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행동주의 주창하는 To.org의 Nachson Mimran, “디자인을 트로이 목마로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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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rg는 투자 회사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3D 프린팅 화장실과 같은 혁신적 디자인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To.org의 공동 설립자인 Nachson Mimran은 디진과의 인터뷰에서 “창조적인 행동주의(creative activism)”가 어떻게 사회와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한다.
To.org는 벤처캐피탈과 자선단체의 성격을 결합한 특이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러나 최근 디자인 컨설턴시를 출범하고 실험적인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면서 기후변화와 젠더 평등, 난민 위기 등 세계 공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 지향점은 단순한 인류애적 활동 모델 이상이라고 Mimran은 말한다. 소셜미디어가 여론 형성에 막대한 힘을 가진 지금, 디자인은 변화를 앞당기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디자인을 “밈”으로 활용 Using design as "a meme"
“디자인은 트로이의 목마로 활용될 수 있다. 디자인을 일종의 밈으로 사용해 우리는 논의의 시작점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아주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담는 것이다. 진짜로 중요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대중문화를 영리하게 이용하려고 한다.”
To.org는 Nagami와 제휴해 폐의료장비를 재활용한 3D 프린팅 화장실을 디자인했다.
Mimran과 그의 동생 Arieh는 2015년에 To.org를 함께 설립했다. 사업의 영리 부문은 비건 버거 브랜드 Beyond Meat과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패션 레이블 Pangaia 등 윤리적 기업에 투자한다.
비영리 부문은 자생적 민간단체를 지원한다. 사하라사막 남쪽 경계를 따라 8,000km에 이르는 나무 벽을 심는 The Great Green Wall과의 협력사업이 대표적이다.
“행동주의는 창조적이어야 한다” "Activism needs to be creative"
To.org가 새롭게 발족한 사업 부문은 창조적 활동가 집단 To:Create이다. 일종의 디자인 컨설턴시를 표방한 이곳은 건축가와 디자이너, 과학자를 규합해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관심을 유도하는 “디자인 도발(design provocations)”을 감행한다.
슈퍼모델 Naomi Cambell과 체육인 Sierra Quitiquit 등 유명 인사 외에도, 세계 각지의 비주류 계층에 속한 창조적 인재들의 이름이 컨설턴트 목록에 올라가 있다.
“영리 기관과 비영리 기관, 정부 기관과 예술 단체 간에 분야를 뛰어넘는 협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Mimran은 말했다.
To.org는 우간다 난민촌에 음악센터를 짓는 일에 Hassell과 LocalWorks와 협력하고 있다.
양극화된 의견과 감정이 충돌하는 세상에서 창조성만이 둘 간의 교집합을 찾게 해 주며, To:Create는 창조적인 방식으로 행동주의를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능성의 새 틀 짜기” A reframing of possibility
다양한 난민 공동체와의 소통 창구가 된 Shadowman Van은 To.org가 지금까지 추진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여러 난민 캠프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 프로젝트에서 1980년대 뉴욕의 스트리트 아트의 대부인 Richard Hambleton의 작품 복제 작업에 난민들이 직접 참여하였고, 복제된 승합차는 이후 창조적 기업가들을 위한 공간이 되고 있다.
그중 한 곳은 해적라디오방송국이자 재사용 생리대 기업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위생시설이 열악한 공동체를 위해 폐 의료 장비를 재활용해 3D 프린팅 화장실을 제작한 스페인 업체 Nagami와의 협력사업 The Throne과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업사이클링해 건물을 지은 Bottle Brick 사례도 주목할만하다.
“이 같은 예술 작품들은 가능성을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정말로 멋진 많은 일들이 생겨날 기회를 만들어낸다.”
다른 방식으로 사업하기 Doing business in a different way
Mimran이 처음부터 이런 활동가 마인드를 가진 것은 아니다. 서아프리카에서 설탕과 밀 농장을경영해 큰돈을 번 농산업계의 거물 Jean Claude Mimran의 아들로 태어난 그 역시 돈 되는 사업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영혼을 찾아 떠나는 그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동생과 함께 부탄을 방문했고, 이후 UN 총회와 같은 인도주의적 행사를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BJarke Ingels나 Mariam Kamara와 같은 건축가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다른 방식으로도 사업이 될 수 있을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그는 말했다.
Bottle Brick 프로젝트는 낡은 비닐봉지를 폐플라스틱병에 뭉쳐 넣고, 이를 우간다 캄팔라에 있는 공동체 건물을 짓는 데 사용한다.
Mimran은 자신의 특권적 지위를 To.org의 성장을 견인하는 데 사용했다.
2012년에 문을 연 5성급 호텔 Alpina Gstaad의 회장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는 돈 많은 호텔 고객들과 자신이 추구하는 변화를 연결해 보기로 했다.
5성급 럭셔리 호텔에 사회적 목적을 접목 Combining five-star luxury with social purpose
그의 구상은 호텔 땅에 Jean Prouvé의 해체할 수 있는 집을 설치함으로써 구체화되었다. 2021년 12월에 세워진 이 공간에서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인 건축가 Francis Kéré, 미국 출신 디자이너 Ini Archibong, 콩고 난민으로 독학으로 건축가가 된 Patrick Muvunga 등 창조계 인사들을 초청해 워크숍을 열었다. 예술가가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줄 것으로 기대했을 사람들과 중요한 주제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가 펼쳐졌다.
Alpina Gstaad 호텔에 세워진 Jean Prouvé의 해체할 수 있는 집
To.org의 자선 사업은 난민촌에 관련된 것이 많다. 여기에는 우간다에 있는 나키발레와 비디비디, 방글라데시의 쿠투팔롱이 포함된다. 이들 난민촌은 빈곤한 곳이라고들 말하지만, Mimran이 보기에는 발굴되지 않은 인재들로 가득한 기회의 집결지이다. 이들에겐 도약할 발판이 필요할 뿐이다.
2017년 나키발레를 처음 방문했던 그는 이들의 잠재력에 매료되었고, 이 경험은 비디 비디 음악예술센터 개발 계획을 낳았다. 이곳은 27만 여 명을 수용하는 서수단 난민촌에서 인재를 키워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난민촌에서 인재 발굴하기 Unlocking talent in refugee settlements
난민 공동체에 대한 그의 관심은 스위스와 세네갈을 오갔던 어릴 적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꿉 친구들에게 아프리카는 그들이 생각하는 가난한 곳이 아니라 “놀라운” 곳이라고 말하곤 했다.
“우리 형제가 받은 가장 큰 특권은 그렇게 다른 곳을 오가며 자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제네바보다 다카르 거리에서 더 많은 에너지와 긍정을 목도할 때도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이 된 사람들의 수가 8,900만 명이 넘는 만큼, 난민촌에 대한 디자인 접근방식은 당장이라도 달라져야 한다고 Mimran은 생각한다.
그리고 To.org의 사업을 통해 전파하고 있는 생각들이 혁신적인 변화를 위한 기초가 되기를 바란다. 그 출발선은 난민이 공동체에 가져다줄 수 있는 가치를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기후변화까지 겹쳐 수억 명이 집을 잃고 떠돌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가 가진 현재의 해법은 소용없습니다. 난민들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줄 자치도시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결코 그들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게 될 미래입니다.”
원문 기사 보기: Nachson Mimran describes To.org's appraoch to creative activism (dez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