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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포스트] 無印良品의 의류개혁 - 이채연

無印良品의 의류개혁

<무인양품 신주쿠 야스쿠니거리점>


 

지난달 첫 의류특화매장 신주쿠 야스쿠니거리점 오픈 

옷도 매장도 지속가능한 순환 목표

일본의 대표적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꼽으라면 료힌케이카쿠(良品計劃)의 ‘무인양품(無印良品)’을 들 수 있다. 국내에서도 ‘무인양품’의 구색이나 디자인 콘셉트를 학습한 다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만들어졌을 만큼 상징성과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양말이나 모자, 가방 등 잡화 부문의 패션 카테고리 핵심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의류로는 소비자에게 파워 브랜드로 어필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일본 현지에서도 마찬가지였던 듯하다.

 

최근 ‘무인양품’이 의류 품목 강화에 초점을 맞춰 상품과 유통 리뉴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성공적이라 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 주목받고 있다. 올 여름에는 ‘무인양품’ 론칭 이래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그 전략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유통 채널이 지난 달 13일 리뉴얼 오픈한 ‘무인양품 신주쿠 야스쿠니거리점’이다. 특히 이 매장은 ‘무인양품’ 브랜드로 패션 아이템만 취급하는 첫 특화매장이라는 것 외에 ‘옷도 매장도 지속가능한 순환’을 리뉴얼 목표로 잡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판매되는 제품의 재활용이나 재생은 물론, 비품이나 집기까지 재활용과 재생을 포함한 자원순환을 생각하는 매장을 지향한다.

 

 

여름 비수기 극복이 열쇠

매장면적 1217.16 ㎡(368.8평), 신주쿠 피카딜리 4개 층에 자리한 ‘무인양품’ 신주쿠 야스쿠니거리점은 2008년 오픈한 ‘무지 신주쿠’를 리뉴얼한 곳이다. 

양품계획은 작년 가을 ‘무인양품’의 패션 카테고리 상품기획 전면 리뉴얼을 선언했다. 의류를 근본적으로 재창조해 ‘오래 입을 수 있는 맞춤형 옷’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무인양품’ 신주쿠 야스쿠니거리점은 그로부터 딱 1년 만에 탄생한 매장이다. 

 

상품기획 강화 전략의 결과물을 시장에 처음 선보인 올 여름시즌 ‘무인양품’ 패션부문 실적은 특히 좋았다. 냉감, 통기, 흡습속건 등 여름용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제품의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여름시즌 막바지에 매출을 부쩍 끌어올려 전년 대비뿐만 아니라 역대 최고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실상 그동안 ‘무인양품’의 여름시즌 의류 매출은 제대로 비수기라 불릴 만큼 초라한 것이었다. 매년 결혼시즌이자 이사철, 신학기가 시작된 3~4월에는 매출이 쭉 올랐다가 7~8월에 매출이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었던 계기가 여름시즌 패션상품 강화였던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린넨 등 대표적 여름소재에 더해 일반 면의 약 8분의 1이라는 가벼운 착용감을 가진 천연섬유 양목면(kapok)을 사용한 다양한 아우터를 개발해 인기를 모았다. 

 

단품 위주의 기획으로 토털 코디네이션이 되지 않고 객단가가 낮다는 숙제도 풀어야했다. 그에 대한 대안은 베이직한 셔츠, 재킷, 티셔츠, 데님을 충실하게 구축해 매 시즌 스테디셀러를 완성시키자는 것. 

