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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디자인트렌드 5 - '경계의 붕괴(BREAKING BOUNDARIES)'

미래를 바꿀 다섯 가지 디자인트렌드 5

– ‘경계의 붕괴(BREAKING BOUNDARIES)’

글 데이비드 리포트 트렌드 보고서 팀

 

그림 1.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핵물리학 센터인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의 분자가속기

 
‘경계의 붕괴(BREAKING BOUNDARIES)’

말 그대로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
키워드 : 실험적(experimental), 호기심이 많은(curious), 통합적(interdisciplinary)

 

‘경계의 붕괴’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으로, 미래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를 일컫는다. 경계의 붕괴가 뜻하는 이 적극적인 태도를 설명하면,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가 빅뱅 재현을 위해 사용하는 분자가속기 정도라고 해야 할까? 요컨대, 첨단 테크놀로지나 기술 발전에 바탕을 둔 어떤 것들 말이다. 그런데 경계의 붕괴나 새로운 경지의 개척이라는 것들이 꼭 그렇게 거창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일까? 소박하게 이야기하면, 신소재 개발 같은 것도 경계의 붕괴라는 이름 아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경계의 붕괴’라는 트렌드는 디자인 개발에 있어, 피상적인 접근법에서 벗어나, 물리적 소재 등으로 분절된 경계를 뛰어 넘어 한차원 높은 심리적 접근 방식을 가능케 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경계의 붕괴로 인해 여러 대립항들 – 지역적인 것과 세계적인, 기술과 철학, 육체와 정신 등 – 의 변형이나 상호 연계하기 때문이다.

 
      
그림 2. 사티엔드라 파칼레(Satyendra Pakhale)의 'BM 말 의자(BM Horse Chair)'
그림 3. 마레크 세큘라(Marek Cecula)의 접시 디자인
 

이에 대해 문화적 유목민으로 불리는 디자이너, 사티엔드라 파칼레(Satyendra Pakhale)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디자인은 만국공통의 시로, 특정 전문 분야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디자인에 대한 파칼레의 생각은 경계의 붕괴가 가져오는 변형과 연계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사고 체계는 물론, 도덕이나 기술적 측면에도 적용된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변형과 연계를 시도하다 보면, 전혀 새로운 결과를 낳게 된다. 파칼레는 이러한 방법론을 이용해 산업디자인과 자연세계를, 기술력과 인문학적 지식을, 고대와 현대를, 물질 및 정서를 공학과 융합시킨다. 이렇게 획기적인 디자인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여기에는 새로운 차별화된 사고 방식, 즉 높고 낮음, 남과 북, 동과 서, 은유와 직설 등 대립 요소들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림 4. 개미집과 믹 피어스(Mick Pearce)가 짐바브웨 하라레(Harare) 지역에 설계한 건축

 

작가 프란츠 요한슨(Frans Johansson)은 변형과 연계가 이루어지는 이 지점을 ‘교차점’으로 표현한다. 교차점이란 놀랍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지는 곳, 그리하여 창조성이 폭발하는 곳을 의미한다. 요한슨은 건축가 믹 피어스(Mick Pearce)가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종 간의 결합을 통해 개발한 짐바브웨 하라레(Harare)의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을 흥미로운 사례로 제시한다. 피어스는 일교차가 극심한 지역에 에어컨이 설치하지 않은 건축물을 기획하였다. 피어스는 자연적 시스템을 열정적으로 연구하던 중 흰개미가 진흙과 모래로 만든 탑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방법에 주목, 여기에서 착안하여 자연 통풍 시스템을 건축에 적용하게 되었다. 요한슨는 이에 대해 “서로 다른 분야나 다른 문화 간의 교차점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정리한다. 경계의 붕괴를 설명하는데 더 이상 적절한 코멘트는 없을 것이다.

 

그림 5. 레스토랑 엘 불리(El Boulli)의 요리

 

또 다른 사례로, 유명한 스페인의 레스토랑 ‘엘 불리(El Boulli)’를 들 수 있다. 이 레스토랑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10마일 가량 떨어져 있는 칼라 몬호이(Cala Montjoi) 해변에 위치해 있다. 요리사 페란 아드리아(Ferran Adria)가 주방을 맡고 있는 이 식당은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 한 요리로 유명하다. 페란 아드리아는 소위 분자요리라는 것을 선보여, 매우 선진적인 식도락 경험을 제공한다. 분자요리를 찾는 이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어, 총 55개 테이블 중 15개 석은 최소 일년 전에 예약을 해야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이고, 매년 수 만 명의 사람들이 웨이팅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주방장 페란 아드리아는 여름에만 엘 불리의 문을 열고, 나머지 시간에은 동료 요리사 및 화학자들과 엘 탈레(El Taller)에 있는 작업실에 머물면서 맛을 내는 새로운 방법을 실험, 개발한다.

