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가장 많이 본 디자인 뉴스
디자인 트렌드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미션잇] 특별함이 아닌 평범함을 위한 놀이터 디자인

 

미션잇의 MSV(Meet Social Value) 뉴스레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 및 출처는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지금의 놀이터는
놀이의 평등을 실현하는 장소일까?

 

그렇다면 지금의 놀이터는 놀이의 평등을 실현하는 장소일까? 현재 7살 딸아이를 기르며 지금까지 내가 놀이터를 방문한 횟수는 족히 오백 번은 넘을 것이다. 동네에 있는 놀이터 외에도 전국에 별의별 놀이터는 다 다녀봤다. 그런데 장애 아동을 마주한 적은 다섯 번 남짓이다. 이유가 궁금해서 약 150명의 장애 아동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알고 보니 실제로 이들은 놀이터를 잘 방문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놀이터에 있는 부모들의 눈 따가운 시선이었고, 둘째로 비장애인 아이들과의 마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방문을 하더라도 아이들이 한가한 시간대를 선호했다. 시설에 대한 개선은 세 번째였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마음이 불편하면 가고 싶지 않다. 마음이 편하면 시설은 조금 낙후되었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 발달장애 아이들 중 탠트럼tantrum 이 오는 경우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어려움을 겪게 된 상황에 다시 적응해 보는 반복적인 도전이 중요한데, 일단 아이가 소리를 지르게 되면 부모들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워 자리를 뜨게 된다. 이때 주변사람들은 과도하게 주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말 누가 봐도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약 150명의 장애아동 부모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 놀이를 위해 방문한 외부공간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주변의 시선이었다.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3 <놀이>
 



포용적인 놀이터의 요소들 

 

01 규칙성과 자율성의 조화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포용적인 놀이터 디자인은 어떤 요소들을 갖춰야 할까? 첫째는 규칙성과 자율성의 조화다. 시소, 미끄럼틀, 그네 등으로 구성된 놀이 기구들은 규칙이 존재한다. 차례를 기다리고 순서를 지켜 올라가고, 내려가는 등 보통은 일정한 방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규칙적인 것들을 참으며 기다리기 어려운 발달장애 아이들의 경우 약간의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기구에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방향이 완전히 자유롭다거나, 규칙과는 전혀 관계없이 아이들의 마음대로 변형 또는 생성이 가능한 요소들을 공간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Play for All 전시에서는 방향을 자유롭게 하여 어느 방향에서든 올라가고 내려올 수 있도록 디자인함과 동시에,
구석에는 규칙없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촉감 놀이 공간을 마련했다. ©미션잇

 


 

02 규칙은 충분히 쉬운 시각적인 설명으로

 

또한 규칙은 충분히 쉬운 시각적인 설명으로 이뤄져야 한다. 일정한 방향이 필요한 기구에는 커다란 화살표, 기다려야 하는 곳에는 아이가 들어갈 수 있는 동그라미, 길을 따라가야 하는 곳에는 점선 등 바닥을 활용한 그래픽도 좋은 요소다. 학습이 느린 아이들은 문자적인 요소보다 도형이나 기호를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자폐성 장애 아동의 부모가 코로나 시기에 놀이터에 그려진 거리 두기 원 덕분에 자신의 자녀가 훨씬 참을성 있게 잘 기다렸다는 의견을 주었다.

 

글이나 말로 설명해주는 것보다 명쾌한 시각적인 요소가 아이들에게 규칙을 설명하기에 훨씬 용이하다. 사실 이러한 방법은 장애인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도 해당된다. ©Possessed Photography

 


 

03 신체적 차이에 대한 반영

 

공간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신체적인 차이에 대한 반영 역시 중요하다. 아이들의 신체적, 정서적 발달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우리가 만났던 한 아이는 나이는 8살이었지만, 뇌병변 장애로 아직 키가 작고 걷거나 뛰는 것이 익숙지 않았다. 따라서 때로는 놀이터 안에 기어다니면서 놀 수 있는 작은 공간도 필요하다.

 

모든 아이들의 신체적 발달이 동일하지 않다. 누군가는 여러 원인들로 조금은 느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션잇

 


 

04 시선으로부터 자유와 평범함 

 

마지막으로 시선으로부터 자유다. 나 역시도 장애 아동의 부모님들을 인터뷰하기 전까지 장애 아동을 고려한 놀이터는 특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종종 ‘휠체어 이용 아동만을 위한’, ‘시각장애인 아동만을 위한’ 기구로 한정 지어 고안하게 된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자. 우리 아이가 놀이 기구를 타고 있는 데 커다란 장애인 마크가 붙여져 있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다면? 사실 더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장애 아동이나 부모님들을 만나보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특별한 대우’가 아니라 ‘평범한 대우’를 원한다는 것이다. 평등은 특별한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평범함에서 나온 다는 것을 기억하자.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누구나 동일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기구를 이용하는 특성에서 신체적, 정신적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것도 그중 하나다. 사진 속에 발달장애 아이들과 비장애 아이들이 정확히 반반씩 섞여 있는데 아이들 간 상호작용의 차이는 조금 있었지만 같은 공간 안에서 함께 놀았다. 실제로 Play for All 전시에서 장애아동부모님들은 "누가 장애인이고 비장애인 아이인지 구분이 가지 않아 마음이 한결 편안했어요"라는 의견을 주었다. ©미션잇
 

#자폐아동 #발달장애 #놀이터디자인 #통합놀이터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출처] 미션잇 missionit.co

원문기사링크 magazinemsv.com/Letter/?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5921852&t=board


목록 버튼 이전 버튼 다음 버튼
최초 3개의 게시물은 임시로 내용 조회가 가능하며, 이후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임시조회 게시글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