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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디자인트렌드 3 – ‘책임 비즈니스(RESPONSIBIZ)’

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디자인트렌드 3

– ‘책임 비즈니스(RESPONSIBIZ)’

글 데이비드 리포트 트렌드 보고서 팀

 

그림 1. 재생지를 사용하여 만든 도자

 

책임 비즈니스(리스폰시비즈; RESPONSIBIZ)

책임있는(Responsible)과 비즈니스(Business)의 합성어
키워드: 전체적(holistic), 지속가능성(sustainable), 윤리(ethical)

 

‘책임 비즈니스’는 영리하고 인본주의적이며 책임을 다하는 트렌드를 일컫는다. 지속가능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정무역 등의 이슈들은 자연보호 단체나 유사 기관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시민사회와 기업영역으로 그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눈앞의 이익이나 대중적 관심을 끄는 데만 연연하면서 그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려는 기업들의 시도도 일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좋다.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 역시 수익 창출의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 아직 이 정도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책임경영진의 관심과 이해를 얻기 위해, 또 이들이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런 접근법이 가장 유효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인도적 가치를 진정으로 고려하는 기업을 기대하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연구소 트렌트부에로(Trendbuero)는 “의미 창출이 기업 이윤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인식에 일대 전환이 있을 것을 시사한다. 트렌트부에로는 의미를 창출하는 회사들은 비즈니스성과도 높을 것이라며, 이들의 미래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자신의 지식과 양심에 따라 오늘 최선을 다한 사람은 내일 행운이 함께 할 것을 믿어도 좋다.” 우리는 미래의 희망을 견인할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가지고 장난을 치거나 흉내내기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기업이 표방하는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영혼과 유전자 속에 완전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은 일정부분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비밀이란 공식적으로는 사망선고를 의미한다. “애써 노력하지 마라. 비밀이 새어나가고 거짓말이 들통나면 너는 바보가 될 뿐이다.”  클라이브 톰슨(Clive Thompson)의 말이다. 옳은 일을 원하는 사람들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행위를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그린워싱(Greenwashing)’이다.

‘인식의 문(Doors of Perception)’의 운영자 존 타카라(John Thackara)는 최근 그린워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업계에서 그린워싱은 대부분 이름이나 상표만을 바꾸는 행위를 의미한다. 전례를 보건, 나무나 새, 이슬방울 같은 이미지로 포장된 제품은 독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포장박스에 찍혀있다면 그 제품은 단 몇 초 이내에 당신의 피부를 벗겨낼 것이다.”

기술력의 발전과,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빠르게 소통하게 되면서 세상은 훨씬 투명해졌다. 오늘날 우리, 적어도 기술력의 혜택을 받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전지구적인 네트워크에 속해 있다.

책임 비즈니스는 사람들의 필요나 전지구적인 공정성의 문제와 별개로, 자연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는 일이기도 하다. 영국의 ‘두뇌 및 행동 단체(Think and Do Tank)’인 신경제 재단은 최근 “(지금까지의 어긋난) 발전의 방향을 바꿀 시간은 겨우 백여 달밖에 남지 않았다. 그 후에는 너무 늦어 버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비록 지나치게 극단적인 선언인 면도 있지만,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그림 2. 피푸백(Peepoo Bag)


그림 3. 라이프스트로(LifeStraw)

 

흥미로운 접근 방식으로 전지구적 공정성을 위해 일하는 기업으로, 스웨덴의 피푸플(Peepoople)을 들 수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피푸백(Peepoo Bag)’은 재미난 혁신을 이루어냈다. 개인용 변기라고 할 수 있는 피푸백은 볼 일을 본 즉시 배설물을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주변은 물론 광범위한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세계 어딘가에서는 오염된 물 때문에 15초마다 한 명의 어린아이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실로 유용한 제품이 아닐 수 없다. 덴마크의 인덱스 상은 지난 몇 년간 ‘차이’를 만들어낸 제품에 대해 시상해오고 있다, 그 중 ‘라이프스트로(LifeStraw)’라는 이름의 휴대용 개인정수기기가 특히 눈길을 끈다. 이 제품은 어떠한 지표수라도 마실 수 있는 물로 바꿀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앞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즉, 재료 선택 차원 정도에서 문제를 다룸으로써 사안의 중요성을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 감동과 진실성, 미적 특성과 호환성, 그리고 제품의 내구성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력 등의 진가를 공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림 4. 아르텍 '두번째 주기(Second Cycle)' 라인의 빈티지 제품들