 

 

無印良品의 의류개혁
 

 

 

의류 매출 비중 日 40%, 글로벌 50%

‘무인양품’이 진행한 의류 상품기획 리뉴얼의 대전제는 ‘환경 친화’다. 여성, 남성, 키즈 제품 전체를 연동해 브랜드의 강점인 천연소재 활용 장점을 내세우기로 했다. 브랜드가 쌓은 내추럴한 이미지를 더욱 탄탄히 하면서 최대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테디셀러 아이템 개발, 질 좋은 환경 친화적 소재 사용, 이 두 개 전략을 결합해 베이직 아이템이 제대로 팔리는 시스템을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무인양품’은 2023년 8월 말 기준 일본 자국 내에 562개, 해외에 62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의류 카테고리는 해외 시장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자국 매장에서는 의류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40%, 해외에서는 약 50%. 때문에 양품계획은 해외사업을 이끌어가는 것은 패션, 의류라고 보고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베이직’을 연구하고 있다. 

 

소재의 장점은 그대로 가져가고 스테디셀러 상품을 만든다는 것은 해외 시장에서도 동일하다. 다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기후나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구색을 충실하게 하는 등, 보다 세심한 어필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는 개학 시즌이나 홀리데이 등 시즌 마다 구매동기를 제공하는 표현을 VMD 담당이 만들어 점내 프레젠테이션 레벨을 올리는 것이 성공 요인이다. 그 노하우는 일본 매장에도 공유, 도입되어 상품의 매력을 전하는 표현력을 높이고 있다. 

 

 

스테디셀러 · 천연 소재 · 토털 스타일링

‘무인양품’의 강점은 소싱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번 리뉴얼을 진행하면서도 소재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상품개발에 특별히 힘을 기울였는데, 예를 들면 울 소재는 메리노 울 일색이 아니라 야크 울이나 하이랜드 울 등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천연소재를 써보기로 하고 소재개발팀이 전 세계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스포츠 라인에 사용하거나 다운 대체재로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재생이 가능하고 회수 후에도 환경에 부하를 주지 않는 소재만을 쓴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상품기획 리뉴얼의 마지막 단추는 토털 스타일링이다. 이제까지는 단품을 개발해 놓고 믹스 매치를 연구했었다면, 이젠 토털 코디가 성립하는 구색을 처음부터 계획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스테디셀러 완성, 천연소재 사용, 토털 스타일링을 의식한 상품 개발. 이 세 가지 전략을 축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無印良品의 의류개혁 

 

 

옷 · 물건 · 사람과 미래를 연결한다

“트렌드를 의식하지만 트렌드를 따라가지는 않는다. 베이직을 고집하고 심플하며 환경 친화적이고 디자인이 좋다, 그런 상품전개야말로 ‘무인양품다움’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목적은 변하지 않는 생활의 인프라가 되겠다는 것이다.”

 

중화권을 제외한 ‘무인양품’ 패션부문 해외사업본부장 야마모토 나오키(山本直樹) 이사는 “언제나 오프라인 매장 출점 지역의 커뮤니티 센터가 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방침을 엿볼 수 있는 서비스도 여럿 있다. 우선 지역 청년 아티스트들의 디자인을 프린트해 주는 서비스다. 오픈과 동시에 시작돼 내년 1월까지 계속되는 첫 번째 프로젝트다. 신주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아티스트 5명이 신주쿠를 테마로 한 작품을 뜨개질 크루넥 긴팔 셔츠나, 워셔블 뜨개질 T셔츠 등 제품에 프린트해 준다. 차세대 아티스트들과 함께 신주쿠 거리를 북돋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느끼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이후에는 3개월 단위로 새로운 아티스트의 디자인을 늘려갈 예정이다.

 

신주쿠 시티 투고(City to Go) 서비스도 있다. 신주쿠 인근의 무수히 많은 매장들 중 ‘무인양품의 시점’으로 셀렉트한 가게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라고 한다. 신주쿠 구내 음식점, 소매점 등, 상시 약 80~100개 매장의 소개 카드를 작성하고 매장에 비치, 방문객 누구나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의복 특화 매장 최초로 문을 연 무인양품 신주쿠 야스쿠니 거리는 2층, 1층, MB층, B1층의 4층으로 B1층의 ‘Café & Meal MUJI’를 제외하고 상품은 모두 의류. 연령,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옷 고르기를 즐길 수 있다.

