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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잇] 기준을 깨는 것에서부터 포용적인 혁신이 나온다

 

미션잇의 MSV(Meet Social Value) 뉴스레터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원문 및 출처는 하단을 참고해주세요.

  


기준값과 포용성의 상관관계 


지금 핸드폰의 지도 앱을 실행시켜서 현재 위치에서부터 가고 싶은 식당까지 걸어서 가는 길을 검색해 보자. 나는 23분이 나왔다. 이것은 평균적인 성인 기준 보폭에 따라 계산된 도보 이용 시간이다. 지도 앱 서비스 제공자에게 걷는 사람의 기준은 곧 두 다리로 걷는 성인이라는 얘기다.

서비스뿐 아니라 제품에도 기준값은 녹아져 있다. 일반적인 냉장고는 서서 팔을 뻗을 수 있는 사람을 위해, 드럼 세탁기는 허리를 숙이고 세탁물을 꺼낼 수 있는 사람을 위해, 키보드는 한 손이라도 자판을 누를 수 있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보편적인 기준과 관념을 깨는 노력에서 포용적인 혁신이 가능하다. 아래 몇 가지 사례를 참조해 보자.

 


 


키보드는 손을 사용해 자판을 누를 수 있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손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글자를 입력할 수 있을 것인가? 관념을 깨는 질문에서부터 새로운 사고가 시작된다.
 



 

뇌성마비 장애인 청년이 손을 사용하지 않고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나이키 플라이이즈 Flyease

 

1995년 조산으로 두 달이나 일찍 태어난 메튜 왈저는 Matthew Walzer 한 살 때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혼자 걷기, 균형감 유지하기 등 여러 가지 장벽들을 헤쳐나가고 있던 왈저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신발 끈 묶기였다. 오른손을 자유롭게 쓰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싶었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발 끈을 자유자재로 묶고 푸는 것에 더 답답함을 느꼈다.

“16살이 되면 혼자서 옷을 완전히 입을 수 있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신발 끈을 묶어줘야 했습니다. 완전히 자립하려고 노력하는 10대로서 저는 이것이 매우 답답했습니다."

 

왈저는 걷기 위해 발목 부분을 지지할 수 있는 신발이 필요했기 때문에 발목을 감싸주는 나이키 농구화만을 신었다. 슬립온이나, 샌들 등은 신을 수가 없었다. ©Matthew Walzer


2012년 여름 왈저는 나이키에 신체적 능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 그 편지는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났고 그 결과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협업이 진행됐다. 왈저는 제품 개발 과정 중 소재, 핏, 디자인, 지지력 등 여러 가지 방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했다. 결과적으로 나이키 최초의 플라이이즈 라인업인 Lebron Zoom Soldier 8 FlyEase 가 탄생했다. 이후 플라이이즈는 쉽게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되어 현재와 같은 라인업을 출시하고 있다. 신발은 손을 사용해 끈을 묶어야 한다는 관념을 버린 결과다. 



왈저에게 영감을 받아 제작한 나이키 줌 솔져8 플라이이즈와, 디자이너 토비 햇필드Tobie Hatfield의 제품 설명
©Nike

 

르브론 제임스와 출시된 신발을 신고 있는 메튜 왈저 ©Nike

 

 

최근 출시되었던 고 플라이이즈 이지 온. 리뷰 중에는 의족을 착용하시는 어머님이 신발 신기에 너무나 편해서 좋았다는 의견도 있다. ©Nike

 


 

백인 우월 주위를 깨는 색 배치로 포용성 강조, 
글로시에 Glossier 

 

2014년 설립 후 최단기간 기업가치 1조 원을 넘는 유니콘으로 성장한 글로벌 뷰티 기업 글로시에 Glossier가 있다. 인상 깊은 점은 홈페이지의 모든 메이크업 제품의 기본 값은 어두운색이다. 어두운색부터 시작하여 밝은색으로 진행된다. 더 보기 (+) 버튼을 누르면 그제야 밝은색이 나온다. 원래 대부분의 뷰티 브랜드들은 어땠을까? 당연히 밝은색이 우선이었다. 백인 중심의 사회였으니까. 어두운색이 기본값인 것은 포용적인 기업 가치를 대변한다. 지금까지 가져왔던 고정관념을 뒤집는 제안이기 때문이다.
 

글로시에 홈페이지의 파운데이션과 컨실러 제품의 기본 값은 어두운 색부터 시작한다. ©Glossier

 

우측의 + 버튼을 누르면 밝은색이 등장한다. 기본값이 완전하게 어두운 색으로 맞춰져 있다. ©Glossier

 


 

모든 사람이 정교하게 
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기준 넘어서기,
가이드 뷰티 Guide Beauty

 

손 사이에 끼울 수 있으면서 도톰한 조형으로 그립감을 향상시킨 가이드 뷰티의 아이 브러시 ©Guide Beauty


펜슬 라이너 대신 실리콘 팁을 활용해 아이라인을 그리는 동시에 그립감을 향상시킨 가이드 완드 ©Guide Beauty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교육자인 테리 브라이언트 Terri Bryant는 2015년 어느날 손의 경직과 떨림과 같은 이상 징후를 느꼈다. 40대 중반 결국 그는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메이크업이 일상이자 자신의 직업이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더 나은 방향을 찾아야만 했다. 연구 끝에 자신을 포함하여 손에 떨림이 있는 사람들도 잡기 쉬운 메이크업 도구인 가이드 뷰티 Gudie Beauty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 헐리우드 배우 셀마 블레어Selma Blair를 영입했다. 블레어는 금발이 너무해, 헬보이 등의 출연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한 배우다. 그는 2018년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희귀병을 진단 받았다. 참고로 다발성 경화증은 척수와 뇌에 발생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이동에 제약이 생기며, 저림 증상이 발현될 수도 있다. 가이드 뷰티의 온라인 후기에는 뇌졸증으로 손떨림이 있는 사람, 관절염으로 일반적인 연필을 쥐기 어려웠던 사람 등 기존 제품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용자들이 자신감을 얻었다는 내용이 가득하다.

 


 

발상의 시작을 기존에 배제되었던 사용자로부터 

발상의 시작을 기존에 배제되었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 시작하는 것이 포용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우선적으로 당사자가 가지고 있는 제약을 해결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뇌성마비를 가진 청년이 신발을 편리하게 신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손떨림이 생긴 사람들도 안정적으로 메이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백인 우월주의가 은연중에 베여있던 웹페이지에도, 검은 피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관념을 깬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장벽을 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혜택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장된다. 신발을 더 편리하게 신고 싶은 사람이나, 좋은 그립감을 가지고 메이크업을 빠르게 하고 싶어하는 상당 수의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또한 기존의 관념을 깨는 행동으로 피부색상과 관련된 제품에도 형평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대중에게 각인시킨다.  

 

"Solve for one, extended to many" 소수를 위한 해결이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준다. 포용적인 혁신은 이러한 발상에서부터 시작된다.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삼성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출처] 미션잇 missionit.co

원문기사링크 magazinemsv.com/Letter/?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Tt9&bmode=view&idx=16587339&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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