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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잇] 고령 사용자의 디지털 경험 인터뷰와 인사이트

 

미션잇의 MSV(Meet Social Value) 뉴스레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 및 출처는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 Cottonbro studio

 

01
‘실수해도 괜찮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인터페이스

 

디지털 환경을 마주하는 고연령 사용자들은 정보의 수정이나 검색에 망설임, 낙심, 소외 등의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버튼은 눌렀을 시 잘못된 반응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감과,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콘으로 인한 답답함, 그리고 원하는 기능을 사용하지 못함으로 인한 소외감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신기술이나 기기 적응도, 신기술이나 기기를 사용할 때 경험하는 자신감 등으로 측정한 ‘디지털 효능감’은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전체 평균인 63.1점과 큰 차이를 보였다.따라서 "실수하지 않도록 충분히 입력하신 정보를 확인시켜 드릴게요" 또는 "실수해도 수정할 수 있으니 괜찮아요"와 같은 메시지가 인터페이스 안에 반영되어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Joshua Hoehne

 

“물론 배우면 분명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에 두려운 마음이 많이 들어요. 뭐든 새롭게 다시 적응하는 데 적응속도가 예전 같지 않거든요.”
- 조완순 님 (71세)

 

내가 정말 필요한 것 같으면 다시 매뉴얼 보고 해결하려고 하죠. 그런데 혼자 하게 되면 같은 문제 상황에 다시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문제죠. 하다보면 또 실수하니까 짜증도 나고 조급해서 서두르게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은 또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니까 그 과정 자체가 참 힘듭니다. 실수를 두 번 세 번 하게 되면 하루 종일 시간 중에서 아주 귀중한 부분을 놓치기 때문에 반복적인 실수는 피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 신충식 님 (64세)

 


 

02
“기계는 실수를 용납해주지 않잖아요”
행동에 따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프로세스 디자인

 

실수에 대한 염려는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개인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자기효능감 이론에서,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을 때 더욱 높은 성취를 이루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불안과 염려는 성취도를 낮추고 좌절시킨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가장 염려되는 것은 실수다. 특히 전쟁 후 불안정한 환경 속 여러가지 결핍을 경험했던 베이비 부머Baby Boomer 세대는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 절약하는 습관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버튼을 실수로 누르면 “만약 비용이 발생하거나 기기가 고장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었다. RCA Design Age Insititute(DAI) 디렉터 콜럼 로우는 고령 사용자가 영국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꺼리는 이유로 인터페이스가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자고 일어나면 돈이 다 사라져 있을 거라는 생각처럼 말이다. 따라서 고령 사용자가 버튼을 눌렀을 때 어떤 단계로 진행되는지 시각적으로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결과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면, 더 좋은 디지털 서비스 이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버튼을 누르다보면 잘 모르는 것들이 툭 튀어나와서, 이런 것들 때문에 요금이 폭발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도 하고, 잘못된 정보가 흘러나갈까봐 무섭기도 하고요.”
- 조완순 님 (71세)

 

“폰뱅킹을 지금보다 조금 젊었을 때 한번 시도해봤는데 실패했어요. 지금이라도 그걸 배우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네요. 계좌이체를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은행에 직접 가서 계좌이체를 해요. 남편도 그래요. 한번 해보고 싶었지만 저는 시작과정부터 잘 모르니까 선뜻 못하죠. 혼자 하다가 실수를 할까봐 염려되거든요. 나이가 먹을수록 재빠르게 조치를 못하는데, 기계는 실수를 용납해 주지 않잖아요.” 
- 조영자 님 (68세)

 


 

03
'포기하기는 이르다'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트리거Trigger

 

어르신들 인터뷰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답은 '몰라서 못한다.'라는 의견이었다. 2021년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65-74세 사이 고연령 사용자 중 28.6%는 ‘해결 못 한 채로 그대로 둔다’라고 답했으며 75세 이상 고연령 사용자의 경우 그 비율은 39%로 증가하였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기 사용에서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원하는 목표를 실행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부적인 사용자 인터뷰 결과 빠르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변 인물 또는 인적 서비스를 우선으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챗봇 기반으로 궁금증을 해결하거나 프로세스 가이드를 주는 서비스 제공이 뒤를 이었다. 인적 서비스는 제공해야하는 자원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챗봇기반 자동응답으로 QnA 서비스가 확장되는 추세이지만, 챗봇에서 정확하게 원하는 대답을 끌어내는 것에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용자가 많았다. 사용자가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최소한의 단계로 어떻게 원하는 대답을 얻을 수 있을지?',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돕는 트리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덧붙여 인식이 정확하기만 한다면 QnA도 음성인식으로 대화를 나누면 편리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핸드폰에 관련해서 모르는게 있으면 해결하기보다는 무시하는 편이에요. 화면이 너무 복잡해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험이 있지만 자세히 쓸 줄 모르니까 더 알아보지 않게되죠. 옆에 물어볼 사람도 없고 나중에 물어보자고 생각했다가도 잊어버려요. 그러려니 하고 아예 포기하게되는거죠.”

