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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디자인트렌드 4 – ‘감각적 매혹(SENSUCTIVE)’

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디자인트렌드 4

– ‘감각적 매혹(SENSUCTIVE)’

글 데이비드 리포트 트렌드 보고서 팀

 

 
그림 1. 리처드 허튼(Richard Hutton)이 디자인한 머그잔
 

‘감각적 매혹(센석티브 ; SENSUCTIVE)’

‘감각적인’과 ‘매혹적인’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Sensual’과 ‘Seductive’의 합성어
키워드 : 내러티브(narrative), 마음을 끄는(engaging), 감성적(emotional)

 

오감에 호소하여 소비자를 매혹하는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감각적 매혹’은 그러한 방식으로 인간의 욕망과 즐거움을 충족시키는 디자인 경향을 지칭한다. 새로운 지식권력계급인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기술 관료)와 첨단 기술력의 성과물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오늘날의 인간이란 존재는 때로 테크놀로지가 구현하는 큰 그림 속에서 연관성 없는 곁가지로 여겨질 때가 있다. 가시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한다거나, 온 몸으로 생생한 감각을 느끼기 원하는 것은 이러한 소외감을 극복하기 위해서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감성적 디자인이 가져오는 경험을 추구한다. 여기서 감성적 디자인이란,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여 새로운 지평을 여는 디자인을 뜻한다. 이 점에서 감성적인 디자인이란 시적인 경지에 이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스스로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해 주는 감각적 디자인, 이것은 자기 인식의 기회를 제공하는 디자인이다.

 


그림 2. 페트라 에이흘러, 수잔네 케슬러(Petra Eichler/Susanne Kessler)의 '종이 숲(Paper Forest)'

그림 3. 넨도(Nendo)의 옷걸이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경험을 원한다. 또 다른 이들과 이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감각적 매혹은 개성, 소규모 친목 모임, 벌거벗은 듯한 솔직함이나 자연스러움을 뜻하는 키워드이다.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하는, 작지만 특별한 순간. 이러한 순간들이 바로 감각을 맞닥뜨리는 시간이며, 삶의 충실함을 경험케 하는 친밀함의 순간들이다.

감각적 매혹에 기초한 디자인은 사람들의 꿈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페트라 에이흘러와 수잔네 케슬러(Petra Eichler & Susanne Kessler)가 드로흐(Droog) 사를 위해 디자인한 ‘종이 숲(The Paper Forest)’은 빛과 소리를 이용해 우리의 사유를 방랑의 세계로 초대한다. 일본의 디자인 그룹 넨도(Nendo)의 덩굴식물처럼 생긴 옷걸이도 우리의 무의식에 말을 건넨다. 이탈리아의 가구 브랜드 모로소(Morosso)가 선보인 2008년 밀라노 가구박람회 쇼룸은 차갑고 어두운 빗방울과 희미한 청색 조명으로 관람객들의 감각을 자극하면서 소통을 시도했다.

 


그림 4.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의 '날씨 프로젝트(The Weather Project)' 전시 장면

 

경험을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이다. 엘리아손은 다차원적 설치 작품을 세계 각지에 선보이며 명성을 얻고 있다. 그가 현재 진행 중인 ‘뉴욕시 폭포 프로젝트(The New York City Waterfalls)’는 감각적 경험에 대한 좋은 예를 보여준다.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3-2004년, 런던 테이트모던(Tate Modern)에서 미술계와 대중의 주목을 끈 ‘날씨 프로젝트(The Weather Project)’를 회고해 볼 수 있겠다. ‘날씨 프로젝트’는 특별하고도 강력한 경험을 선사한 작품으로, 인간을 둘러싼 세상을 받아들이는 근본적인 행위에 주목하게 하고 이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데이비드 리포트는 그간 디자인과 브랜드, 예술 등을 논하면서, 항상 문화적 맥락을 강조해 왔는데, 이 ‘날씨 프로젝트’야말로 그 진수를 보여주는 예에 해당한다.

