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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잇] 애플 손쉬운 사용 기능으로 본 접근성의 미래

 

미션잇의 MSV(Meet Social Value) 뉴스레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 및 출처는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애플이 지난 5월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손쉬운 사용 소프트웨어 기능을 사전 공개 했다.

 

애플에서는 시각, 청각, 인지 능력, 운동 능력 지원 기능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써서 <손쉬운 사용>이라고 지칭한다. 삼성을 포함한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에서는 <접근성> 기능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 5월 공개한 내용을 보면 인지 능력 지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리로 글을 읽을 수 있는 보이스오버Voiceover 기능처럼, 하반기에 새롭게 업데이트 될 어시스티브 액세스Assistive Access와 라이브 스피치Live Speech, 포인트 엔 스피크Point and Speak 도 인지 능력 지원과 청각 지원, 시각 지원에서 이전보다 진보된 경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기능은 올해 하반기에 출시된다고 한다. ©Apple

 

인지 능력이란?  

인지cognition란 말 그대로 어떤 사실을 인정하여 아는 것이다. 인지 능력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눈앞에 놓여 있는 컴퓨터가 어떤 회사의 브랜드이고, 지금 날씨는 맑고, 나는 지금 키보드를 활용하여 글을 쓰고 있는 등 객관적인 정보를 알아차리는 것이 곧 인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해당되는 정보 중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실행하는 소위 문제해결 단계도 인지 과정에 포함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판단력, 기억력, 주의력, 문제해결력 등 정신의 여러가지 기능이 총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인지 능력이다.  

 

어떤 사용자들이 인지 능력 지원이 필요할까?  

발달 장애, 지적 장애를 가진 사용자들이 해당될 수 있다. 애플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 중에는 높은 수준의 창의력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들도 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 중 일부는 몰입과 집중력이 높기 때문에 IT회사의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맡기도 하며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이 있기도 하다. 이들의 특성을 완전히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너무 많은 스크린 화면의 정보들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글과, 이미지가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는 화면은 이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곤 한다. (계속해서 가정으로 말하는 것은 특성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난독증 환자도 포함될 수 있다. "화면 정보를 한글자씩 읽는 게 아니라 이미지로 찍어서 기억한다."라고 한 인터뷰이가 표현 했는데, 그러다보니 이들은 3차원적인 공간에 대한 인지력은 굉장히 높지만 평면상의 줄 글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있을 경우 인지하기 어렵기도 하다.   

 

인지저하증, 곧 치매 환자분들도 해당 된다. 주의력과 기억력도 인지 능력의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어시스티브 액세스 Assitive Access는 단연코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적인 배경화면이 아니라 핸드폰에서 가장 자주 쓰게 되는 몇몇 기능만 남겨 놓아 사용자가 편리하게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설명에는 고대비high contrast나 텍스트 크기 설정 등도 세부적으로 할 수 있고, 레이아웃 방식(좌)이나 열 방식(우)으로 화면 설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컨셉은 실제 내가 만나본 어르신, 뇌성마비, 발달장애 사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너무 정보가 많아요",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대답을 하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통해 모바일 화면의 전환이 이들에게 맞춤형으로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은 종종 했었다. 실제 아래와 같은 안드로이드의 써드파티 앱에서는 배경화면을 단순화 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만 배경화면만 단순하게 만든 것이지 실제 해당 어플리케이션이 단순화되어 있지 않은 점은 한계였다. 

 

홈 화면을 블록형태 인터페이스로 만들어주는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Simple Mode

 

마찬가지로 홈 화면에 필요한 기능만 모아주는 Bald Phone

 

 

업데이트된 손쉬운 사용 기능에서는 배경화면뿐 아니라 실제 어플리케이션 자체도 화면이 간단해졌다(사진 위). 원래 보관함, For You, 엘범, 검색 등 4가지 기능이 담긴 하단 탭이 있고, 년, 월, 일, 모든 사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탭도 있다 보니 글자와 이미지가 상당히 혼재된 모습을 띄었다(사진 아래). 하지만 위에서는 글씨는 Back 버튼 하나만 있고, 사진만 정렬하여 보여준다. 글씨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 혼란을 줄 수 있는 여지를 없앤 것이다. 다만 앨범을 들어갔을 때 바로 위와 같이 단순화된 화면이 나오는지, 또한 이미지 상세를 클릭했을 때는 어떤 화면이 나오는지는 향후 실제 업데이트를 기대해 봐야 한다.