- 김인자 님 (85세)


“국세청에 들어가면 Ai로 세금 신고 및 사용방법 등, 여러 요령을 알려줘요. 작성하는 방법을 채팅으로 해도 되고 편하긴 한데, Ai가 이해 못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물론 말로 물어봤을 때 바로 알려준다면 되게 좋을 것 같아요.”

- 김회임 님 (67세)

 


 

04
"언어 사용은 사용자에게 어떻게 읽힐지 고려해야한다."
사용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표현 사용과 에러 상황에 대한 대처 

 

언어 감수성의 핵심은 어떤 표현이 상대에게 어떻게 읽힐지 고민하는 데 있다. 디지털 기기에서 함축된 표현, 추상적 표현 등은 고령 사용자가 정확하게 기능이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서울디지털재단에서 웹사이트 이용자 85명을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가장 부정적인 응답이 많은 요소는 ‘레이블링Labeling(기능,버튼,아이콘 등에 붙는 설명)’ 으로, 응답자 중 약 56.5%가 웹 사용 중 단어나 용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특히 숫자와 알파벳으로만 표시되는 에러코드 메시지의 경우 사용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오류 메시지는 그저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오류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이때 오류가 사용자의 잘못이라고 암시하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메세지는 어떤 경우에도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날짜가 잘못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로 사용자를 꾸짖는 대신 사용자에게 ‘0월 0일이 맞나요?’ 등으로 올바른 날짜를 먼저 제안하고 사용자의 확인을 요청하는 방법이 더 바람직하다. 또 도움을 즉시 요청할 수 있는 방법을 앱이나 웹사이트 안에서 제공해야 한다. 고령자의 경우 챗봇보다는 사람과의 유선 상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유선 번호도 함께 안내하는 것이 좋다.

 

©Joshua Hoehne

 

“가끔씩 감성적으로 설명해주는 설문조사가 있어요. 중간 중간에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더 힘내 주세요"와 같은 친근한 표현을 사용하면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기분도 좋아지고, ‘이렇게 해주면 도움이 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F4030과 같은 에러코드 메시지는 알파벳과 숫자로만 구성되어 있고, 그 의미를 알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지점 전화나 상담원과의 통화가 필요하고, 가능하다면 이에 대한 안내가 제공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처음부터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전달되면 더욱 좋겠죠.”

- 신민영 님 (53세)

 


 

05
"단순함과 복잡함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사용은 심플하지만 기능은 다양하게
 

고령 사용자가 원하는 단순함이란 사용법의 간편함이지 기능이 단순한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풍부한 선율과 다채로운 악기가 함께 어우러진 음악에 매력을 느끼곤 한다. 또한, 깊은 노하우가 담긴 숙성과정을 거친 재료와 소스, 그리고 풍성한 장식이 곁들여진 음식이 퀄리티 높은 요리라고 생각한다. 직접 연주를 하거나 요리는 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음악을 즐기거나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마음은 같다. 이는 우리의 다채로움과 다양함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디지털 환경도 마찬가지다. 정보 확인과 조작 방법은 간편해야 하지만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조작할 수 있는 범위는 깊고 상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식 시장 정보를 단순 열람하는 것보다 내 투자 성향과 자금 상황에 맞춰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정보라고 생각한다. 또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오븐을 작동시키는데 단순히 전원만 켜고 끄는 것보다 온도 조절이나, 시간 설정까지 가능하다면 더욱 만족감을 느낄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환경에서 단순함과 복잡함은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풍성함이다. 정보도 마찬가지다. © Delightin Dee

 

“화면을 봤을 때 내가 필요한 부분이 눈에 바로 보이게 만들어야겠죠. 사용자가 앱에 들어갔을 때 어떤 곳을 클릭해야 하는지 바로 보이게 아이콘을 구성해 줘야 하는 거예요. 검색창에 아래에 뜨는 연관 검색어도 중요할 것 같고요. 또 앱이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구성이 되어야 해요. 예를 들어서 쌀 구매 같은 경우에는 저 같은 경우 원산지를 아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쌀을 찾겠다 하면 원산지 중심인지, 가격 중심인지 이런 게 구분이 되어야 해요.”

- 김회임 님(67세)

 


*참조 

1. 서울디지털재단. (2020). 고령층 디지털접근성 장애요인 분석. 디지털 서울 이슈리포트 2020-07호.
2. Bandura. (1977). Self-efficacy: Toward a unifying theory of behavioral change. Psychological Review, 84(2), 191–215.
3. Hurd & Rohwedder. 2022. Spending Trajectories After Age 65 Variation by Initial Wealth. RAND Corporation.
4.신지영. (2021), 언어의 높이뛰기
5.도널드 노먼, (2012),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 

 

강성혜 미션잇 리서처

영국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사회정책을 공부하고 공공기관에서 근무했던 강성혜는 논문으로는 알 수 없었던 실제 사회 곳곳의 목소리를 듣고자 미션잇에서 리서처 겸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세상을 알게되는 순간들을 꽤나 자주 마주하고 있다.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출처] 미션잇 missionit.co

원문기사링크 magazinemsv.com/Letter/?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5125272&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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