 

제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빈티지 및 중고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핀란드 가구제조업체인 아르텍은 ‘2번째 주기(Second cycl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절감과 재사용에 대한 생각들을 구축했다. 사실, 아르텍은 그저 오래된 알바 알토(Aalvar Aalto) 제품을 구매해서 다시 시장에 내놓았을 뿐이다. 이를 통해, 아르텍은 의식적인 소비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키고, 진정성 있는 디자인을 존중하며, 독창성의 중요성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자 하였다. 움푹 파인 홈이나 긁힌 자국, 녹슨 부분은 각 제품에 담겨 있는 사연을 말해준다. 각 제품에 붙어있는 암호화된 RFID 태그에는 가구의 역사와 스토리, 그 뿌리에 대한 정보까지 담겨 있다. 이 태그는 휴대폰을 이용해 읽을 수도 있고 인터넷에 연결하여 새 주인이 된 자신의 스토리를 추가할 수도 있다.

 

그림 5. 이탈라(Ittala)의 제품들

 

핀란드 디자인회사 이탈라의 기업철학에는 이런 같은 문구가 있다. “이 쇼핑지향적인 세상에서는 의미 없는 물건들로 집안을 가득 채우는 일이 너무도 쉽다. 결국 기능이 다하고 유행이 지나 주변에 나뒹굴고 있는 수명이 짧은 물건들은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다. 이것들은 버려져 지구를 뒤덮은 쓰레기더미 위에 계속해서 쌓일 것이고, 그 와중에도 우리는 부지런히 새로운 물건을 사들일 것이다.”

이탈라의 이러한 혁신은, 모든 인간은 일상에서 의식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기업차원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지속성 있는 사물을 선택하는 일은 일상의 삶에서 우리의 감각을 즐겁게 하고 조화를 창출해낸다. 이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운명에 놓인 제품을 사는 것과는 다른, 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이탈라의 이러한 디자인철학은 “사물은 항상 적절하고, 오래 지속되며, 기능적이어야 한다”는 카이 프랭크(Kaj Franck)의 철학에 기초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일상적 용도로 고안된 사물에 보편적 사용성을 부여하는 것이야 말로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미래에는 윤리적 행위와 전략적 비즈니스의 관련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도덕적 가치가 분명하지 않으다면 누구도 그 제품을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원절약과 같은 부분적 기능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가 미래에 기대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인간과 사회 전반에 가시적인 혜택을 가져다 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 좋은 예로, 뉴욕 디자이너 스티븐 버크(Stephen Burk)가 미국 제조업체 아르테니카와 글로벌 비영리단체 ATA(Aid to Artisans)와 함께 제작한 작업을 꼽을 수 있다. 버크의 ‘양심적인 디자인’ 제품은 전통 수공예를 고품격 디자인으로 승화시킨 것으로, ATA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 제품들은 일종의 전지구적 협동 작업의 결과물이다. 아르테니카가 전체적인 관리를 맡고, 유명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세계 전역의 장인 공동체들이 수공예 작업을 담당하였다. 

이 같은 작업 방식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단순한 자선활동에 머물지 않고 지역적 변화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더 현대적이고, 더 지속가능하며, 장기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데이비드 리포트(David Report)

 

데이비드 리포트는 다비드 카를손(David Carlson)이 운영하는 스웨덴의 디자인 매체로 디자인계 전반의 소식을 웹을 통해 전하고 있으며 매년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데이비드 리포트에서 예측하는 근미래의 디자인 경향은 ‘쿨처(Coolture)’, ‘합리주의 복고(Rationaissance)’, ‘책임 비즈니스(Responsibiz)’, ‘감성적 매혹(Sensuctive)’,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계의 붕괴(Breaking Boundaries)’이다. 계속되는 연재를 통해 보고서 전체를 소개한다.
www.davidreport.com

 

Tag
#지속가능성 #윤리 #공정성 #데이비드 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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