 

온라인 전용상품이나 전국의 점포에 앞서 선행 판매되는 아이템도 취급해, 재고가 있는 거의 모든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넷 스토어에 버금가는 의복의 구색을 자랑한다.60여 구의 마네킹이 있어 VMD 담당자가 삶의 장면에 맞는 코디를 제안해주는 그야말로 무인양품의 최신 의복을 알 수 있는 공간이다.

 

 

無印良品의 의류개혁
 

 

 

 <무인양품 신주쿠 야스쿠니거리점 리뉴얼 포인트>

 

● 무인양품의 최신 패션 트렌드를 보여준다

획일화된 매뉴얼이 아니라 창조적인 디스플레이나 스타일링으로 매장의 계절감을 살리고 60개 이상의 마네킹을 항시 배치해 생활의 한 장면에 맞는 코디를 제안한다. 특히 전국 무인양품 스태프 중 공모로 선발된 점포 VMD 전속 스태프가 배치된다.

 

●전문 스태프의 스타일링 상담&진단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옷 선택이나 코디 제안 외에, 고객의 피부, 눈, 머리색 등을 고려해 어울리는 색을 도출하는 퍼스널 칼라 진단도 해준다. 물론 전문 스태프가 상주하는데, 온라인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 피팅룸 전세 서비스

예약제로 1시간 피팅룸을 무려 ‘전세’ 낼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은 입고 싶은 옷을 제한 없이 입어볼 수 있고 촬영도 가능하다. 

 

● 리무지(ReMUJI)

고객이 오래 입은 옷을 회수해 네이비, 블랙 컬러로 다시 염색하거나, 세탁을 새로 하거나 리폼한 후 재판매하는 라인이다. 회수한 옷에 조금 손길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는 취지. 폐기물 절감, 자원순환과 함께 옷을 소중히 입자는 뜻을 함께 생각해 나가자는 의미라고 한다. 신주쿠 야스쿠니거리점을 비롯해 한정된 매장에 구성하고 있다.

 

● 재생 · MUJI Labo 라인

생산 공정에서 나온 조각 원단이나 사용되지 않는 실, 회수된 제품을 재생 소재로 사용한 재생라인과 함께, 시즌마다 테마를 정해 실험적 소재나 실루엣을 선보이는 ‘MUJI Labo’도 전체 매장 중 최대 규모로 갖췄다. 

 

● 쓰레기 없는 리뉴얼

매장 리뉴얼로 발생하는 산업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한 리폼해 재사용하거나 다른 매장에서 재사용했다. 예를 들면 40%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한 타일을 벽면 마무리에 쓰거나, 통상 산업 폐기물로 버려지던 간벌재를 인테리어에 사용하고 1층에서 사용하던 철판을 2층에서 재사용하는 등이다. 

 

● 리사이클 회수센터 설치

고객이 쓰다가 필요가 없어진 자사 플라스틱 상품, 의류를 수거해 원료·리사이클 상품으로 활용하도록 점내에 회수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회수한 플라스틱 수납용품의 경우 재사용이 어려운 것과 사용 가능한 것으로 나누어, 재생원료로 만들거나 검품·청소 후 재판매한다.  회수한 의류(섬유 소재에 한해)는 원부자재로 재활용하거나 염색, 리폼 등 가공 후 ReMUJI로서 재판매한다. 이밖에 종이 옷걸이, 후크도 회수 후 재생 가공해 활용하고, 너무 많이 만들어진 음식도 회수(푸드 드라이브 회수)해 신주쿠구 환경청소부 쓰레기감량 리사이클과를 통해 복지시설이나 어린이 식당, 모자 가정에 전달한다. ​

 


글 : 이채연 기자

출처 : 패션포스트 fpost.co.kr

원문 : 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special&wr_id=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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