영국에 있는 또 하나의 세계적인 식당, ‘팻 덕(Fat Duck)’의 요리사 헤스톤 블루멘탈(Heston Blumenthal)도 과학적인 접근법으로 혁신적인 요리 스타일을 선보이며 요리의 연금술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림 6. 팻 덕(The Fat Duck)의 로고

 

그림 7. 브란코 루키치(Branko Lukic)가 집필 중인 '디자인 픽션(Design Fiction)'의 이미지

 

여기서 우리는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 위치한 노노브젝트 스튜디오(Nonobjekt Studio) 소속으로, 현재 ‘디자인 픽션(Design Fiction)’에 대해 집필 중인 브란코 루키치(Branko Lukic)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존재할 수 없는 사물들을 만들어 내는 기적을 행한다. 예컨대, 꼭 필요한 소재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거나, 사업 계획이나 제조 과정이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거나, 관련된 인프라가 없거나, 그도 아니면 인간의 감각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화될 수 없는 사물들을 섬세하고도 면밀하게 창조해 낸다. 루카치는 보다 심오한 차원에서 디자인의 의미를 탐색하면서, 디자인이 무엇이며 또 무엇일 수 있는지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게 해 준다. 브란코 루키치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의 꿈은 기술로 인간의 영혼을 감화하고, 사랑과 감정이 가득 담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전세계 디자이너들이 매일 직면하는 디자인의 근본적 질문이 제기된다. 인간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기능, 소재, 기술 등의 이성적 가치들에 대한 한계마저 극복해 내는 일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또 다른 측면에서 경계의 붕괴를 살펴보자. 경계를 파괴하는 디자인에는 상품의 소비를 줄이게 만드는 지속가능 디자인도 포함된다. 스웨덴 룬드대학교(Lund University) 산업디자인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디자이너 마리 닐슨(Marie Nilsson)은 논문의 주제로 디자인을 소비하는 새로운 방법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나눔을 장려하는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을 만들어, 전통적인 소비 방식과 개인 소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공동 소유와 임차 및 임대가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연구이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과제임이 분명하다. 인간은 물질적인 것에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익숙해져 버렸고 자동차와 휴대폰을 최신형으로 끝도 없이 갈아치움으로써 소비 사회를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려 한다. 패션업계는 최소 일년에 두 번 이상 사람들의 옷장을 송두리째 갈아치우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술과 디자인 영역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여러가지 현상을 살펴보자. 이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차원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행태들 역시 하나의 경계 붕괴의 현상으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쉽게 말하면, 디자인과 예술은 활동의 차원이 다르다. 예술이 질문을 던진다면 디자인은 해답을 제시한다. 예술은 수요라든가 시장만족이라는 개념에는 관심이 없다.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특유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찾아 나서려는 태도이다. 반면 디자인은 누군가가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돈과 명예, 지위 상승을 바라는 동시에 예술가이기를 꿈꾼다. 사람들이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시시때때로 디자이너에 압박을 가하는 기업이라는 덫에 자신들의 창조성을 들이 붓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노고만은 인정받아야 한다. 너무도 많은 디자인이 환상과 호기심, 용기를 잃어 버린 채 고전하고 있다.

 

그림 8. 마르쿠스 트레몬토(Marcus Tremonto)의 조명 디자인

 

에필로그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어떤 것이 좋은 디자인인지를 누가 결정하는가? 앞서 제시한 다섯 가지 핵심 트렌드의 결과 미래에 탄생할 제품과 서비스는 과연 어떤 모양새일까? 좋은 디자인이란 문제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을 의미한다. 이에 도달하자면 디자이너들은 우선 마음과 가슴을 열여야 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하나로 엮고, 주변의 세상에서 영감을 얻어야 한다. 디자인은 인간에 대한 것이다. 언제나 그래 왔다. 따라서 디자인은 문화적인 맥락에서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늘 인간다움이라는 명제를 통해 디자인을 바라 보아야 한다.

기존의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빌려 오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진 바퀴를 계속해서 발명할 필요는 없다. 기존의 아이디어가 새로운 컨텍스트에서 한층 뛰어난 면모로 재탄생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미래의 디자인계에서 오픈 소스(Open Source)가 보편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크고 넓게 생각하라! 장-뤽 고다르(Jean-Luc Goddard)는 한 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디서 취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어디에 이르느냐이다.”

고다르의 이 표현은 일찌기 영국 광고계의 전설, 폴 아덴(Paul Arden)이 사용한 것이고, 그 또한 짐 자무쉬(Jim Jarmsch)에게 빌려온 것이다.

 



데이비드 리포트(David Report)

 

데이비드 리포트는 다비드 카를손(David Carlson)이 운영하는 스웨덴의 디자인 매체로 디자인계 전반의 소식을 웹을 통해 전하고 있으며 매년 트렌드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데이비드 리포트에서 예측하는 근미래의 디자인 경향은 ‘쿨처(Coolture)’, ‘합리주의 복고(Rationaissance)’, ‘책임 비즈니스(Responsibiz)’, ‘감성적 매혹(Sensuctive)’,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계의 붕괴(Breaking Boundaries)’이다.
www.davidreport.com

 

Tag
#실험적 #유목민 #데이비드 리포트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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