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el)이 45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만의 전용 글꼴을 얻었다. ‘인텔 클리어(Intel Clear)’는 인텔 소유의 공식 서체로, 기업 브랜딩 전략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브랜딩에 있어 타이포그래피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더 나아가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아차리기 전, 타이포그래피만으로 브랜드를 식별하기도 한다.” 인텔의 브랜딩을 맡은 레드 픽(Red Peak)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오피서, 스튜어트 데블린(Stuart Devlin)의 설명이다. 이에 레드 픽은 서체 디자인 스튜디오 달튼 마그(Dalton Maag)에 인텔 전용 글꼴 디자인을 의뢰하였다.

기존의 인텔 서체는 라틴어 26개 글자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라틴어 이외의 문자를 사용하는 국가, 지역에서 인텔은 외부 서체를 라이센싱하여 사용해왔다. 또한, 기존 서체가 온스크린 환경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 역시 약점이었다. 읽기 경험의 비중이 지면에서 스크린으로 옮겨간 지금,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9시간 동안 스크린 상에서 글을 읽는다. 수많은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의 중추를 만들어온 인텔이지만, 막상 인텔의 서체는 이들 기기에 적합치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인텔 클리어’가 태어났다. 달튼 마그는 라틴어 이외에도 아랍 문자, 키릴 문자, 한자 등 다양한 문자를 포괄하는 서체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전혀 다른 문자 체계이지만, 인텔 로고에 담긴 글자들의 특징을 공통적으로 반영하며, ‘인텔 클리어’는 여러 문자를 아우르는 일관성을 보여준다. 한편 온스크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힌팅(hinting) 과정을 적용하여, 어떠한 해상도의 스크린에서 또 어떠한 글자 크기로도 선명히 표현되도록 하였다.

인텔 최초의 전용 글꼴. 아직 한글용 ‘인텔 클리어’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형인 프로젝트라고 하니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인텔 클리어’ 한글 서체를 만나보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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