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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잇] 손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 경험에 주목해야 합니다

손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할까?

 

손은 젓가락을 집거나 페트병 뚜껑을 돌리는 것과 같은 작은 동작부터 냉장고 하단에 있는 야채칸을 꺼낼 때 처럼 다른 신체 부분과도 연결되는 큰 동작과도 연관됩니다. 그래서 유니버설디자인의 원칙 중에는 ‘최소한의 신체적 부담’ 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사람의 힘의 세기와는 관계 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반면 모바일 환경에서는 손가락 끝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의 버튼 클릭하기, 손가락 옆으로 쓸기, 위 아래로 손가락 올리고 내리기 등이 있습니다. 작은 화면 안에서 손가락이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섬세한 동작을 요구합니다. 이번에는 손 사용외에 다른 접근 방식으로 기기를 작동시키는 사례를 알아봅니다.

 

페트병 뚜껑을 돌리는 작은 동작 부터 냉장고 문을 열면서 몸을 구부리는 큰 동작까지, 물리적 환경에서 손의 동작 범위는 다양하다.

 

화면의 버튼 클릭하기, 손가락 옆으로 쓸기, 위 아래로 손가락 올리고 내리기 등 모바일 환경에서는 작은 화면 안에서 손가락이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섬세한 동작을 요구한다.

 


 

작동 방식도 다양성이 필요합니다 

 

자동차 트렁크의 진화 : 제스처 인식 

위의 모든 동작은 양 손을 자유자재로 쓰는 사람들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지난 번 뉴스레터에서도 언급했듯이 양 손을 자유롭게 쓰기 어려운 사람은 몇 백만 명은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따라서 제품 작동 방식도 다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양 손을 모두 써야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한 손으로도, 더 나아가서는 손으로 작동하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마련된다면 손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사용자들에게 유용합니다.  

 

좋은 예로 자동차 트렁크가 있습니다. 10년 전 제가 몰고 다니던 90년대 출시된 자동차의 트렁크를 열 때는 열쇠를 트렁크에 직접 꽂은 뒤 돌려서 트렁크의 잠금 상태를 해지했습니다. 그리고 트렁크 문을 직접 위로 들어올렸죠. 완전한 아날로그 방식 그 자체였습니다. 만약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트렁크를 이용한다면 위로 열려져 있는 트렁크 문을 다시 닫을 때 손을 높이 뻗어야 하므로 혼자만의 힘으로 트렁크를 이용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 뒤로 개선된 차량은 전동식으로 트렁크 뒷부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가볍게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키가 보급되면서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거의 모든 차는 스마트 키 하나만 가지고 트렁크를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이 스마트키를 가지고 차량 후방에 서 있으면 자동으로 트렁크 문이 열립니다. 스마트 테일게이트smart tailgate 라고 불리는 기능인데요. 양 손에 물건을 가득 들어 양 손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지만,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나 한 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단 형태의 승용차 트렁크를 만약 수동으로 열고 닫아야 한다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앉은 상태에서 트렁크 윗 부분까지 손이 닿지 않을 것이다. 전동 트렁크는 양 손에 짐을 들고 있는 사람을 포함해 많은 사용자들에게 유용하다. ©paramo

 


 

전화번호를 직접 누르지 않고 음성인식 비서로 전화걸기 : 보이스 어시스턴트 

 

자동차 트렁크의 진화 외에 접근 방식이 다양해진 예시는 전화 통화가 있습니다. 애플의 시리나 삼성의 빅스비 같은 음성인식 비서가 나오기 전까지 다른 사람과 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손으로 버튼을 일일히 눌러야만 했죠. 하지만 이제는 “000 연결해줘”와 같이 목소리로명령하면 쉽게 전화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저와 통화를 한 전맹 시각장애인 선생님께 여쭤보니 전화걸 때는 무조건 음성 인식 기능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가끔 택시 운전을 하는 분들처럼 양 손을 쓰기 어려운 경우에도 유용하죠. 이러한 기능은 위급 상황 시 응급 구조 요청을하는 데도 편리합니다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은 핸드폰을 손으로 직접 들거나 버튼을직접 누르지 않고서도 119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음성인식 비서 뿐 아니라 스마트 스피커는 집 안 곳곳의 가전 제품을 작동시키는 데도 활용된다. 모든 제품이 연동되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적인 거리의 제약을 최대한 줄였기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Clay Banks