 

언어 능력 지원이 필요한 
사용자를 위한 라이브 스피치Live Speech 

 

여러 가지 질환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온전하게 내기 어려운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목소리와 유사한 음성을 생성하여 문자를 입력하면 기기가 대신 말해주는 기능이다. 아래 이미지처럼 페이스타임 도중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점이 인상 깊다. 애플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제시하는 임의의 텍스트를 따라 읽으며 15분간 음성을 녹음해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생성할 수 있다고 했는데, 현재 아예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용자들은 어떻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생성할 수 있을지 과정이 궁금하다. 임의로 셋팅된 목소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인가? 목소리 톤도 조금 더 자신에게 맞춰 선택하거나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 혹 청각과 언어 장애가 중복으로 있는 분들은 목소리를 어떻게 세팅해야할까? 등 약간의 궁금점들이 있지만 아래와 같은 업데이트만으로도 놀라운 진보인 것은 확실하다. 

페이스타임 도중 문자를 보낼 때, 문자를 자신과 유사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라이브 스피치 Live Speech 기능 ©Apple

 

시각 장애가 있거나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포인트 엔 스피크 Point and Speak

 

지금까지 광학문자인식OCR,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은 핸드폰을 가져가면 스크린 상의 텍스트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쭉 읽어주는 역할을 했었는데, 여기서 한 단계 진보가 이뤄졌다. 사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부분도 '나에게 필요 없는' 정보를 다 읽어줘버리기 때문에 듣고 있느라 지치는 것이었다. 혹은 전자 제품이나 기기를 사용하면서 버튼을 직접 눌러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는 데 그 버튼이 어떤 버튼인지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개선된 기능은 손가락을 인지하여 손가락이 위치한 곳의 글씨만 읽어준다. 취사 선택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다만 아래 이미지는 글씨가 많이 써진 오븐으로 보이는데, 최근 오븐이나 가전 제품은 글씨가 없이 아이콘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콘 인지나 버튼 모양을 통해 기능을 유추할 수 있도록 향후 개선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용자의 손이 다가가면 해당 부분의 글씨를 읽어주는 Point and Speak 기능 ©Apple

 

마치며 : 자율성과 선택권 보장을 위해 기술은 진보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손쉬운 사용 기능들의 공통점은 뭘까?   

1) 사용자가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접근성의 개선은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생애주기적, 환경적 요인으로 지원이 필요한 사용자들이 혼자서.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가게 된다.  

인지 능력 지원이 필요한 사용자들은 단순화된 화면을 통해 모바일 기기를 편리하게, 혼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말하기 지원이 필요한 사용자들은 자신이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기가 목소리를 대신 말해줌으로써 대화에 생동감을 더하게 되었다.  

 

2) 선택권의 확장은 어떤 경우든 중요하다. 기기가 목소리를 대체하는 것이 완벽하게 훌륭한 경험은 아니지만 분명 필요한 영역이다. 선택권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나왔던 많은 사용자들이 '기기가 나를 대신해주는 것'에 있어서 정말 획기적이고 좋은 경험이라는 의견을 주지는 않았다. 가령 언어 장애가 함께 있는 부모가 아이와 대화하고 싶은데 매번 핸드폰이 목소리를 대신해준다면 부모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지 못하다는 약간의 죄책감이 든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사고로 인해 일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용자들이나, 혹은 특정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환경일 때 선택적으로 내 목소리를 대신하는 것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3) 텍스트 인식 뿐 아니라 아이콘 인식 등 더 섬세한 개선으로 나아간다   

최근 제품 디자인의 동향 중 중요한 추세는 심리스seamless다. 시각적인 군더더기를 완전하게 제거하고 세련됨을 추구한다. 그래서 글자도 그렇게 많이 사라졌다. 버튼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어두운 곳에서는 버튼 위치를 찾기가 어렵다. 글자가 없으니 아이콘을 보고 대략 기능을 감 잡아야한다. Point and Speak가 애플에서 설명한 것처럼 '텍스트 레이블'이 있는 실제 물건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는 하나 최근 동향에서 더 나아간다면 텍스트 너머 버튼의 기능까지도 설명하길 기대해본다.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출처] 미션잇 missionit.co

원문기사링크 magazinemsv.com/Letter/?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5853220&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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