 

 
그림 5. 파올라 나보네(Paula Navone)가 디자인한 의자
그림 6. 파올라 나보네가 디자인한 레스토랑 파네 에 에쿠아(Pane e Acqua)의 모습

 

감각적 매혹은 감정과 개인적 순간에 대한 것이며, 사람들의 기억과 연관되어 있어서 더욱 특별한 매력을 지닌다. 감각적 매혹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며, 인간적인 면모를 가지고 사람 사이를 이어준다. 이 대목이 감각적 매혹의 핵심이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파울라 나보네(Paula Navone)는 독특한 정서와 독창적인 감성을 지닌, 인간미 넘치는 인테리어와 사물을 창조해 내면서, 세월의 흔적을 지닌 듯 기품 있는 디자인으로 대가의 반열에 올라서 있다. 그녀는 과거의 디자인을 재발견하여 현대적인 형식을 통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아울러,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재가 가진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녀의 디자인은 경험을 또 다른 차원으로 전이시켜 미묘한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감성은 옛 것과 새 것이 어우러져 자아내는 매력이다. 나보네의 디자인이 빚어내는 감각적 매혹은 사용자들에게 따뜻한 감각을 선사함과 동시에 과거의 경험과 그에 대한 기억을 일깨운다. 밀라노의 멀티 쇼핑몰 스파지오 로산나 올란디(Spazio Rossana Orlandi)에 자리한 레스토랑 파네 에 아쿠아(Pane e Acqua)는 파올라 나보네의 디자인 세계를 이루는 감각적 매혹의 면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감각적 매혹은 자연과 그 안에 내재된 신비함에서 영감을 빌려온다. 서리를 맞은 채 풀밭 위를 나뒹구는 겨울 사과나 안개 낀 초원의 아침 풍경… 반대로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모습들을 조명하기도 한다.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의 시 구절을 인용하면, “여기 도시의 삶은 시적이고도 기상천외한 주제들로 가득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그림 6. 일제 크로포드(Ilse Crawford)가 디자인한 램프 'w08' 

 

앞서 ‘쿨처(COOLTURE)’에서 소개한 바 있는 디자이너 일제 크로포드(Ilse Crawford)가 설계하고 스웨덴 신생기업 베스트뵈리(Wästberg)가 제작한 램프 ‘w08’도 감각적 매혹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다. 크로포드는 ‘w08’을 단순한 램프 이상의, 밤을 함께하는 친구이자 동반자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제품의 소재가 지니는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소재는 특유의 메시지를 품고 있으며, 이 메시지를 사용자의 정서에 강하게 어필하여 그들의 관계 양상까지도 결정한다.”

영적인 요소는 줄곧 뉴에이지 신봉자들에게나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 영적인 특성을 지닌 것들이 주류 문화의 핵심적 요소가 되었다. 정신과 영혼, 신체라는 세 가지 가치들 가운데 영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앞으로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연히 디자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로하스의 추세와 맞아 떨어져, 건강과 환경에서부터 사회 정의, 대안적 교통수단과 에너지, 친환경 건축, 생태관광, 자기 계발, 지속가능한 삶 등 전반적인 영역을 아우르며, 미국에서만 2천3백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감각적 매혹 트렌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뿐 아니라 자기 향상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리포트(David Report)

 

데이비드 리포트는 다비드 카를손(David Carlson)이 운영하는 스웨덴의 디자인 매체로 디자인계 전반의 소식을 웹을 통해 전하고 있으며 매년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데이비드 리포트에서 예측하는 근미래의 디자인 경향은 ‘쿨처(Coolture)’, ‘합리주의 복고(Rationaissance)’, ‘책임 비즈니스(Responsibiz)’, ‘감성적 매혹(Sensuctive)’,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계의 붕괴(Breaking Boundaries)’이다. 계속되는 연재를 통해 보고서 전체를 소개한다.
www.davidreport.com

 

Tag
#감성 #데이비드 리포트 #트렌드 #내러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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