타일은 현대적이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감수성을 반영한다. 전체적인 단순함 속에서도 발랄함과 풍부한 색감을 잊지 않으며. 재료 사용면에서는 경제성을 고려한다. 합리주의 복고 스타일에는 단순함과 섬세함, 신중함과 과감함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즉, 합리주의 복고 스타일의 제품은, 이해와 사용이 쉽고 오랫동안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제품을 가리킨다. 점점 더 복잡해져 가는 시대에 이러한 특성들은 때로 위안을 주기도 한다.

애플은 스타일리쉬하고 기능적이면서 아이콘적인 합리주의 복고의 원칙에 충실한 기업이다. 이 덕분에 애플의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매력적인 디자인 제품들은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애플이 자시의 최신 제품과 업데이트에 목숨거는 열성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도 가질만 하다.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는 디자인의 고전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옴으로써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합해냈다. 이 점은 애플의 성공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할 부분이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시대성의 통합을 통해, 최첨단 제품에 역사적 의미까지 부여한 것이다.

1960년대와 70년대를 풍미했던 디자이너 디터 람스(Dieter Rams)가 디자인 한 브라운(Braun) 사의 제품들을 보면, 얼핏 보더라도 현명한 디자인 차용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디자인은, 생물학에서 말하는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 다른 종의 생물이 서로 닮아 가는 현상)’라는 개념을 디자인에 적용한 훌륭한 예로, 고전적 제품에 대해 경의를 표하면서 동시에 이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있다.

1960년대에 디터 람스가 정리한 우수 디자인의 10대 원칙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만든다.
• 좋은 디자인은 미적이다.
• 좋은 디자인은 제품의 이해를 돕는다.
• 좋은 디자인은 주제넘지 않는다.
•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 좋은 디자인은 오래 간직된다.
•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일관성을 지닌다.
• 좋은 디자인은 환경을 생각한다.
• 좋은 디자인은 가능한 최소의 디자인이다.

 

그림 4. 나오토 후카사와(Naoto Fukasawa)가 디자인한 제품들

 

일본 디자이너 나오토 후카사와(Naoto Fukasawa)는 오늘날 가장 추앙받는 디자인계 거장 가운데 한 사람으로, 제품에 자신 만의 디자인 언어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개인 브랜드인 플러스마이너스제로(plusminuszero)를 통해 다양한 가정용 가전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특유의 빈틈없는 독창적 디자인으로 여느 제품과도 비교하기가 어렵다. 그가 디자인한 무지(Muji)의 벽걸이용 CD 플레이어는 합리주의 복고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다. 영국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은 최근 후카사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나오토는 일종의 벽을 뛰어넘어, 우리 중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세계에서 사유하고 있다는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그의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들은 우리의 것과는 다르다.”

 

그림 5 뉴뮤지엄(New Museum of Contemporary Art)의 외관과 내부

 

건축 분야에서 합리주의 복고 경향을 대표하는 예로는, 스웨덴의 삼인조 디자이너 클래손 코이비스토 루네(Claesson Koivisto Rune)가 디자인한 일본 교토의 문화공간 스페라(Sfera) 빌딩과, 일본 건축회사 사나(Sanaa)가 디자인한 뉴욕의 뉴뮤지엄(New Museum of Contemporary Art)을 들 수 있다. 제프리 이나바(Jaffrey Inaba)가 설계한 이 미술관 복도는 혁신적인 디자인 방식으로 접근,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차원의 여러 미술관 활동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하는 그래픽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미술관에 대한 정보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창출했다.

 

그림 6. 콘스탄틴 그리치치(Constantin Gricic)가 디자인한 의자(왼쪽)와 부훌렉(Bouroullec) 형제의 소파
그림 7. 샘 헥트(Sam Hecht)의 계산기 디자인

 

합리주의 복고 트렌드의 대표적인 디자이너들로는 앞서 언급한 재스퍼 모리슨과 나오토 후카사와, 클래손 코이비스토 루네 외에도 부훌렉(Bouroullec) 형제와 샘 헥트(Sam Hecht),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 등이 있다. 

“나는 디자이너들이 불필요한 것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유행을 따르는 모든 것을 없애야 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런 류의 것들은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 디터 람스

때로 우리는 약간 부족한 상태를 원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현대인들은 매일 최대 3천 개에 달하는 브랜드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 눈을 쉬게 할 만한 요란스럽지 않은 것, 제 기능에 충실한 것, 이해할 수 있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거는 무언인가를 찾는 것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데이비드 리포트(David Report)

 

데이비드 리포트는 다비드 카를손(David Carlson)이 운영하는 스웨덴의 디자인 매체로 디자인계 전반의 소식을 웹을 통해 전하고 있으며 매년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데이비드 리포트에서 예측하는 근미래의 디자인 경향은 ‘쿨처(Coolture)’, ‘합리주의 복고(Rationaissance)’, ‘책임 비즈니스(Responsibiz)’, ‘감성적 매혹(Sensuctive)’,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계의 붕괴(Breaking Boundaries)’이다. 계속되는 연재를 통해 보고서 전체를 소개한다.
www.davidreport.com

 

Tag
#복고 #디터 람스 #데이비드 리포트 #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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