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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포스트] “나를 데려 가세요” 코카콜라가 나에게 말을 걸다 - 정희선

 “나를 데려 가세요”  코카콜라가 나에게 말을 걸다

 

나를 데려 가세요

 

 

코라콜라가 잔뜩 진열된 매장에 들어가니 콜라 캔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이러한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도쿄에 등장했다. 2024년 2월 6일부터 18일까지 한정적으로 일본 코카콜라가 오픈한 ‘LIVING MART by Coca-Cola ZERO’이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1만 개의 프로필이 부여된 살아 있는 콜라, 이러한 참신한 기획 뒤에는 어떠한 배경이 숨겨져 있을까? 

 

살아 움직이는 콜라

운명의 한 병을 만나보세요 

일본 코카콜라가 코카콜라 제로 캠페인의 일환으로 2024년 2월 6일부터 18일까지 도쿄 하라주쿠에 오픈한 기간 한정 점포 ‘리빙 마트(LIVING MART)’에서의 체험이 화제가 되었다. 

 

매장을 둘러보기 전, 잠시 코카콜라의 글로벌 홍보대사인 그룹 뉴진스를 활용한 TV광고를 보자. 광고에서는 냉장고에 진열된 코카콜라들이 매장에 들어온 뉴진스 멤버를 보고 놀라며 뉴진스 멤버에게 뽑히기 위해 ‘내 탄산이 더 풍부하다’ ‘내가 더 시원하다’는 말을 걸며 자신을 어필한다. 리빙 마트는 바로 이 TV CM의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나를 데려 가세요”  코카콜라가 나에게 말을 걸다

 

 AI가 만든 1만 가지의 콜라 프로필

편의점과 같은 느낌으로 만든 매장 내에서는 코카콜라 제로와 콜라보한 뉴진스의 곡인 ‘Zero’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매장 벽면은 코카콜라 제로로 가득 차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코카콜라가 스스로 움직이며 말을 거는 것이다. 뉴진스의 CM에서 본 것처럼 말이다.

 

‘이쪽이야! 이쪽!’ ‘골라보세요’ ‘코카콜라 맛있다’라는 말을 연발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코카 콜라 제로 뿐만 아니라 점포 내의 컵라면 등 다른 상품들도 움직이거나 방문객들에게 말을 걸어 오기에 마치 가게 자체가 살아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냉장고 안에서 코카콜라 1개를 고른 후 계산대로 가 바코드를 읽으면 영수증이 출력된다. 출력된 영수증에는 ‘당신의 운명의 코카콜라 제로는 이러한 제로!’라는 소개말과 함께 코카콜라 제로의 출신, 직업, 취미, 특기, 꿈 등이 적혀있다.

 

‘운명의 코카콜라’라는 네이밍에 더해 마치 사람과 같은 콜라 각자의 프로필을 읽으니 나만을 위해 만든 콜라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실제로 매장에 진열된 1만 병의 코카콜라 제로에는 각각 프로필이 부여되어 있다. 이 ‘1만명’의 캐릭터는 인공지능이 만든 것이다. 

 

“출신지, 나이 설정만으로는 재미가 없다. 돌아가는 길에 방문자끼리 서로가 선택한 상품의 프로필을 보여주며 말하고 싶을 정도가 되어야 하기에 1만 가지의 캐릭터를 만들게 되었다”고 일본 코카콜라는 전한다. 

 

AI가 생성한 1만 가지의 프로필은 모두 사람이 직접 확인했다. 받는 사람에게 혹여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표현이 없는지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1만 가지에 달하는 캐릭터를 단시간에 만들기 위해 AI를 활용한 반면, 디테일한 영역은 사람이 담당한 것이다. 

 

“나를 데려 가세요”  코카콜라가 나에게 말을 걸다

 

코카콜라 제로의 확대를 위해   

일본 코카콜라는 코카콜라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을 늘리기 위해 3가지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콜라를 ‘식사와 함께 마시는 상품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외국에 비해 일본에서는 식사와 함께 콜라를 마시는 습관이 정착되어 있지 않는데, 식사에 콜라를 곁들이는 습관을 만들어 코카콜라의 섭취 빈도를 높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20대 이하의 젊은 층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에 코카콜라가 함께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카콜라 제로의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코카콜라 제로는 인지도에 비해 마시는 사람이 적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맛에 대한 이미지였다. 많은 이들이 오리지널 콜라보다 맛이 없을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으며, 리빙마트는 제로 콜라가 오리지널 콜라와 비교해도 맛에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다. 

 

경험을 제대로 전달하는 마케팅으로 

일본 코카콜라 마케팅 본부의 인터뷰에 의하면 2023년, 마케팅 전략의 방침에 전환이 있었다고 한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했던 마케팅 전략에서 경험을 제대로 전달하는 전략으로의 전환이다.

 

즉, 지금까지는 TV 광고나 옥외광고 등 대중을 대상으로 한 홍보를 주로 기획해 왔으나 이제는 소비자 개개인이 코카콜라의 세계관을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캠페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제로를 그냥 나누어주는 방법도 있지만 그냥 나눠주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인상에 남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전환의 배경에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20대 이하의 젊은 층이 있다. 모든 사람이 고기능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각자가 모두 다른 콘텐츠를 보는 시대에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 광고의 노출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 특히 한 사람이 접하는 정보량이 많은 지금, 나에게 딱 맞는 콘텐츠가 아니면 외면당하기 쉽다.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정보를 얻고 싶게 만드는 장치가 중요하며 체험형 장치가 그 해답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나를 데려 가세요”  코카콜라가 나에게 말을 걸다

 

이어지는 체험형 마케팅

체험형 마케팅의 일환으로 코카콜라는 2023년 12월에도 ‘Create Real Magic’라는 소비자가 직접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 수 있는 체험형 캠페인을 진행했다. 테마나 장면을 선택하고 이미지에 맞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카드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것이다. 산타클로스, 흰 곰 등 겨울을 대표하는 코카콜라의 이미지를 소비자와 공유하고 소비자가 이미지를 활용해 자신만의 디지털 카드를 만들 수 있도록 하였다. 

 

“TV 광고나 SNS 광고는 길어야 수십 초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Create Real Magic’으로 이미지를 직접 만드는 체험에서는 몇 분 동안 코카콜라의 세계에서 시간을 보내고, 더 나아가 자신이 만든 이미지를 다른 사람에게도 공유할 수 있다. 브랜드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다” <코카콜라 마케팅 본부> 

 

“AI가 만든 1만개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콜라가 살아있는 것처럼 말을 걸고 움직이는 체험형 매장. 마치 환타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러한 비일상적인 공간에서 만난 나만을 위한 ‘운명의 코카콜라’”

 

AI, 체험, 개인화, 재미 이 모든 키워드를 담은 코카콜라의 창의적인 점포 기획에 감탄한 것은 필자뿐만은 아닌듯하다. 많은 Z세대들이 매장을 방문하고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 

 

 

글 : 정희선 일본 유자베이스 애널리스트

출처 : 패션포스트 fpost.co.kr

원문 : 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special&wr_id=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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