 


 

모바일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고서도 클릭하는 방법 : 사용자의 시선 활용하기   

 

모바일 화면에서 사용자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면서 원하는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습니다. 뇌성마비, 척수손상, 파킨슨 병 등으로 인해 스크린 화면을 정교하게 터치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편리함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의 시선을 활용하는 기술이 보편화 되기 전에는 별도의 스위치를 활용해 핸드폰이나 테블릿을 작동했습니다. 2018년 유럽 사회혁신 임팩트 프라이즈에서 수상한 마우스 포 올Mouse 4 All 이 그 예입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장치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연결하고 머리 쪽 스위치, 혹은 입을 활용한 스위치 등을 연결하면 사용자가 화면을 직접 터치하지 않고서도 버튼을 누르거나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수 보조기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널리 확장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구글의 실험 프로젝트로 출시된 어플리케이션인 룩 투 스피크Look to Speak에서는 본격적으로 사용자 시선을 활용한 기술이 실제 앱에 적용된 사례를 보여줍니다. 이들은 손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언어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주목했습니다. 앱 사용 방식은 매우 직관적입니다만 눈을 좌우로 계속해서 움직여야 하는 약간의 어려움은 있습니다. 눈이 아프다는 솔직한 피드백을 준 사람도 있습니다. 우선 앱을 켜면 미리 작성된 단어와 문구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복잡한 이동 없이 좌측과 우측을 바라보는 두 가지 선택지가 제공되며 시선을 위로 올릴 경우 취소하거나 반복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문구가 선택되면 해당 문장을 어플리케이션이 대신하여 말해줍니다.

 

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 주목한 마우스 포 올의 사례.
동영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여러 스위치를 연결하여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Mouse4all

 

구글의 실험 프로젝트로 제작된 룩 투 스피크Look to Speak는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면서부터 시작됐다. 

사용자의 눈을 인식하는 기술 뿐 아니라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직관성이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주는 좋은 예다. © Google

 


 

마치며 : 손 사용 외에 다른 접근 방식의 대안이 항상 마련되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디자인은 '접근 가능한 디자인'이라고 말했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자 오바마 정부 접근성 자문 위원인 카렌 브렛마이어의 말이 떠오릅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정보를 찾고, 콘텐츠를 읽고 보는 모든 활동들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1) 따라서 손 으로 터치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제공하지만, 터치하지 않고도 작동할 수 있는 대안이 항상 마련되어야 합니다.  

 

2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를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뒷받침 되어야하는 것이죠. 누군가는 손으로 터치를 하지만, 누군가는 손가락 마디로 터치를 합니다. 또한 애플의 접근성 필름에서 나온 것처럼 누군가는 손으로 운전을 하지만 누군가는 양 손이 없어서 발로 운전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3) 더 세밀하게 본다면 같은 동작도 조금 씩 다른 심리를 가진 사용자가 있고, 동일 동작을 수행하기까지 각기 다른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모바일 화면에서 버튼을 클릭하는 데도 '이게 잘 눌리는건가?' 약간의 의구심을 품은 어르신들의 경우처럼 꾹꾹 누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손에 많은 떨림이 있는 뇌병변 장애인 처럼 정확하게 위치를 잡아서 누르는 데 불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주로 모바일 환경에서의 대안을 알아보았지만 다음에는 제품과 물리적 환경에서 '손'과 관련된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제공해야할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출처] 미션잇 missionit.co

원문기사링크 magazinemsv.com/Letter/?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255154&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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