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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잇] 공항에서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 폰트는?

미션잇의 MSV(Meet Social Value) 뉴스레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 및 출처는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1시 33분. 빨간 불이다. 마음이 조급하다. 2시 출발인데, 도착해서 15분 만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 내리자마자 거의 뛰다시피 양손의 짐을 들고 수속 카운터 까지 뛰었다. 다행히 기상 악화로 이륙이지연됐다고 한다. 휴. 안도의 한숨. 30분 남았으니 급하게 김밥 한 줄에 허기를 달래고 게이트 앞으로 걸어갔다.

 

공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탑승이다. 비행기 놓치면 공항을 간 목적이 없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공항에서는 정보가 중요하다.  따라서 어디에서 언제 타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에 모든 정보 디자인을 집중해야 한다.

 

 

공항에서 게이트를 표시하는 알파벳과 숫자는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크고 명료하게 디자인되어있다. 사진은 런던 히드로 공항. 노란색 바탕에 진한 색상의 글씨체로 색상차이도 뚜렷하게 주어 글자를 확인하기 좋다. 무엇보다 군더더기가 없는 고딕체로 되어있는 이유도 명료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저시력 시각장애인 이용자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누구나 고딕체를 선호한다. 정확하게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필기체나 획에서 굵기 차이가 나는 폰트의 경우 숫자인지 문자인지 구분이 힘든 경우도 발생한다.

 

 

잠깐 모르실 수도 있는 독자분들을 위해 폰트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세리프Serif 체는 장식적인 미가 들어갔다. 돌기가 있고, 어떤 획은 얇다. 변주가 있는 폰트다. 반면 산세리프체Sans Serif는 정갈하고 명료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산세리프체도 굵기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대부분은 거의 동일한 획 굵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는다. 공항을 포함한 공공시설의 사인 시스템에서 산세리프체가 주로 쓰이는 이유다. 

 

세리프체는 2000년 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절 개발되었다고 전해진다. 장식적인 미가 돋보인다. 당시는 대문자로만 쓰였다. ©Mark Simonson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보자. 공항 보안데스크를 지나자 커다란 정중앙에 있는 키오스크가 눈에 들어왔다. 꽤 직관적인 메뉴를 가지고 있었다. 큼지막한 크기와 단순화된 메뉴는 분명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도 편리하게 보인다. 좌, 우로 번호를 명확하게 구분해 놓은 사인이 위에 달린 것도 탑승객에게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한다. 


 

공항 시설 및 길 찾기를 누르면 식당이 바로 나온다. 이곳은 3층이고 위 세 군데 식당은 바로 키오스크 뒤편에 있다. 여기서 약간의 생각해 볼 지점이 있다. 디폴트Default 값이다. 편의시설 검색 용으로만 사용되는 키오스크라면 공항 시설 및 길 찾기 탭의 첫 번째 메뉴로 식당인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보안 게이트를 통과하고 가장 처음 마주하는 커다란 키오스크에서 사용자는 어떤 검색을 원할까?


짐작건대 내가 타고자 하는 비행기의 게이트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우선 알고 싶어 할 것이다. 김포공항은 좌, 우로 되어있고 게이트가 많지 않아 번호를 따라가면 쉽게 발견할 수 있겠지만, 조금 복잡한 공항을 방문한 대부분의 사람이나 시각장애인이라면 탑승 게이트 방향과 가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알고 싶을 것이다. 해외에 있는 공항을 몇 군데 다니다 보면 탑승 위치가 어디인지 몰라 진땀을 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따라서 게이트 위치와 방향에 대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권장한다.

 

 

화살표를 통해 위치를 이동할 수 있고, - + 버튼을 통해 크기를 줄였다가 확대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도 유용하다. 그런데 사실 지도만 봐서는 도저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한글로 설명되어 있는 부분이 더 도움이 된다. 공항 구조도를 보자마자 이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간단한 한글 설명을 더 강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방문자들은 방문지의 전체적인 구조도를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화된 그래픽 디자인도 중요하다.

 

교통약자 쉼터가 언제 생겼을까? 1-2년 전에 비해 확실히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여러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게 가시적으로 보인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의미 있다. 소파에 앉으면 위에 달려있는 스피커에서 교통약자 이용 좌석임을 알려주는 안내가 음성으로 나온다. 전원 모양의 스위치는 앉으면 불이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제주공항 교통약자 라운지에는 히어링 루프 Hearing Loop도 갖춰져 있다. 보청기나 인공와우 착용자가 주변 소음, 잡음에 방해받지 않고 안내 방송 소리를 명료하게 들을 수 있는 국제표준 설비다. 안내 방송을 유심히 잘 들어야 하는 공항이나 버스, 지하철 내에서 중요하다.

 

 

전 세계 표준 마크인 히어링 루프. 귀 모양 아이콘 옆에 있는 T 자는 청각 보조 기기에 내장되어 있는 텔레 코일 Telecoil을 지칭하는 것으로, 텔레 코일이 내장되어 있는 보조 기기는 히어링 루프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일부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거의 모든 청각 보조 기기에는 텔레 코일이 내장되어 있다.

 

 

인적 서비스는 항상 준비되어 있는 것이 좋다. 아무리 독립적으로 이동할 수 있더라도 만약에 대비해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가기에 앞서 공항에서 진을 빼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도 하다.

 


 

공항에서 중요한 

정보, 이동, 휴식

 

비행기 탑승을 위해 공항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키워드 세 가지를 꼽으라면 정확한 정보와, 빠른 이동, 적절한 휴식이다. 탑승구 위치와 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고, 비행기를 놓치지 않게 제시간에 이동해야 하며, 기다리는 동안 편안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 인적서비스를 이용하여 이동하고, 적절하게 휴식할 수 있는 존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점에서 국내 공항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교통약자 전용 부스와, 교통약자를 위한 휴식공간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 방법 역시 고민해야 한다. 탑승 게이트를 최대한 혼자서 찾아갈 수 있도록 쉬운 정보 가이드도 필요하다. 좋은 접근성은 결국 신체적 특징과 관계없이 '혼자서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출처] 미션잇 missionit.co

원문기사링크 magazinemsv.com/Letter/?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t9&bmode=view&idx=16422688&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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