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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에 맞서는 서체 디자인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크리스티안 부르(Christian Boer)가 난독증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서체 ‘디슬렉시’(Dyslexie)를 선보였다. 난독증이란 신경 질환으로 글자의 시각처리 과정에 단절을 일으켜, 뇌가 문자를 판독하기 어렵게 만든다. 영국의 디슬렉시아 액션(Dyslexia Action) 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0%가 난독증을 지니고 있다.

 

“난독인은 글을 읽을 때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서 글자의 위아래를 바꾸고, 돌리고, 반전시킨다.” 부르의 설명이다. 그 역시 난독증을 갖고 있다. “기존 서체는 난독 증세를 악화시키는데, 몇몇 글자의 디자인이 다른 글자의 디자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독인은 무의식중에 ‘쌍둥이 글자’를 만들어낸다.”

 

 

로마 알파벳 26자는 공통적으로 수직선, 수평선, 사선, 곡선의 획에서 파생된다. 그리고 보통 하나의 서체 디자인이라면 말끔한 일관성을 위해 일정한 디자인을 공유한다. 이처럼 글자가 서로 닮아 보일 수록, 난독인이 글자를 분간하기란 어려워진다. 가령 스위스 서체인 헬베티카를 보면 ‘n’자는 ‘u’자를 위아래로 뒤집은 것이고, ‘d’는 ‘b’를 앞뒤로 뒤집은 것과 같다. 그리고 ‘q’와 ‘p’는 서로의 거울상이다.

 

 

 

 

부르의 서체에서 글자들은 아래쪽의 비율이 커졌다. 난독자의 심상에서 글자가 위아래로 뒤집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어센더와 디센더, 즉 글자를 가르는 두 개의 주 수평선을 넘어 뻗어나오는 부분들은 기존 서체보다 더 길어졌다. 덕분에 독자가 글자를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또한, 평소 비슷해 보이는 글자들은 약간 기울이고 가능한 경우 꼬리를 덧붙여, 서로 비슷해 보이지 않도록 하고 또 글자를 거울상으로 볼 가능성도 줄였다. 여기에 부르는 자간과 단어 간 여백을 넉넉히 두고 대문자와 구두점을 굵게 하여, 문장의 시작과 끝을 확실히 구분하였다.

 

“글자 하나하나가 명확히 달라 보이게 글자 형태를 바꾸었기 때문에, 글자를 회전하거나 뒤집거나 거울상으로 본다 해도 다른 글자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 부르의 설명이다. “더 두꺼워진 대문자와 구두점은 독자가 자칫 다음 문장 서두로 건너뛰어 읽지 않게 해준다.”

 

 

 

 

 

크리스티안 부르는 2008년 졸업 작품으로 ‘디슬렉시’를 처음 디자인했고, 2011년 TED 토크에서 서체 디자인 과정을 소개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서체는 제2회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에서 전시 중이다. 비엔날레는 다음 달 14일까지 열린다.

 

www.dyslexiefont.com

 

Originally Published by Dezeen (www.dezeen.com)

Tag
#서체 #이스탄불 디자인 비엔날레 #난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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